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쯤...
눈내리는 평일 오후에 국어학반 후배들과 뜬 호상 비문의 탁본.탁본 뜨고 마냥 즐거워 재밌게 노느라 과사에 둔 것을 그대로 잊어버리고 있다가, 과사 책장 위에 돌돌말려 있던 것을 며칠 전에 보거서는 찾아왔다.
액자 살 돈도 없고...그리 잘 뜬 탁본도 아니고 하여, 그냥 하숙방 벽에 붙여뒀다. 아침에 저녁에 한 번씩 읽는 것만으로, 와우훼인중독증이 서서히 줄어드는 효과를 본다???ㅋㅋ
자세히 읽어보니 '민족의 아리아'라는 응원곡 가사의 한 귀절이 이 비문을 근거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자유의 불을 밝히고" >>>"타오르는 자유"
"정의의 길을 달리고" >>>"나아가는 정의"
"진리의 샘을 지키느니" >>> "솟구치는 진리"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졸업기념으로 호상비문을 탁본뜨는 것이 우리네의 정겨운 통과례였던 거 같은데, 요새는 호상이 뭔지, 어디에 있는지, 그 뒤에 조동탁선생의 시가 새겨져 있는지도 모르는 후배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인간은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지금의 상태라는 결과는 과거라는 원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