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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Marie Currie

마리 퀴리 #3

by 앎의나무 2006. 9. 15.

한밤중에 초라한 방의 램프 아래서 공부하다 보면 아직은 미약하지만 그녀가 존경해 마지않는 위대한 사람들과 미묘하게 이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와 마찬가지로 좁은 방에 틀어박혀 흐린 불빛 아래서 시간도 잊고 지식 탐구에 열을 올렸던 과거의 위대한 과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소르본 대학교에서 보낸 이 4년이 마리 퀴리의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녀의 눈에는 인간에게 주어진 사명의 정점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완벽한 시절이었다. 생각하는 거라곤 공부밖에 없는 젊은 독신녀라면 생계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 법이다. 그저 산다는 것 자체로 충분하다고 할까. 스믈여섯의 폰란드 여학생은 오직 끝없는 열정 하나로 혹독한 시련과 가난을 견텨 내고 비천한 삶을 마법으로 승화시켰다.

에브 퀴리 저, <마담 퀴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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