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t cetera

1년에 딱 3일 (2004년은 4월9일~11일)

by 앎의나무 2004. 4. 11.
서관 벚꽃의 아름다움은 일년에 딱 3일이다,,

4월 9일 금요일,

아침에만해도 아직이었던 서관 벚꽃들이,

낮 1시를 기해서 담채화처럼 만발하여,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을 잡기 시작했다.

하여, 김조교와 나도 잠시 그곳에 앉아 봄의 절정을 온몸으로 감상하고 있었다.

4월 10일 토요일,

12쯤, 아직은 솜사탕처럼 풍성하게 서관 한쪽 풍경을 화사하게 장식하고 있었지만,

몇 점씩 지기 시작하는 꽃잎들이 나의 마음을 쓰리게 훑고 지나갔다.

4월 11일 일요일,

1시쯤 갔을 때는 이미 꽃잎들이 비가 되어 떨어지고 있었다,

봄바람의 작은 한숨에, 벚꽃 이파리들은 눈처럼, 혹은 비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3시쯤에는 쏟아져 내린 꽃잎들이 제법 쌓였다,

그것들이 꽃으로 된 호수인 양, 바람에 따라 꽃잎의 파문들이 일다 자다를 반복했다.

5시까지 나무 아래 밴취에 앉아떨어지는 꽃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지인들도 만나고, 책도 읽고

그렇게 이날 오후를 보냈다.

...

이렇게 3일 동안 나무 아래서 읽은 책은 김진우 선생님의 '언어' 개정판이다.

언어와 문학, 언어와 음악, 언어와 예술, 언어와 인문, 언어와 인간에 대해 수 많은 생각을 하게 할 수 있어 더 할 나위 없이 감상적이었던4월의 벚꽃짐.


'et cete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언어와 못된 언어...  (0) 2004.05.10
[펌] 일상으로 돌아오며,  (0) 2004.05.06
[펌] 별은 낮에 뭘 하지?  (0) 2004.04.23
^^, 간만에 웃었다.  (0) 2004.04.12
젊은이와 늙은이의 구분  (5) 200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