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정도 전부터 기미가 있었더랬다.
무너질듯말듯, 걸릴락말락 그러던 것들...
간신히 간신히 막아내고있었는데,
기어이 거대하게 덮쳐오고 말았고,
이제는침투한 바이러스들을그대로 감내할 수밖에 없다.
아마 체기가 온 몸을 감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25일 오후 8시)
소화기가 제일 먼저 점령당했기 때문일 것이고,
이는 황사바람을 맞으며 하품을 한 탓이다.
(25일 오후 7시)
몸의 모든면역체계가 비상체제에 돌입하였으나,
소화기의 마비는 면역체계의 원활한 움직임에 큰 어려움이 되었다.
어렵게 투입된백혈구가바이러스와 싸우느라 온몸에서 열이 난다.
그런데도 몸은 덜덜 떨렸다. 온몸이 무방비 상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 나의 몸뚱이는 밤새 엎치락뒤치락거렸다.
그러던 사이 소화기가 회복되었다.
(26일 오전 11시까지)
면역체계는 본격적으로 대 바이러스 전에 돌입하였다.
소화기의 회복으로 여유가 생긴 면역체계는 그동안 모인 이번 바이러스의 데이타를 정리하고 체계화하여 T-림프구에 보냈다.
T-림프구는 이번 바이러스에 특화된 병기를 제조하여, 전장의 곳곳에 보급하고 있다. (현재)
아쉽다. 며칠만 잘 버텼으면 넘길 수 있을 듯도 했는데.
석사때까지는 정말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지독한 감기를 앓곤했다.
그러다 석사 4학기 때는 감기에 들 겨를이 없어서였는지 어쨌는지 지난 겨울까지 한 번 감기에 걸린 적이 없다.
(혹자는 바보라서 그렇다고 한다. 바보는 감기에 안걸린다며)
그런데 좀 살만한가 보다. 이런 글도 쓰고... 슬슬 허기가 느껴진다.
소화가 잘되는 걸로 좀 찾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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