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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

성실

by 앎의나무 2006. 10. 20.

저 열 손가락에 박힌 공이의 대가가 기껏 지하실 단칸방만큼의 생활뿐이라면 좀 너무하지 않나 하는 안타까움이 솟아오르기도 했다. 목욕탕 일도 그러했지만 이 사람의 손은 특별한 데가 있다는 느낌이었다. 자신이 주무르고 있는 일감에 한치의 틈도 없이 밀착되어 날렵하게 움직이고 있는 임씨의 열 손가락은 손가락 이상의 그 무엇이었다.

- 양귀자,<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中에서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는 실패의 되풀이 속에서도 그들은 정상을 향해 열심히 고개를 넘고 있었다.그들에게 있어 인생이란 탐구하고 사색하는 그 무엇이 아니라 몸으로 밀어가며 안간힘으로 두들겨야 하는 굳건한 쇠문이었다. 혹은 멀리 보이는 높은 산봉우리였다.

- 양귀자, <한계령>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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