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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중세국어 특징 몇 가지

by 앎의나무 2008. 3. 8.

※ 15세기 어형은 작은 따옴표에, 현대의 의미는 중괄호에 나타냈다. 단 현대국어에 대응하는 어휘가 없는 경우 중괄호 안에 큰따옴표를 쳐 그 뜻을 풀이하였다. 읽었을 때 현대어와 어감이 많이 다르다고 판단되는 경우 제일 우측에 슬래시를 이용해 미국식 알파벳표기로 음가를 전사해 보았다.

※ 아래아나 반치음 순경음 등이 들어간 음절은 괄호를 사용해 그 안에 알파벳으로 적었다. 거의 예외 없이 순경음과 반치음(예외가 몇 있다)은 초성에서만 쓰였다.

 → 해당음절의 중성자(중 하나인) ㅏ가 아래아임을 나타내기 위해 aa를,

 → 초성자 ㅅ이 반치음임을 나타내기 위해 z를,

 → 초성자 ㅂ이 순경음임을 나타내기 위해 v를 사용하였다.


1. 어휘

'오래' {門} /o ray/

'엥' {예~} /∧yng/

'아소' {맙소사}

'그러나한(aa)디' {통틀어}

'모대(aa)' {모름지기} /mo day/

'매' {어찌} /may/

'현' {"미지칭 수관형사 - 미지의 수를 가리키는 관형사"}

'진짓/진딧' {순수한} /cin cis, cin dis/

'갈(aa)-' {"배가 희다라는 뜻의 접두사 ; 갈가마귀, 갈거미 등"}

'독솔' {"작고 어린 솔"}

'어위다' {크다} /∧ uy da/


 2 .  파생

"사라(aa)다"와 "살이다"는 둘다 "살다"에 사동접사가 붙어 사동사로 파생된 것이다.

"사라(aa)다"는 "살다"의 "살-"에 "-아(aa)-"가 접미하여 파생되었고,

"살이다"는 "살다"의 "살-"에 "-이-"가 접미하여 파생되었다.

같은 동사에 같은 류의 접사(사동사파생접사)가 접미하였는데 둘은 의미가 다르게 사용된다.

주로,

"사라(aa)다"는 {소생시키다}의 의미로,

"살이다"는 {거주시키다}의 의미로 쓰인다.


이와 비슷한 관계를 보이는 어휘쌍으로 "이라(aa)다", "일우다", "일다"가 있다.

"이라(aa)다"는 {건물 따위를 세우다}의 의미에 가깝고

"일우다"는 {완수하다}의 의미에 가깝다.


또한 이런 관계는 "도라(aa)다", "돌이다", "돌다"의 관계에서도 확인된다.



3. 문헌의 부류

중세 국어 한글 문헌은 그 특성에 따라 여섯 갈래 정도로 나눠 볼 수 있다.


  1. 악장  ; 제왕이나 부처의 업적을 찬양한 글. 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이 해당된다. 용비어천가에는 한문가사가 있다.


  2. 번안산문  ; 원문을 번안한 글. 석보상절이나 월인석보 등이 해당된다. 석보상절은, 세종의 명으로 수양대군이 석가보를 짓고 이를 (서문은 언해) 번안한 것이다.


  3. 언해  ; 구결문, 한문, 백화문 등의 원문을 직역에 가깝도록 우리말로 옮긴 글. 원문과 언해문이 같이 제시된다.


  4. 서간  ; 한글로 적은 한국어 일기 편지


  5. 고려가요  ; 고려가요를 한글 창제 후 한글로 적어 정리한 글. 전기 중세국어의 특징과 후기 중세국어의 특징이 섞여 있다.


  6. 협주  ; 번안이나 언해를 할 때, 번안자나 언해자가 원문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려는 목적으로 집어넣은 글. 독특한 통사적 형식을 가지고 있다. 주석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4. 인칭대명사와 성조

성조후기 중세국어에서 인칭대명사에 붙는 속격형태는 'ㅣ'로 주격형태와 동일하다.

보통 1음절인 대명사들에 속격이 실현되었을 때 성조는 평성이다.

반면 주격이 오면 거성(혹은 상성)으로 실현이 된다.

가령 '나'의 속격인 '내', '너'의 속격인 '네', 재귀사 '저'의 속격인 '제'는 평성이다.


예외가 하나 있다


바로 인칭대명사의 미지 칭인 '누'.

속격인 '뉘'는 상성, 주격인 '뉘'는 거성으로 실현된다.



cf 1.  미지-부정의 지칭 대명사


미지칭

어느, 어듸{어디}, 므슥/므슴{무엇}, 현마/언마{얼마} 등이 있고,


부정칭

아모{아무} (+ 것/대(aa) 등)


cf 2. 높임이 반영되는 대명사


 너:그듸,  저:자갸



5. 시상에 대한 두 가지 의문/가설

  1. 해라체 의문형 어미에서 보이는 소위 원칙법 '-니-'와 추측법 '-리-'의 배타적인 분포.

  ("녀, 뇨"는 있지만 "리녀, 리뇨"는 없다. 반면, '더뇨, 더냐', '나(aa)뇨' 등은 있다)


  2. "~고 잇-" 구성에서 '나(aa)'가 결합하지 않는다.


가능한 가설들

  ; '리'-'더'-'나(aa)'의 시상체계가 잘 못 짜여 있는 것은 아닌지. '니'는 '리'와 짝을 맺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 나(aa)에 순간상이나 기동상의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지.



 6. 기타

  1. '-어 잇-' 완료/지속상을 나타내던 이 구성은, 15세기부터 이미 'ㅣ'가 탈락한 예들이 보인다.

 ; 하(aa)얏농이다, 사겻나(aa)니라.


  2. '-오-'는 종결형, 연결형, 관형형에 나타나는데 이에 대한 두 가지 다른 견해가 있다. 즉, 관형형에 나타나는 것을 앞의 둘과 다르게 처리하는 입장과 모두 같이 다루는 입장으로 나뉜다. 전자는 통사론적인 접근이다. 이 접근 방식에서는 종겨형과 연결형의 '-오-'는 인칭법으로, 관형형에서는 대상법으로 처리한다. 후자는 의미-화용론적인 접근 방식으로 '-오-'를 의도법으로 본다. 한편 전정례(1995----)는 관형형과 명사형어미에 나타나는 '-오-'를 공히 명사구 내포문표지로 파악했다.


  3. 감탄형종결어미

 ; -ㄹ쎠, -ㄴ뎌, -애라, -게라

 ; '-게라'는 '아디/듣디/보디 못게라'에 국한되어 나타난다.


  4. 의문문은 첨사 '가/고'의 첨가에 의해 설명될 수 잇다.

- 환경에 따라 'ㄱ'이 탈락하여 '아/오'로 실현된다.

- 'ㅏ'와 'ㅗ'의 교체는 판정의문인지 설명의문인지에 따라 정해진다. 단 1,3인칭 '하라체'에서만 구분이 뚜렷하고 다른 화계에서는 구분이 잘 안되는 예들도 있다.

- 2인칭은 '가/고' 대신 '-ㄴ다, -ㅀ다'의 어미로 실현되며 설명의문과 판정의문의 구분이 없다.

- 체언으로 끝나는 문장에선 체언에 직접붙어 나타나고, 활용어미에서는 '니', '리' 등에 붙어서 실현된다. 이 뒤에선 'ㄱ'이 탈락되어 앞의 '니', '리'와 축약되어 '녀,뇨,려,료' 등으로 실현되기도.

- 아쎠체에서는 '-ㅅ가'로만 실현되고 쇼셔체에서는 '잇가/잇고'가 실현되나 설명과 판정으로 정확하게 나뉘어 쓰이지는 않는다.

- 간접의문의 형태가 구분되기도 한다. '-ㄴ가/고'  'ㅏ/ㅗ' 사이의 혼란이 있다.


  5. 명령문

 ; 간접명령과 직접명령의 차이가 형태상으로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 화계에 따라, '-(거)라', '-아쎠/어쎠', '-쇼셔'와 반말체 '-고(시)라'를 나눌 수 있다.


  6. 청유문

 ; 현대어 해라체에 해당하는 '-져(라)'와 합쇼체에 해당하는 '-상이다'가 있다.


  7. 경계

 ; 뚜렷하지는 않치만 '-ㄹ셰라'를 상정할 수 있다.

 (어휘적으로 경계/금지를 표현할 수 있다. 동사 '말다'는 '-아/게/디'에 의해 구성되는 절을 보충어로 취한다.)


   8. 이야기(텍스트)의 구분이 형식적으로 가능한 듯 보인다. (이야기는 남기심-고영근 1993, 405-9 참조)


  9. 특수한 의미의 연결어미

 ; -디옷, -ㄹ사(aa)록 → {-ㄹ수록}

 ; -고져 → {-고자}

 ; -과뎌 → {-게 하고자}

 ; -긧고 → {-게끔}

 ; -노니 → {-는 것보다},  예) 나(aa)매(aa)겨집다(aa)외노니

 ; -라 → {-자마자, -었다가},  예) 발(aa) 구피라 펼 싸(aa)시(z)예

 ; ㄴ다마다, -다가며 → {-자마자}


  • 이상 <표준 중세국어문법론>(고영근)

** ; -ㄴ다마다 → {~할 때마다} /김유범(2000?) <형태론> 논문 참조.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