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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요약: 설득의 수단으로서의 은유(신선경)

by 앎의나무 2007. 2. 9.

고려대 대학원 국어학전공, 의미론 공부모임, 2007_2_9,쟝 발


요약 : “설득의 수단으로서의 은유: 은유의 생성과 수용에 대한 일고찰”1)

1. 개괄

이 논문은 은유의 화용론적 측면, 특히 설득의 담화 상황에서의 은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설득의 상황에서의 은유가 만들어지고 수용 혹은 재창조되는 과정을 담화참여자, 공유되는 경험과 토포스2)7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진행은 “소개 → 예 → 분석(1, 2)” 順이다.


2. 소개 : 담화 맥락에서의 은유 - #필요성, #이유, #기능

# ‘머리말’에서는 지금까지의 은유는 단순하게 사물과 언어 사이의 의미적 관계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은유는 담화상의 화자나 청자, 사회적 토포스와 경험 등이 함께 고려된 화용적 맥락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므로 화용론적으로 은유를 고찰할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 은유를 통해 낯설고 추상적인 개념이나 현상이 모델링되고 재개념화된다. 하지만 실제 상황을 고려하면 화자가 만든 은유는 화자의 주관적인 관점과 판단이 들어가 있는 것이고 이를 청자는 수용하거나 거부하게 된다. 수용하든 거부하든 그 과정에서 은유는 더 익숙하고 자연스런 개념이 되거나 혹은 다른 화자의 의도를 거부하는 다른 개념의 은유를 창조하기도 한다.

# 은유의 기능은 의사소통적 측면에서는 화자·청자·사회 중심적 기능으로 구성된다. 화자가 상황을 인식하고 다른 것으로 대용하여 재현하여, 청자에게 설명하고 논증하며, 의사소통 참여자 사이의 조정적 기능을 하게 된다. 이 논문은 이 중에서 의사소통 상황3)에 집중하겠다고 한다.


3. 예 : #사실의 설득, #관점의 설득

# 자연과학적 발견을 은유를 통해 일반인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개념이나 관계의 발견은 기존의 용어로는 포착하기 힘들고 은유를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설명력이 곧 설득력이다. - (1), (2)4)

# 사회의 일상에서 자신의 입장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은유가 사용된다. 적절한 은유를 사용할수록 다른 사람이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다. - (3), (4)


4. 분석 1 : 드러내기와 숨기기

# 원개념이 보조개념으로 표현되는 과정에서 원개념의 위 요소들 가운데 몇몇 만이 선택적으로 부각된다. 그러면서 다른 면은 숨겨진다. “은유는 한 대상을 이루는 개념의 특정한 부분을 초점화하면서 두드러진 부분적 속성이 전체인 것처럼 일반화하여 청자로 하여금 화자의 시각으로 대상을 보도록 유도한다(Lakoff & Johnson 1980:10)5).”

# 그래서 같은 원개념이 다른 은유를 통해 표현되기도 한다. - (5), (6)

# 한편, 보조개념의 하위 부분의 요소 중에 특정 부분이 선택되어 표현될 수 있으므로, 같은 보조개념을 사용한 은유가 다른 원개념을 가지고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일 수 있다. - (8)

# 다른 한편, 이런 은유들은 담화참여자들이 사회적 경험과 토포스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 (9)


5. 분석 2 : 은유의 수용과 재생산

# 은유하는 대상에 대해 화자가 이해한 내용을 구조화하며, 은유를 받아들이는 주체도 이러한 구조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은유는 우리의 사고에 체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Lakoff & Turner 1989)6). 더 나아가서 이는 행위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그런 까닭으로 은유는 강력한 설득의 수단이 된다.7)

# 그러나 청자가 은유 표현은 이해하되 화자의 시각과 의도에는 동의하지 않고 그 대상에 대하나 화자와 청자가 공유하는 토포스를 바탕으로 새로운 은유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은유의 재생산이라고 한다. 이전 은유를 전제로 한다는 점, 두 은유가 모두 동일한 사건 구조, 동일한 경험틀과 토포스를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점 때문이다. (11), (12)

# 한편, 은유의 재생산은 청자가 화자에 의해 생성된 은유에서 화자가 의도한 ‘원개념과 보조개념의 의미 성분의 초점화 과정’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초점화된 부분을 부분적으로 수정하는 것을 통해서도 이루어 질 수 있다. - (13)



1)신선경 2006, “설득의 수단으로서의 은유: 은유의 생성과 수용에 대한 일고찰”,「한국어 의미학」20.


2)“토포스(topos)는 원래 논거를 발견하기 위한 장소를 뜻하는 개념이었다. 이것은 단순한 장소 개념이 아니라 '말과 관계된 밑자리, 즉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데 쓰이는 말들의 터전'인 것이다. … … 후대로 오면서 구체적으로 '후속 텍스트들의 창작을 위한 원천으로서 자주 사용되는 한 텍스트에서의 관습화된 표현이나 구절'을 하게 되었다. … …” (출처, http://blog.naver.com/louis_park/60029562300)


3)그러나 다른 두 기능도 설명을 위해서는 참고될 수밖에 없다.


4)아주 대표적인 예가 토마스쿤이 ‘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보조개념을 이용해 과학계의 급진적 관점의 변화를 설명한 것이다. 본디 패러다임은 라틴어 문법에서 동사의 어형변화화 카탈로그를 가리틴다.


5)Lakoff, G and Johnson, M. 1980, Metaphor We Live By, University of Chicago Press


6)Lakoff, G. and Turner, M. 1989, More than Cool Reason: A Field Guide to Poeitic Metaphor, University of Chicago Press.


7)‘통사부, 형태부, 어휘부’라는 구분도 언어를 생물로 보는 은유와 컴퓨터로 보는 은유이다. 이 은유가 얼마나 사고의 틀을 좁게 만들고 있는지 굳이 말하지 않겠다. 그리고, 토포스와 문화·사회적 배경이 다른 언어권에서 사용되는 은유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어서 문화와 언어에 인간의 사고가 일정정도 영향을 받는 것이 분명하다. ‘空卽色’이라는 개념은 동북아시아가 아니고선 이해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