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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커뮤니케이션의 기술

by 앎의나무 2006. 6. 9.

기자칼럼-호원보도부과학부기자 이동주, "커뮤니케이션의 기술"

고려대 대학원 신문, 6월 둘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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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우리는 다양한 언어를 동원한다. 언어란 그야말로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도구인데 가끔은 이 도구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내가 쓰는 도구와 상대방이 쓰는 도구가 다른 것이다. ... 때로는 언어에 내가 부여한 의미와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른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많은 시간을 진의가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하는데 쓰기도 한다. … 때로는 서로 귀를 틀어막고 내 얘기를 들어달라고 소리만 지르고 있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에게는 절막하겠지만 주변에서 보기엔 소음이거나 코메디이거나.

… 그런 상황에서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해명할 책임이 누구에게 주어지느냐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상대방이 잘못 알아들었는데 내가 해명해야 한다면 참 복장 터질 노릇이다. … 상대방이 잘못 알아들었는데 나에게 해명하라는 경우에서도 왜 나에게 설명책임을 돌리냐고 따지기만 하는 것도 전력적이지 못한 태도이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애정에 기반한 관계에서는 서로가 여전히 애정을 가지고 있느냐가, 필요에 기반을 둘 관계에서는 서로가 여전히 필요를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게 있어야 귀가 열리고 상대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끝내 실패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나와 상대 모두 상처를 입을 것이다. 특히 상대가 나에게 중요한 타자였거나 상황이 갈증적인 상황이었을 경우에는 더욱.

하지만 상대방이 나와 다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것이다.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내 맘 같다면 무엇하러 굳이 말을 하겠는가. 우리가 이만큼 다르기 때문에 언어도 그만큼 세련되어지는 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의지가 없이 세련된 기술만 난무하는 언어는 공허하다. 그런 말은 아무리 먹어도 배고픈 '공갈빵'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