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 이 지난 11월22일 ‘황우석 신화의 난자의혹 ' 보도를 한 후 국가이익과 진실보도의 우선순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PD수첩 ' 이 황 교수의 연구성과에 대해 진위여부를 취재한 두번째 관련 프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디어칸은 2일 오전 ‘PD수첩 ' CP(Chief Producer)맡고 있는 MBC 교양제작국 최승호 부장을 만나 언론보도와 국익, 방송을 준비 중인 황우석 교수 연구결과에 대한 검증취재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았다.
최승호 부장은 “황우석 교수 측으로부터 세포 5개를 받아 검사를 했다. 그 세포중 하나는 ‘사이언스’에 기고한 논문하고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이제 까지 취재한 내용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장은 황우석 교수에 대한 국민들의 무비판적인 옹호에 대해 “언론의 책임”이라며 “방송과 신문이 너무 과대포장을 해서 이제 황우석 교수 자신이 해명을 해도 힘든 상황까지 왔다.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관찰을 했는데 언론의 황 교수 연구과정 묘사부터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언론이 그동안 객관적인 진실보다는 시청자와 독자의 감성에 기댄 보도가 많았다”고 비판했다.
국익과 언론보도에 대해 최승호 부장은 “국민을 선전하고 선동해서 잠깐 동안의 이익을 얻을지 아니면 진실을 거리낌 없이 용감히 밝혀 자유와 견제가 균형을 이루는 사회를 이룩해 가야 할지의 문제라고 본다”며 ‘PD수첩 '보도가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부장은 취재과정에 무리가 있었고 표현방식에 편파성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에게도 엄정한 잣대를 대고 취재원에게 불필요한 압박을 주지 않았는지 고민하고 판단 할 것”이라며 “문제는 우리가 보도한 펙트와 그런 문제를 동일선상에 놓거나 더 큰 문제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황우석 교수에 대해 취재를 한 계기는
“제보자로부터 6월에 깜짝 놀랄 말을 들었다. 물론 당시 황우석 교수의 업적은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았다. 제보내용을 처음부터 믿을 수는 없었다. 문제는 그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제보를 했다는 점 이었다. 사실 이때 너무나 엄청난 문제라 정확한 취재가 필요했고 취재를 하면 할수록 의문이 점점 늘어났다. 오랫동안 고민을 했고 포기를 할까 생각하기도 했으나 여기까지 왔다. 우리가 보도를 결정한 것은 현 단계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투명성과 언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했다.”
-민주주의 투명성 이란 어떤 의미인지?
“황우석 교수는 언론과 정부의 총체적인 공조로 인해 우상과 같은 존재가 됐다. 여기에 전제가 돼야 할 것이 그가 이룩한 연구 성과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나라 언론이 이런 중요한 연구 성과에 대해 검증할 의지나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다.”
-오늘(12월2일)자 신문 대부분이 ‘PD수첩’의 후속보도에 대해 다뤘다. 황 교수의 연구에 대한 ‘PD수첩’의 결론은 어떤 것인가?
“다음 주가 될지 좀 더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다음번 후속보도에서 우리가 취재한 내용을 다 밝힐 것이다. 황우석 교수 측으로부터 세포 5개를 받아 검사를 했다. 그 세포중 하나는 ‘사이언스’에 기고한 논문하고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이 왜곡보도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4면에 <판정한 법의학자 “MBC 검사 신빙성 없다”>라고 제목을 뽑았다. 그런데 기사내용을 보면 판정을 한 법의학자가 아니라 황 교수팀 관계자가 ‘법의학자가 뭐라 그러더라’고 한 말을 전했을 뿐이다. DNA 검사를 판정한 법의학자는 우리하고 인터뷰까지 한 상태다.”
-보도 후 국익과 진실보도를 놓고 벌어진 논쟁에 대한 생각은?
“국익과 진실은 나눠지는 문제가 아니다. 국익은 단기적인 것도 있지만 장기적인 것도 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국신문은 통킹만 사건을 보도했다. 그로 인해 단기적으로 국익에 피해를 준 것처럼 보였지만 언론자유와 베트남전에 대한 성찰을 가져왔다. 국민을 선전하고 선동해서 잠깐 동안의 이익을 얻을지, 아니면 진실을 거리낌 없이 밝혀 자유와 견제가 균형을 이루는 사회를 이룩해 가야 할지의 문제라고 본다.”
-취재과정에 윤리적 문제나 보도의 표현방식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는 소리도 있다.
“방송에서도 밝혔듯이 우리 스스로에게도 엄정한 잣대를 대고 취재원에게 불필요한 압박을 주지 않았는지 고민했다. 문제는 우리가 보도한 사실과 그런 문제를 동일선상에 놓거나 더 큰 문제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제시한 사실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왜곡을 원하는 쪽이 (보도에 대해)상처를 입히려는 것으로 생각된다.”
-보도 후 이런 파장을 예상했는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심할지는 몰랐다. 방송을 하기도 전에 하지 말라는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그런 움직임이 일반시청자의 정서를 다 대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진실을 이야기하겠다는 것을 ‘하지 말라’고 해서 놀랐다. 사실만 전달했는데도 그렇다.”
-방송을 한 시기 때문에 외국연구진과의 교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도 있고 보도로 인해 문제가 커졌다는 비판도 있다.
“그런 지적은 너무 음모론 적이다. 사안이 뜨고 보도를 한 시기가 겹친 것뿐이다. MBC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는 지적에는 숨기면 도움이 되는 일이냐 묻고 싶다.”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방영을 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나?
“한국사회가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직성과 윤리성을 확보해야 이를 통해 사회 여러 분야가 정직한 관계 속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야 공익과 민주주가 발전한다고 판단하고 방송을 결정했다.”
- 왜 ‘황우석 현상’ 벌어졌다고 분석하나?
“언론의 책임이다. 방송과 신문이 너무나 과대포장을 해서 이제 황우석 교수 자신이 해명을 해도 힘든 상황까지 왔다.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관찰을 했는데 언론의 황 교수 연구과정 묘사부터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한국 언론이 그동안 객관적인 진실보다는 시청자와 독자의 감성에 기댄 보도가 많았다. 이번에 개인적으로 정말 놀란 것은 YTN의 보도다. 황우석 교수의 발표가 끝난 후 스튜디오에서 바로 앵커와 기자가 대담을 하는 데 “황 교수님 께서는~”, “감정에 북받치셨는지~”등의 표현을 써가며 방송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군사독재 시대의 방송이 연상됐다. 언론인들이 대중의 정서에 순응해서 불경죄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런 행동들이 결국은 국민을 우민화하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디어칸 손봉석기자paulsohn@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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