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국어란 우리 나라말 곧 한국어를 이른다. 인류의 모든 언어일반에 보편성을 가진 원리와 법칙 수립에 이바지하는 언어학적 연구를 일반언어학, 줄여서 언어학이라 하고, 그 중의 한 언어만을 대상으로 하여 그 원리와 법칙 수립에 이바지하는 언어학적 연구를 개별언어학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개별언어학으로서의 국어학의 연구방법은 일반언어학의 연구방법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어의 문자체계나 그 표기체계의 특수성으로 미루어 다른 언어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령 이두(吏讀)나 구결(口訣) 또는 향찰(鄕札)에 대한 연구, 훈민정음(訓民正音)에 대한 연구, 또는 이것들로써 표기된 문헌에 대한 서지학적(書誌學的) 연구, 그리고 향가(鄕歌) 등의 해독(解讀) 등은 국어의 특징과 관련된 국어학의 분야이다.
이들 분야는 국문학 및 국사학과도 관련되는 문헌학으로서 국어학의 주류는 아니지만 국어학은 한국어라는 개별언어에 대한 언어학적 연구와 이에 관련된 문헌학적 연구를 통틀어 이르는 것이다. 그리고 언어는 인간의 정신현상의 표상(表象)이고 문화의 한 가지이기 때문에 국어학은 정신과학 또는 인문과학에 속한다.
1. 연구대상과 방법
말은 발성과 청취 과정에서 나타나는 개인적이며 순간적인, 매우 복잡한 면이 있는 반면, 그 밑바닥에는 보다 한정되고 기억되어 있는 면이 있다. 전자는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언어학(따라서 국어학)의 대상으로는 일단 부정적인 면이기도 하지만, 후자는 한정되고 또 각자 머리 속에 있는 것이므로 언어학의 대상으로는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말은 이렇게 서로 다른 두 면이 있다. 그 다름은 첫째, 발성과 청취 과정의 말은 밖으로 나타난 물리적인 현상이다. 이것은 발성과 청취와 같이, 사람의 여러 기관(器官)의 움직임과 공기에 음파를 일으켜 전달되는 작용, 즉 생리 ·물리적 작용이다. 이에 대하여 머리 속에 기억(저장)되어 있는 말은 잠재적이요, 정신 ·심리적 존재이다.
둘째, 발성과 청취 과정의 말은 기계로 녹음해 두지 않는 한 순간적이지만 머리 속에 기억되어 있는 말은, 그것을 머리 속에 기억하여 둔 사람이 죽을 때까지 간직되는 항구적인 것이다. 셋째, 발성과 청취 과정의 말은 소리내는 법이나 단어를 구사하는 법이나 통어하는 법에 있어서 우발적이요 개인적이다. 이와는 달리 각 개인의 머리 속에 항구적으로 저장되어 있는 말은 우발적이고 개인적인 많은 요소들이 제거되어 공통성을 띠게 된다. 넷째, 발성과 청취 과정의 말은 생리 ·물리적이며, 순간적 ·우발적이며 개인적이므로 그 모습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하고 어수선하여 그것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은 무한하다. 음성은 우발적이고 개인적인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발성한 소리의 수가 얼마나 될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단어를 구성하여 말을 만드는데, 말의 수도 무한하다.
이리하여 발성과 청취 과정의 말은 무한의 세계이다. 이와는 달리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는 말은 유한의 세계이다. 저장되어 있는 단어수도 문법 규칙의 수도 유한하다. 저장되어 기억되고 있는 소리는 우발적 ·개인적인 조건이 모두 제거되므로 극히 적은 수로 한정된다. 이와 같이 머리 속에 저장되어 기억된 말과 그것의 발성과 청취 과정의 말은 말의 양면인데, 이 두 면을 F.소쉬르는 각각 랑그(langue)와 파롤(parole)이라 하였다. 이와 같이 말은 상당히 성질이 다른 양면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이 양면은 역시 말의 양면이기 때문에 서로 유리될 수 없는 것이다. 원래 랑그는 파롤을 통해서 머릿속에 저장된 것이며 파롤은 그 랑그를 부려 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쉬르는 “랑그는 파롤의 도구이고 동시에 파롤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했다. 이와 같이 말이란 것은 머리 속에 저장된 것을 도구로 부려 써서 우리의 생각을 밖으로 나타내기도 하고 또 부려 쓰인 말을 통하여 말을 머리 속에 저장하기도 하는 정신활동인데, 이러한 정신활동의 전체를 소쉬르는 랑가주(langage)라 하여 랑그 ·파롤과 구별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이 랑그를 더 중요한 것으로 보았다. 곧 그는 “랑가주의 연구는 두 부분을 포함한다. 하나는 랑그를 그 대상으로 하는데 랑그는 본질적으로 사회적이며, 개인과는 독립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랑가주의 개인적인 부분 곧 발성을 포함한 파롤을 대상으로 하는데, 파롤은 정신심리적이다”라고 하여 랑그의 연구를 본질적으로 보고 파롤의 연구는 제2차적인 것으로 보았다.
2. 언어능력과 언어운용
미국의 N.촘스키는 소쉬르의 랑그·파롤의 이분법(二分法)을 받아들이면서 랑그마저도 언어활동으로 보았다. 그는 말하는 움직임의 전체를 언어능력(linguistic competence)과 언어운용(linguistic performance)으로 나누고, 언어능력을 화자(話者)와 청자(聽者)의 언어에 대한 지식이라 하고, 언어운용을 구체적 상황에 있어서의 실제적 언어사용이라고 규정하고서, 랑그와 언어능력, 파롤과 언어운용은 서로 관련되는 것이나 똑같은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곧, 랑그가 단순히 기억되어 있는 항목이나 규칙의 정지상태에 있는 목록인 데 비하여 '언어능력'은 그 자체가 생성(生成)하는 활동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여전히 정지된 상태로 저장(기억)된 부분이 남는다.
어쨌든 겉으로 나타난 생리·물리적인 말은 매우 복잡하고 걷잡기 힘드는 것이라 해서 언어연구(국어연구)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밖으로 나타난 부려 쓰인 말은 더 본질적인, 저장된 말의 존재를 증언해 준다. 그러므로 저장된 말과 부려 쓰인 말을 서로 맞대어 가며 언어연구를 해나가야 한다.
3. 공시론과 통시론
언어도 시대와 함께 변천한다. 그리고 체계적으로 달라진다. 15세기의 국어의 모음은 7개였는데 500년 뒤인 오늘날의 모음은 9개로 변하였다. 단어가 때에 따라 변하고 문법체계도 변한다. 그뿐 아니라, 말은 지역에 따라 달라지고 또 같은 때 같은 곳에서 쓰이는 말도 똑같은 것이 아니다. 직업과 계급 등 사회집단에 따라서도 조금씩 달라진다. 이와 같이 때와 곳과 사회집단에 따라 정해진 하나의 언어체계를, 때에 따르는 변화와 곳이나 사회집단에 따르는 다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그 하나의 언어체계에만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는 언어학의 한 부문을 정태언어학(靜態言語學:linguistique statique) 또는 공시언어학(linguistique synchronique)이라 한다. 한 언어 체계 안에서는 모든 요소들이 서로 긴밀히 얽히어 있는데, 이 현상을 공시태(共時態:synchronie)라고 한다.
즉 공시언어학은 이 공시태를 대상으로 하는 언어학의 한 부문이다. 이 공시언어학의 연구는 어느 나라의 언어, 어느 지방의 말, 또는 어느 때의 말이라도 때와 곳과 사회집단을 인정하게만 하면 된다. 그러므로, 공시언어학의 연구대상은 무수하게 많은 것이 된다. 국어만 하더라도 경기의 교양 있는 사람들이 지금 쓰고 있는 말, 15세기 서울의 상류계급의 말, 18세기 경북의 교양 있는 사람들이 쓰고 있던 말 등이 각각 그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때에 따라 변화하는 말의 모습을 연구하는 방법을 진화언어학(進化言語學:linguistique volutive) 또는 통시언어학(linguistique diachronique)이라 한다. 말의 변화해 가는 모습을 통시태(通時態:diachronie)라 하는데, 통시언어학은 이 통시태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언어학의 한 부문이다.
언어는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으나 사람들은 그 변화의 폭이 좁기 때문에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러나 그 작은 폭이 자꾸 겹쳐지면 어느 때엔가는 그 변화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겉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언어가 변화하는 시기이다. 한 변화의 시기에서 다음 변화의 시기 사이에 사소한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정도의 변화는 거의 무시해도 무방하다. 그러므로 공시언어학이 다루는 시간의 폭은 꽤 넓을 수도 있으며 또 모든 언어 요소들의 변화는 함께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폭은 가려 잡는 문제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이와는 달리 통시언어학은 여러 변화의 시기에 있어서의 앞뒤에 이어지는 변화의 모습을 연구한다. 언어에 대한 이 두 연구에 있어서는 그 각 관점이 서로 구별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은 한 언어 사실에 대한 설명방법을 달리하는 경우가 있으며 그 법칙은 서로 성격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두 연구부문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 아니고 매우 긴밀히 서로 의지하는 관계에 있다. 즉, 공시언어학에 붙는 언어 사실로서 그러한 사실의 유래나 이유를 밝히기 위해서는 통시언어학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하면 공시태가 통시태에 의해서 설명되는 일이 많다. 가령 현대국어의 합성어(合成語)를 만들 때에 두 말 사이에 ㅂ이 첨가되거나 평음(平音)이 격음(激音)으로 바뀌는 일이 있는데, "조+쌀→좁쌀, 이+때 → 입때 또는 수+개 → 수캐, 살+고기 → 살코기, 안+밖 → 안팎"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공시태의 범위 안에서는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으나 통시태에 대한 연구는 이것이 그렇게 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곧, ㅂ이 첨가된 것은 그 둘째 말인 '쌀·때' 따위가 옛말에서는 ㅂ첫소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 그것이 합성어의 경우에는 일종의 화석(化石)처럼 남아 있는 것이며, 또 격음으로 바뀐 것은 그 앞의 말이 ㅎ으로 끝나 있었기 때문에(, , 않) 이것이 다음 말의 첫 평음을 격음으로 바꾼 것이다. 이와 같이 공시언어학과 통시언어학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가지면서도 또한 혼동해서는 안 되는 각기 독자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독자성에는 약간의 다름이 있다.
즉 공시언어학은 통시언어학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도 독자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 지금 쓰이고 있는 모든 언어들은 그 역사를 생각하지 않고도 능히 연구될 수 있으며, 어떤 언어든지 그 어느 시기를 그어서 그 상태만을 연구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다. 특히, 옛 언어자료를 가지지 않은 언어들은 공시언어학의 대상으로 될 수밖에 없다. 이와는 달리 통시언어학은 공시언어학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는 없다. 여러 시기의 언어상태가 연구되지 않고서는 통시적 연구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어에 대한 공시론적 연구와 통시론적 연구의 균등한 발전이 요청되는 것이다. 한편, 공시언어학은 한 시기의 언어구조와 체계를 객관적으로 기술한다고 하여 기술언어학(記述言語學:descriptive linguistics) 또는 구조를 다룬다고 하여 구조언어학(構造言語學:structural linguistics)이라고 하고, 통시언어학은 언어의 역사를 다루는 것이라 하여 사적언어학(史的言語學:historical linguistics)이라 한다.
구조언어학적 방법은 언어의 사적(史的)인 연구에도 적용되므로 기술언어학과 구별하는 견해도 있으나 대체로 같은 언어학으로 다루어진다. 그러나 언어현상을 겉으로 드러난, 있는 그대로를 평면적으로 고찰하는 기술언어학적 방법에 결함이 생겼다. 말은 밖으로 드러난 물질적인 면이 있는 반면, 안에 숨어 있는 심리적인 면이 있다. 그런데, 물질적인 면은 매우 어수선하여 걷잡기 힘들게 되어 있다. 이것이 연구의 주대상(主對象)이 되어 있는 기술언어학에 결함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음성에 있어서도 그렇고 형태에 있어서도 그러하며 통어론적(統語論的) 부문에 있어서도 그렇다.
그리하여 걷잡을 수 없는 음성을 머리 속에 기억되어 있는 추상적인 음성으로 파악하여 음운으로 하고, 또 같은 뜻을 가진 여러 형태를 뭉뚱그려 추상적 존재인 형태소(形態素:morphme)를 파악하고, 또 통어론(統語論)도 음운학(音韻學)이나 형태론과 마찬가지로 밖으로 나타난 말의 선조(線條)에 초점을 둔 방법을 지양하고, 유한의 세계로 인도하여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구조, 곧 추상적인 세계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추상적인 세계란, 통어론에서는 속에 숨어 있는 뜻의 세계이다.
통어론에서 겉으로 드러난 무한한 세계를 유한한 요소로 분석하여 그 간결한 구조를 분석하고 이 구조가 어떻게 무한하게 부려 쓰여져서 겉으로 드러난 복잡한 구조로 실현되는지를 모색한다. 이러한 관점에 서서 기술문법(기술언어학)의 연구방법이 가진 결함을 극복한 연구방법이 N.촘스키의 변형생성문법(變形生成文法:transformational generative grammar)이다. 이 문법은 어떠한 특정한 문장(음성이나 형태소)도 해석하지 않으면 안 될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한 번도 나타나지 않은, 그러나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까지도 포함한 한 언어의 모든 것을 생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4. 연구분야
국어학의 연구분야는 대체로 언어학의 연구분야와 일치한다. 전통적으로 음성·문법·어휘의 세 측면으로 나누어 연구된다. 음성은 언어의 음성적 측면을 말하는데, 음성학(音聲學:phonetics)과 음운론(phonology)으로 연구된다. 발화(發話)한 말은 화자(話者)의 뜻의 표현을 위한 발음과 청자(聽者)의 이해를 위한 청취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인데, 이 경우에 화자의 뜻의 표현과 청자의 이해과정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오직 발음과 청취의 과정만을 연구하는 학문이 음성학이다.
이 과정은 3가지의 이질적인 작용의 어울림으로 이루어지는데, 첫째, 발음하는 여러 기관의 움직이는 작용을 연구하는 부분을 생리음성학(生理音聲學:physiological phonetics), 둘째, 음파의 전파작용을 연구하는 음향음성학(音響音聲學:acoustic phonetics), 셋째, 청취작용을 연구하는 청취음성학(auditory phonetics)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것들은 구체적인 형체로서 밖으로 나타난 것이다.
구체적인 형체로서 밖으로 나타난 음성은 다양한데, 이와 같이 다양한 음성을 심리작용의 각도에서 또는 그 음의 분포에 의하여, 또는 기능의 각도에서 머리 속에 저장되고 구별되는 추상적인 소리가 음소(音素)이다. 이 음소의 실현과 대립 등을 연구하는 분야가 음운론 또는 음소론이다. 음성학이나 음운론은 모두 공시론적 연구의 대상이지만 특히 후자는 통시론적 연구로서도 매우 중요하다. 국어 음운체계의 역사를 음운사(音韻史)라 하는데, 음운론 연구의 한 분야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문법은 형태론(morphology)과 통어론(統語論:syntax)으로 구분되어 연구되는데, 형태론은 다시 단어의 어형변화(語形變化)의 체계를 다루는 굴곡론(屈曲論)과, 합성과 파생에 의한 단어의 구성법을 다루는 조어론(造語論:word formation)으로 나누어진다. 통어론은 단어와 단어의 결합과 문장의 구성에 나타나는 구조와 체계를 다루게 되는 것이다. 단어와 문장의 구성에 나타나는 구조와 체계를 문법이라 하는데, 문법에 관한 연구 곧 통어론과 형태론을 아울러 문법론(文法論:grammar) 또는 문법이라고 한다.
'문법'이란 말은 언어에 있어서의 체계적인 현상을 가리키는 것, 환언하면 음운·형태·구문(構文) 등 언어를 형성하는 모든 요소들의 체계적 사실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좁은 뜻으로 음운과 의미의 체계와 대립되는 어형(語形)과 그 결합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체계적 현상을 가리키는 데 쓰임이 보통이다. 특히 어형변화에 나타나는 음운 교체(交替)의 연구는 형태음운론(形態音韻論:morphophonology)이라 하여 문법론의 한 부문에 들기도 한다. 문법의 변천을 다루는 통시론적 연구를 문법사(文法史)라 한다. 어휘의 연구는 주로 의미론(semantics)으로 행하여지는데, 의미론은 단어의 의미에 관한 체계적 연구로서 지금까지는 단어의 의미를 역사적으로 다루는 통시론적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어휘에 관한 전반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어휘론(lexicology)이라 한다. 전통적으로 음운론과 함께 문법론에 대립되는 언어 연구의 한 부문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체계화되어 있지 못하다. 개개의 단어의 역사를 밝히는 연구를 어원론(etymology)이라 하는데, 통시론적 연구의 하나이다. 이상 국어학의 중심이 되는 분야를 3가지 측면에서 설명하였는데, 이 밖에도 다음과 같은 많은 분야가 있다. 회화에 나타나는 언어의 차이, 어떤 개인, 특히 작가의 작품에 나타나는 언어구사의 차이를 다루는 문체론(stylistics)이 있다. 한 언어에 속하면서도 지방에 따라 다소의 차이를 보일 때 그 지방의 언어를 방언(dialect)이라 하는데, 그것을 연구하는 것을 방언학(dialectology)이라 한다. 단어나 음운과 같은 언어적 특징이 한 언어의 모든 방언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분포도로써 보이고 설명하는 연구는 언어지리학(言語地理學:linguistic geography) 또는 방언지리학이라 한다.
또, 사회생활에 필요한 전달 도구인 언어가 집단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며 이용되는가, 사회구조 변화에 따라 특징의 한 언어가 어떻게 변화하는가 하는 문제를 주로 다루는 학문을 언어사회학(言語社會學:sociolinguistics)이라 한다. 이에는 커뮤니케이션 연구, 광고·선전 기타 매스 커뮤니케이션 연구, 신문·잡지 기타 사용 어종의 빈도조사, 공통어화(共通語化) 조사, 그 언어 사용문제의 연구, 국내 소수집단의 언어문체 연구, 이른바 계층어(階層語)·전문어·은어(隱語)·차용어 등의 연구가 이에 속한다.
언어의 역사적 연구를 언어사(言語史)라 하는데, 국어의 역사적 변천을 체계적으로 다루면 국어사가 된다. 국어와 친근관계에 있는 언어, 이른바 알타이 제어(諸語)와의 비교에 의하여 조어(祖語)를 재구성하고 나아가 국어와 다른 언어의 역사를 밝히는 비교문법(comparative grammar) 또는 비교언어학이 있는데, 특히 이로써 국어의 계통 구명을 목적으로 할 경우에는 국어계통론이라고 한다. 국어학의 성립과 발달을 연구하는 국어학사가 있고, 문자의 기능과 구조 및 계통을 체계적으로 다루는 문자론이 있다. 향가의 해독이나 국어연구의 자료가 되는 책에 대한 서지학적(書誌學的) 연구와 같은 문헌학적 연구, 국어의 정책과 교육을 다루는 국어정책론과 국어교육론도 국어학의 주변적 분야가 된다.
5. 연구사
국어 연구의 역사는 엄격히 말하면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6세기에 완성되었다고 생각되는 이두의 표기법에서 단어의 개념을 표시하는 의미부(意味部:smantme)는 훈(訓)을 이용한 한자, 문법적 기능을 표시하는 형태부(形態部:morphme)는 음을 이용한 한자가 사용되고 있어서 당시 학자들의 문법체계의 인식 정도를 엿보게 한다. 이 표기는 전혀 무질서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에 의한 이론적인 저술과 후인(後人)의 계승 발전이 없었으므로 국어학 연구개척의 공로는 훈민정음 창제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세종이 신숙주(申叔舟) ·성삼문(成三問) 등 우수한 신하의 도움으로 1443년(세종 25) 완성한 훈민정음은 국어 표기를 위하여서도 완전한 문자이지만 그 제자(制字) 원리의 독창성과 당시의 음운체계의 파악과 설명도 현대 음운학 수준에 이른다. 그 밖에도 당시의 한자음과 중국 한자음에 대한 연구도 훌륭한 것이었다. 그러한 수준의 연구가 유감스럽게도 아무런 진전이 없이 중종 때의 최세진(崔世珍), 실학시대(實學時代)의 신경준(申景濬) ·황윤석(黃胤錫) ·유희(柳僖) 등에 의하여 조선 말기까지 명맥을 이어온 것이다. 1894년 갑오개혁(甲午改革)으로 일어난 언어와 문자의 문제를 정리하고 해결하려는 운동으로 현대 국어학의 싹이 트게 되었다. 이 때 유길준(兪吉濬) ·지석영(池錫永) ·주시경(周時經) 등은 개화(開化)에 대한 열띤 정열로써 상당한 연구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이것도 정서법(正書法)의 수립이란 목적이 너무 뚜렷하였으므로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날 수 없었다.
1930년대 정규적인 학문을 수련한 학자의 출현으로 국어의 과학적인 연구를 행하게 되었다. 여기서부터 처음으로 현대적인 국어학이 성립되었다. 8 ·15광복 이후에는 대학의 확충과 학회의 활발한 활동, 서구의 발달된 언어학 이론의 도입으로 양과 질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된 국어학을 이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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