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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틀지식, 스키마, 맥락의 중요성

by 앎의나무 2008. 3. 3.

사례1.

   

"그 볼펜은 어렵다"

   

라고 말하면...생성론자들은 비문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반면 인지론자들은 그 상황과 볼펜이 가지는 의미의 틀지식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다.

가령 <논술 답안지에 깨알 같은 첨삭을 해야 하는 경우> '볼펜'의 심이 각기 굵기가 다르고, 좁은 공간에 많은 글을 쓰기 위해선 굵기가 가는 볼펜을 써야 한다는 틀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 문장은 화자나 청자에게 자연스러운 것이 된다....라고 말할 것이다.

   

사례2.

   

마찬가지로,

"한국어는 어렵다"라는 문장도 상황에 따라 "누군가가 한국어를 배우기가 어렵다"고 해석되거나 "한국어가 유엔회의 장에서 공용어로 쓰이기는 어렵다"거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어" 자체는 상황이나 사태가 아니므로 "어렵다"라는 말로 서술될 수가 없다. 다만 우리가 "한국어"에 대해 가지는 틀 지식 가운데, 그것이 배우는 대상이거나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되는 도구라는 것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는 어렵다"라는 표현이 가능한 것이다.

   

사례3

   

중세국어 존대법에서 가능한 다음과 같은 문장이 가능하다.(*는 가능형이라는 뜻)

"*왕에게 공양미를 받잡고" / "*그에게서 왕의 친서를 받잡고"

이 둘은 /-잡-/에 의해 존대되는 대상이 하나는 <받는 대상의 기원>, 다른 하나는 <받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일상적 대화의 맥락에서 무엇이 존대받는가 하는 것은 화자와 청자가 공유한 지식이 되어 의사소통에 장애가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