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정부가 공개했던 미네르바의 이력, 즉 해외 거주 경험, 증권회사 경력...은 대체 뭔가.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은 그, 그리고 정부가 손을 떼라고 해서 뗐다는 그의 고백과, 상당 기간의 공백기.
이것과 지금 견찰 검찰이 구속한 31세 무직자는 동일인일 수 있는가?
여기에 의문을 품고 생각한 한 가지 가능한 픽션 시나리오.
현 정부는 미네르바가 껄끄럽다.
미네르바를 갖가지 방법으로 회유하고 협박한다.
하지만 미네르바에게 제제를 가하여도 네티즌들의 그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그럴수록 미네르바의 글들에 대한 열기는 더욱 뜨거워져만 간다.
정부는 계획을 바꾼다.
그리고 가짜 미네르바를 내세운다.
철저하게 가짜 미네르바가 그전의 글들을 쓴 사람이 되도록 조사하고 조작한다.
모든 정보를 쥐고 있고 모든 권력을 쥐고 폭력을 합법적으로 휘두를 수 있는 쪽에서는 얼마나 쉽겠는가?
그리고 날을 잡아 가짜 미네르바를 구속한 척한다.
이후 '너희들이 따르던 미네르바는 이렇게 찌질한 인간이다, 이 촛불좀비들아'라는 어조의 언론플레이를 대대적으로 펼친다. 이는 논리적인 오류지만 무지막지한 언론플레이 앞에서 대중들의 두뇌는 서서히 굳어간다. 그러면서 그러한 종류의 인터넷 게시글들은 유언비어이고 신빙성 없다고 매도도 빠트리지 않을 것이다. 1
자, 이제 정부는 맘대로 국민들을 조정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겠지. 무지막지한 돈을 빌려서 그걸 부익부빈익빈에 쓸 테고, 부를 더더더더더더 축적하겠지. 모든 정보는 숨기고 있다가, 더 이상 이 나라를 지탱하기 어려우면, 여전히 '안전하다'고 하면서 자기들은 다 여기저기 살곳을 만들어서 도망가겠지.
이승만씨가 "서울은 절대 안전합니다"라고 해 놓고선 서울 버리고 도망간 것처럼.
이렇게 매국의 역사는 반복되는 듯.
다시 한 번 이 글은 어느 틈에 잡혀갈까 무서워서 그저 가능할 수도 있는 픽션임을 밝혀 둠.
미네르바가 진짜이든 가짜이든, 문제는 한 네티즌의 구속이다.
그냥 구속이 아니라, 타당한 근거 없는, 맥락은 살피지 않은 억지스럽고 편협하고, 도그마에 사로잡힌 사람이나 내릴 수 있는 판단에 의한, 구차하고 졸렬한 구속이다.
더 큰 문제로, 그 구속의 함의가 인터넷 검열이기에 더 위험하고 반시대적인 구속이다.
언제 어느 순간 나도 당신도 미네르바일 수 있다.
우리가 항의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소통이 안 되는 파시즘적인 정권 그 자체다.
- 학력이 낮다고, 취직을 안 한 상태라고, 경제에 대해 아무 말도 못하고, 전문가도 아닌 것인가, 그렇다면 3대 경제학자 중 하나인 케인즈는 뭔가, 한국에서 케인즈가 태어났다면 감방 여러 번 갔겠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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