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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

종교에 의해 좌절된 어느 과학자의 꿈

by 앎의나무 2008. 7. 13.
사실 커트 와이즈는 시카도 대학교에서 지질학으로 진짜 학위를 받았고, 이어서 (그저 그런 수준이 아닌) 하버드 대학교의 (그저 그런 수준이 아닌) 스티븐 제이 굴드 밑에서 지질학과 고생물학으로 두 개의 대학원 학위를 받았다. 그는 자격을 갖춘, 진정으로 전도유망한 젊은 과학자였기 때문에 괜찮은 대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연구하겠다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비극이 닥쳤다. 그것은 외부에서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서 왔다. 근본주의 종교인 집안에서 자랐기에 치명적으로 전복되고 약해진 정신이 그에게 지구의 나이가 1만 년도 채 안되었다고 믿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의 지성은 자신의 종교와 과학이 정면 대결을 하고 있음을 충분히 인핵했고, 그 내면의 갈등 때문에 그는 점점 더 혼란을 느꼈다.


… 나는 진화와 성경 사이에서 결정을 해야했다. … 그날 밤 나는 신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진화를 포함한 그것을 반박할 모든 것을 거부했다. 깊이 슬퍼하면서 나는 과학에 대한 나의 꿈과 희망을 불속으로 내던졌다. /커트 와이즈

나도 몹시 슬프다. … 와이즈의 이야기는 딱하고도 한심하다. 자신의 경력과 인생의 행복을 스스로 파탄내다니. 그것은 너무나 불필요하고 쉽게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 …
… … 아마 와이즈는 근본주의자들 중에서 유독 정직한 인물인 듯하다. 자멸적이고 고통스럽고 충격적일 정도로 정직하다.
… … 와이즈의 이중사고(doublethink)는 신체에 대한 고문이 아니라 종교 신앙을 지닌 사람들이 부정할 수 없는 명령, 다시 말해 정신에 대한 일종의 고문이라고 할 만한 것에서 비롯된다. 나는 종교가 와이즈에게 한 짓 때문에 종교에 적대적이다. 하버드 대학교 출신의 지질학자가 그렇게 당했다면, 재능이 덜하고 대항력이 떨어지는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생각해보라.[각주:1]
근본주의 종교는 수 많은 순진하고 선량하고 열의가 있는 젊은이들의 과학 교육을 망치려고 필사적이다.[각주:2] 비근본주의적인 '양식 있는' 종교는 그런 짓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종교는 아주 이른 시기부터 아이들에게 의심 없이 믿는 것이 미덕이라고 가르침으로써 근본주의가 활개 칠 세상을 만들어준다.

8. 내가 종교에 적대적인 이유, 리차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1. 같은 이유로 나도 종교를 비롯한 모든 근본주의적인 태도를 경멸한다. [본문으로]
  2. 언어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해 볼 때, 인문학과 사회과학에서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의 언어가 하나의 기원에서 시작했다는 공리나 하나의 원리로 모두 설명된다는 공리가 대표적이다. 나의 판단으로 언어는 사회적 진화의 부산물로 보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합리적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