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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6

가을에게 바칩니다 은행나무가 하루 종일 서 있는 길을, 사람들이 왔다가 사라진다, 4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사람도 있고, 가끔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4년을 지내던 그곳을 돌아보는 이도 있다. 사람들은 은행나무길을 지날 때마다 다른 고민과 즐거움을 갖고 오간다. 학점을, 연애를, 취직을, 자식걱정을... 그렇게 사람은 점점 변하여서 멀리가도, 은행나무는 오늘도 조용히 서 있다, 사람의 삶과 그들의 즐거움과 슬픔을 알게 된다, 조용히 찾아오는 앎의 희열을 은행나무는 오늘도 느끼며 담담히 서 있다, 가을에게 바칩니다, 여보세요, 거기~ 슬픈 풍경을 타고 나리는 플라타너스 세어버린 이파리 사이사이 시간을 두고 흐르는 당신, 요사이, 빛의숨결 잦아드는 걸 보니, 한 해가 다, 지나가려나 봐요, 잃은 것이 1 년만치의 기다림.. 2004. 6. 21.
작년 가을, 비가 띄엄띄엄 끈질기게도 내리네, 한 번 올 때마다, 가을이 한 움큼씩 뿌려지고... 제법 가을학기 같잖아, 요즘. 이공대 장승에서 출판부 올라가는 길로 가지런히 심어진 은행나무들, 성질도 급하셔라,, 오늘은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과도관에 갔었어, 저녁을 주호랑 먹기로 해서 가방을 챙기고 우산을 쓰고 그 길을 따라 걷고 있었거든, 물론 우산을 쓰고 있으니 은행나무 이파리들은 볼 수 없었지, 하지만 바닥에 점점이 박힌 노란 은행잎들과, 때이른 은행열매들이 떨어져 있더라, 누군가의 신발에 밟혀 벗겨진 살 사이로 허여멀건 은행씨앗이, 날씨 때문인가, 기분 때문인가, 몸이 안좋아서인가 좀 청승맞아 보이더라.. 딱, 요런 때 감기 걸리기 십상이잖아,^^ 다들 감기조심해. 2004.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