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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언어를 보는 관점: 복합체계 (복잡계)

by 앎의나무 2010. 2. 28.

Language Network as Complex System

by Max Kueiming Lee & Sheue-Jen Ou / in Forum on Public Policy

translation and summarization by 김현주

 

전체 요약

 80 년대 후반 분석적 연구 방식에 대한 과학계의 불만은 고조되어 있었다. 연구자들은 생물 유기체, 유전자, 생물계, 뇌신경 네트워크, 인식론, 생태학, 경제학, 사회 네트워크 등의 복잡계(복합체계)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90년대 초에 이 물결이 언어 연구에까지 점차 도입되었다. 언어학자들은 언어 네트워크를 단어/통사/의미 층위에서의 복잡계로서 모의실험하기 시작했다. 이는 언어에 대해 취해졌던 기왕의 촘스키적 위계 구조와 분석적 접근과 대비된다. 많은 연구에서 언어가 복잡계의 주요 특질을 보인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가령 scale-free 네트워크, 자율조직, 창발 등. 이 논문은 언어습득에 있어 언어 네트워크를 복잡계로 보는 관점을 취할 때 생기는 함의와 효과를 논할 것이다.

 

왜 복잡계인가

일상적인 사건들을 접해 우리는 다양한 틀에 박힌 행동을 하게된다. 그런데 이 틀에 박힌 행동들 하나하나가 실제로는 매번 다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똑같은 딱지를 붙이고 같은 것으로 취급한다. 이런 틀에 박힌 사건이 지속적으로 "틀에 박힌 사건"을 바꾼다는 사실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는다.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매 순간 어느 발을 내딛을까 고민하게 된다면 우리는 전혀 걸어다닐 수 없을 것이다. 과학자들조차 모델이나 이론, 법칙을 구축하려면 실세계의 현상을 단순화해야 한다. 100년도 더 전에 물리학자들이 환원주의의 흠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통계적 물리학이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통계 물리학은 공식이라는 형식의 분석적 방법에 기초한 것이었다. 약 50년전에야 컴퓨터 기술의 발달 덕분으로 비선형적 미분방정식을 더 나은 방식으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 요컨대, 복잡계 이론들이 실제 세계를 보다 실제적인 방식으로 보여주기 시작하고 있다.

 

 

복잡계의 위상학

복잡계는 노드와 링크로 구성된다. 링크에는 방향성이나 가중치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노드와 링크의 구조를 바탕으로 복잡계를 기술할 수 있다. 가령 해당 복잡계의 평균 노드 수준, 평균 경로 길이, 군집계수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평균 노드 수준 - 그림 1

평균 경로 길이 - 그림 2

국부 군집 계수 - 그림 3

 

평균 경로 길이가 짧고, 국부 군집 계수가 강한 체계를 '좁은 세상' 체계라고 부른다. '좁은 세상 체계'에서 대부분의 노드는 서로 이웃이 아니지만, 몇 노드만 거치면 모두 서로 연결될 수 있다. 또한 연구들을 통해 실세계의 많은 체계들이 scale-free의 특성을 보인다는 것을 입증됐다. scale-free란, 어떤 체계가 단순 구조로 시작해며, 이 단순한 구조가 복제/반복된 결과로 복합체계(복잡계)를 구성하게 되는 경우를 표현하는 것이다. [프랙탈] - 그림 4. scale-free한 네트워크는, 대부분의 노드에는 연결된 링크가 적지만, 허브라고 불리는 몇몇 노드는 해당 체계의 대부분의 노드에 연결된다는 사실을 지지한다. 이런 체계에서 빈도의 분포는 그림 5와 같이 멱 법칙 관계(power law)를 보여준다. (멱함수 관계 - 두 양적 대상 중 하나가 빈도로 표현되가 다른 하나가 크기일 때, 크기가 느는 것보다 큰 비율로 빈도가 줄 때를 이른다.)

요컨대, 1) 복잡계의 양상은 해당 복잡계의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으로부터 창발하는 것이고, 종종 이러한 상호작용은 자율조직체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양태를 창발시키기도 한다. 2) 해당 구성요소들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되먹임 과정에서) 적응하고 변화한다; 3) 창발은 임시적으로 나타나지만 일관되어, 해당 체계에서 언제나 진행중에 있는 내재적인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형식이 존재하도록 이끈다.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많은 연구들을 통해 복잡계는 "좁은 세상"의 특징과 scale-free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언어 네트워크 연구

 언어의 위계 구조는 제일 아래의 분절음에서 시작해서 문장이 연결되는 과정을 통해 단락으로 확장된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의 대상 중에 이런 층위들에 대응하는 네트워크는 모음-네트워크, 자음-네트워크, 의미-네트워크, 통사-네트워크, 담화응집-네트워크, 화용-네트워크 등이다.

 

모음-네트워크 - 그림 6 ; 멱 함수 관계 / scale-free

의미-네트워크 - 그림 7 ; 좁은 세상 체계 / 유의관계;부분전체관계;모순관계

의미-네트워크 - 그림 8 ; 좁은 세상 체계 / 유의어 - 노드의 수와 군집계수 사이의 함수

의미-네트워크 - 그림 9 ; 좁은 세상 체계 / 유의어 - 평균 링크 길이와 노두의 수 사이의 함수 관계

통사-네트워크 - 그림 10 ; 좁은 세상 체계 / A-원문; C-순서대로; D-기술 틀 의존 구문(B)에 의거

통사-네트워크 - 그림 11; 좁은 세상 체계 / 원문은 백경

통사-네트워크 - 그림 12; scale-free & 좁은 세상 체계 / 아동 언어습득; 26개월-27개월-28개월

담화응집-네트워크 - 그림 13; 문장/절이 노드, 담화의 응집성에 초점

담화응집-네트워크 - 그림 14; scale-free (2단계 내에 응집 대상 존재)

 


언어 학습과 관련하여

언어 교수/학습 체계는 학생, 교사, 교재, 커리큘럼, 언어, 환경 등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구성 요소들은 또 각각이 하나의 복잡계이므로, 결국 언어 교수/학습은 전체적으로 다중의 복잡계로 모델링될 수 있다. 이들 사이의 연결(connection, 링크)을 몇개만 들어보자 - 학생과 교사, 학생과 교사에 의해 조립된 언어 자원들, 학생과 커리큘럼, 교실 환경과 학생/교사, 교실 밖 환경의 학생 등. 더욱이 이러한 상호작용은 동역학적이고, 순간순간 유동적이다: 학생, 교사, 맥락 사이의 상호적응(상호행동조정)은 항상 변화 중이다; 한 요소의 변화는 나머지 요소들에서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연결(링크)의 범위는 인간과 사화 조직의 층위를 가로지르며, 물론 시간 척도도 가로지르고, 그 어떤 행위라도 연결(링크)의 그물 속으로 짜여져 들어가 다중의 체계를 구성하는 데 일조한다.

 학생 개개인은 각각 복잡계이고, '언어, 연령, 목표, 동기, 사회적 지위' 등의 차이가 주는 간섭을 고려하면서 자신만의 학습 경로를 밟아가야 한다. 교사는 복합성의 본질에 대한 자각력을 향상시켜야 하고, 각 학생의 차이에 민감해야 하며, 학생 각각의 발달 과정을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가르침이라는 것은 단순히 교사의 머리 속에 있는 것을 학생의 머리 속으로 옮겨 두는 것이 아니다. 또한 교사는 학생의 학습 경로를 예단하지도 않는다. 복잡계라는 개념은 언어 학습의 원리들에 있어 패러다임 변환을 가져왔다: "추론"에 의한 문법구사를 가르치는 것이지, 규칙을 주입하여 문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이 복잡계의 또 다른 구성 요소인 언어라는 것이 동역학적이고, 언제나 변화도상에 있으며, 획획득될 수 있는 순수한 구성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언어가 어떤 단순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 언어 교수/학습이 교재에 들어 있는 몇몇 고정된 규칙으로 한정되겠는가? 언어는 결코 획득될 수 없다; 언어는 학생과 교사가 일상에 기초하여 참여하고 구성하는 그 무엇이다.

학습은 점진적으로 누적되는 과정이고, 경쟁하는 패턴들 사이에서 요동하는 시기로서, 이후 결정적 시기가 지나면 국면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더 광범위한 재조직화가 촉발하거나 창발한다. 어떤 때는 학습자의 노력이 거의 결실을 거두지 못 하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결정적 지점을 지나면서 그 자신의 체계가 새로운 방식으로 자율-조직화한다. 이로써 학습자는 더 높은 수준에 이른다. 요점은 학습이라는 것이 단지 예비된 체계를 기억하거나 내면화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언어가 고정되어 있는 교육 소재가 아니라면, 그리고 개별 학습자가가 각각 다르고 모두 자신만의 경로를 가지고 있다면, 교사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공정하고 신뢰로운 방법으로 학생의 발달을 평가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물론 그러면서도 학점인정의 신뢰성을 보장하고, 대학 간 학점 연계 요구 사항들을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각 학생의 개인적 행동과, 각 학생의 목표로 설정된 발달 경로를 교사들은 통합해야 할 것이다. 개인 학습자의 발달 경로 및 단계를 추적하는 것은 엄청나게 수고로운 일이다. UC 산트크루즈에서 기존의 등급제 방식을 포기했는데, 무척 고생을 하고 있다.

 

 결론

 복잡계는 실제 세계 현상에 대한 비선형적&동역학적 모델이다. 언어는 '좁은 세상'의 특징과 'scale-free'의 특징을 보인다. 이는 바로 복잡계의 특징이다. 이에 의거, 언어 교수와 학습은, 전래의 기계적 언어 훈련 내지 문법 규칙 주입에서 탈피하여, 보다 역동적 상황 적용 및 추론에 의한 문법구사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언어 학습은 인문과학의 분과에 속하지만, 자연과학 분야에 속하는 복합적 적응 체계 이론을 빌려와 그 이점을 취해야 한다. 그럼에도 언어 학습에 대한 평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