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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석보상절

by 앎의나무 2007. 3. 12.

1. <釋譜詳節>의 底本

<釋譜詳節>은 <釋迦譜>와 <釋迦氏譜>를 저본으로 하여 한문으로 지어졌고, 이후 다시 신문자로 언해를 달았다. 우리가 영작을 할 때 우리말로 먼저 정리를 한 다음에 영어로 옮기는 것처럼, 당시의 지식인들은 한문으로 글을 적고나서 신문자를 이용해 우리말로 적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釋迦譜>는 중국의 승려 祐1)가 지은 것이고 <釋迦氏譜>는 중국 승려 道宣이 지은 것이다. 후자는 전자의 요약본 수준이므로 주요 저본은 <釋迦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 <釋譜詳節>과 <東國正韻>

<釋譜詳節>가 간행된 하한선과 ‘교정본’의 주요 내용에 대해 이호권(2001, 석보상절의 서지와 언어, 국어학총서39, 태학사.)에 언급된 내용을 중심으로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釋譜詳節>이 완료되어 인쇄에 들어간 때까지 <東國正韻>의 편찬이 완료되지 못했다. 아마 <東國正韻>의 잠정적 원고가 <釋譜詳節>에 쓰인 한자음의 전거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후 교정본이 나온 것이다. 교정본의 교정은 한자음에 집중되어 있다. <東國正韻>의 확정된 원고는 1447년 9월 하순에 완성되었고 頒賜(반사)는 1447년 10월에 되었다. <釋譜詳節>의 간행 하한선은 1447년 8월 이전이다. <釋譜詳節> 권6의 난상에 교정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날짜가 9월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3. <釋譜詳節> 관련 연표

1442년 3월, <龍飛御天歌> 제작 시작.

1443년 12월, ‘訓民正音’ 돌연 창제.

1444년 2월 16일, <東國正韻> 제작 시작. 곧 <韻會> 번역 시작.

1445년 4월, <龍飛御天歌> 한문본 製進.

1446년 3월 24일, ‘昭憲王后’ 昇遐. <釋譜詳節> 제작 개시.

- 世宗은 王后의 追薦을 위해 轉經을 택함 ; <釋譜詳節>제작 시작.2)

1446년 9월, <訓民正音> 완성.

1447년 2월, <龍飛御天歌> 완성. 이때 이름이 붙여짐. 몇몇 장이 언해됨(?).

1447년 7월 25일(正統 12年), <釋譜詳節> 序, 완성. (아마 책 전체의 완성)

1447년 7월 25일 직후 <月印千江之曲>이 잇달아 완성.

1447년 9월, <東國正韻> 원고 완성.


1)‘僧祐’를 지은이로 판단하기도 하지만, ‘祐’로 보는 편이 나아 보인다. 승려의 이름에 승려라는 뜻의 '僧'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2)따라서 ‘훈민정음’ 창제 이후 이 글로 처음으로 본격적인 시험을 해 본 것은 기존의 통념처럼 <용비어천가>가 아니고, 오리혀<月印釋譜>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