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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cetera

감기의 과정.

by 앎의나무 2006. 3. 26.

1주일 정도 전부터 기미가 있었더랬다.

무너질듯말듯, 걸릴락말락 그러던 것들...

간신히 간신히 막아내고있었는데,

기어이 거대하게 덮쳐오고 말았고,

이제는침투한 바이러스들을그대로 감내할 수밖에 없다.

아마 체기가 온 몸을 감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25일 오후 8시)

소화기가 제일 먼저 점령당했기 때문일 것이고,

이는 황사바람을 맞으며 하품을 한 탓이다.

(25일 오후 7시)

몸의 모든면역체계가 비상체제에 돌입하였으나,

소화기의 마비는 면역체계의 원활한 움직임에 큰 어려움이 되었다.

어렵게 투입된백혈구가바이러스와 싸우느라 온몸에서 열이 난다.

그런데도 몸은 덜덜 떨렸다. 온몸이 무방비 상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 나의 몸뚱이는 밤새 엎치락뒤치락거렸다.

그러던 사이 소화기가 회복되었다.

(26일 오전 11시까지)

면역체계는 본격적으로 대 바이러스 전에 돌입하였다.

소화기의 회복으로 여유가 생긴 면역체계는 그동안 모인 이번 바이러스의 데이타를 정리하고 체계화하여 T-림프구에 보냈다.

T-림프구는 이번 바이러스에 특화된 병기를 제조하여, 전장의 곳곳에 보급하고 있다. (현재)

아쉽다. 며칠만 잘 버텼으면 넘길 수 있을 듯도 했는데.

석사때까지는 정말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지독한 감기를 앓곤했다.

그러다 석사 4학기 때는 감기에 들 겨를이 없어서였는지 어쨌는지 지난 겨울까지 한 번 감기에 걸린 적이 없다.

(혹자는 바보라서 그렇다고 한다. 바보는 감기에 안걸린다며)

그런데 좀 살만한가 보다. 이런 글도 쓰고... 슬슬 허기가 느껴진다.

소화가 잘되는 걸로 좀 찾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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