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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Erich Fromm

하찮은 이야기

by 앎의나무 2008. 1. 16.

근본적 휴머니즘에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 근본적 휴머니즘을 부정하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은 하찮은 이야기이다.

가장 하찮은 이야기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욕구일 것이다. 그러한 사람은 자기도취적인 인물이다.

외롭지 않으면서도 혼자이고 싶은 문제에 대한 하나의 답이 하찮은 대화이다. 실은 독백과 다름 없음에도, 상대자가 있다는 것은 대화라는 환상을 만들어낸다. 이런 사람들 사이의 어떠한 접촉도 양쪽 모두에게 영향을 끼친다. 하찮은 사귐은 철저하게 피해야 한다. 이말은 사악하고 사디스트적이고 파괴적이고 삶에 적대적인 사람들을 철저하게 피해야 한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정함의 가면 뒤에 가려진 불성실성/ 불행에 대한 끝없는 하소연의 가면 뒤에 가려진 파괴성/ 매력적인 모습 뒤에 가려진 자기도취를 보아야 한다. 

그러한 모습을 그들에게 이야기해 줄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들에게 자신이 눈먼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게 하려 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이 우리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한들 어떠랴? 우리의 행위가 그들을 해치거나 침해하는 것이 아닌 한 우리는 아무에게도 해명해야 할 필요가 없다. 자유로운 사람은 오직 자기자신에게만, 그리고 설명을 요구할 정당한 권리를 가진 몇 안되는 사람에게만,설명할 필요가 있다.  


ㅡ 프롬의 <인간의 마음>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