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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글쓰기의 해방

by 앎의나무 2007. 3. 11.

Gunther Kress의 Learning to write(2nd ed.)의 2장(Speech and writing)에 따르면

말하기와 다르게생산적인글쓰기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하는 행위라고 한다.

글쓰기는 극소수의 계층들만이 하는 행동이라고 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typewriter, 비서, 아나운서 이런 사람들은 생산적(productive)인 글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재생산할 뿐이라는 그의 말은두 번째 판이 나왔던 1994년까지는일리가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일종의 권력이다, 아니 그랬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사회와 문화를 변화시킨다는 사실,

고등학교에서 사회문화라는 교과를 통해 배웠던 기억이 난다.

경험으로도그런 현상은 생생하게체험했다. 군대를 갔던 99년 핸드폰의 보편화가 이루어졌고 01년 제대를 했을 때, 모두 손에 핸드폰을 하나씩 들고 다니고 있었다. 문제는 단순히 핸드폰을 개개인이 휴대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일어난 엄청난 변화이다.

무엇보다 시간의 개념이 바뀐 것이 가장 크다.

무엇이든 확인의 속도는 엄청 빨라졌다.

(사랑과 이별의 속도도 그만큼 빨라졌다. 하지만인내의 능력은 그만큼 줄었다)

공중전화박스는 꾸어다 놓은 보리자루마냥 어색했고, 손목시계는 서랍속에 처박혔다.

연애의 방식, 약속의 방식, 상업마케팅의 방식, 집안의 가전배치, 잡담의 소재 등도 모두 바뀌었다.

비슷한 변화가 인터넷의 보편화로 이루어졌다.

인터넷의 보편화로 이루어진 다른 특별한 변화 한 가지는 글쓰기 행위가 해방되었다는 점이다.

형식상으로는 누구나 블로그, 홈페이지, 미니홈페이지 등을 운영할 수 있다.

적어도 형식상으로는 인터넷이라는 새 매체로 인해 글은 특정계층만 쓰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그렇다고 누구나 생산적인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서는 종이책의 글이 옮겨오거나,하나의 글이 스크랩되고 복사되고 짜집기되는 등의 '재생산'이 양적으로는 압도적이다.

그렇지만 생산적인 글들도 상당하다.

재생산의 노예가 아닌 창조적 생산자로서의 네티즌이 늘어나는 것은이제 매체의 문제를 떠난 인간의 의지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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