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쟝
“「조선어입말체연구 」(김상호, 사회과학출판사, 1989.), 제 1 편”의 요약Ⅰ 입말체의 본질과 일반적 특성
1절 입말체의 본질
입말을 통한 언어생활에 어울리는지, 글말을 통한 언어생활에 어울리는지에 따라 입말체와 글말체를 구분한다. 입말체는 이야기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계속 바뀌면서 소통이 진행된다. 따라서 주로 대화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반면 글말체는 혼잣말을 기본으로, 주로 글말로 실현된다.
그러나 입말체가 언제나 입말, 대화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글말체 역시 언제나 글말, 혼잣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입말체, 입말, 대화는 서로 구분되고 글말체, 글말, 혼잣말도 서로 구분된다.
글말체와 입말체의 차이는 다음의 원인에 기초한다. 1) 문자의 발생과 더불어 문자생활의 영역에 맞게 글말체가 형성이 되어 점차 입말과 차이가 생겼다. 2) 글말은 참조 맥락이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에 입말보다 더 구체적인 서술과 완전한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3) 입말체가 일상생활에 쓰이는 반면, 글말체는 사회·정치·외교·과학·기술·문학·예술 등의 전문 분야에 쓰이므로 서로 다른 언어적 특성을 갖게 되었다. 4) 입말체의 기초가 되는 입말은 즉각적으로 만들어지지만 글말체의 기초가 되는 글말은 신중한 선택과 수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2절 입말체의 일반적 특성
입말체는 다음의 특성을 지닌다. 1) 발음, 어휘, 문장 등이 간결한 구조를 가진다. 2) 풍부한 변이형과 다양한 문장 구조가 나타난다. 3) ‘넌 짜장이냐?’ 같은 논리적인 비약이 나타난다. 4) 청자에 대한 화자의 태도가 반영된다. 5) 말하는 사람의 개성이 뚜렷이 나타난다.
Ⅱ 입말체의 어음론적 특성
1절 모음과 자음의 발음
1. 모음의 발음
1) 모음의 약화현상
빠른 대화상황, 낮은 긴장도 등에 의한 불완전한 조음으로 ‘ㅡ, ㅜ, ㅣ’의 발음이 짧아진다. ‘노을’, ‘매일’, ‘겨울’ 등.
2) 모음의 바뀜현상
‘ㅚ’는 발음이 극히 어렵기 때문에 흔히 ‘ㅞ’로, 드물게 ‘ㅙ’, ‘ㅔ’로 발음된다. 2음절 이하에서 ‘ㅗ’가 ‘ㅜ’로 바뀌기도 하는데 역시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해서이다. ‘학교로~학교루’, ‘도로~도루’, ‘삼촌~삼춘’ 등.
3) 모음의 변화현상
(1) 앞모음되기
모음이 후행하는 ‘ㅣ’, 반모음 ‘j’의 영향을 받아 전설화되는 현상이 있다. ‘아끼다’
(2) 둥근모음되기
일부 평순 모음이 순음의 영향으로 원순모음으로 발음되는 현상이 있다. ‘기쁨’
2. 자음의 발음
1) 자음의 약화현상
‘ㅎ’의 약화가 나타난다. ‘알뜰하다’
2) 된소리화의 경향
평음이 경음으로 발음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동그라미’ 등. ‘정도’를 헤아릴 수 있는 대상이나 행동,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들에서 나타난다. 된소리화된 단어가 그렇지 않은 것보다 그 정도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된소리화는 발음기관의 긴장 정도와 관련이 되며, 주로 단어의 첫소리에서 이루어진다.
2절 소리빠지기와 소리줄이기
입말체의 어음론적(음운론적) 특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빠지기와 소리줄이기 현상이다. 입말체에서는 언어행위가 순간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되는데, 단위 시간 내에 발음할 수 있는 음절수에는 한도가 있으므로 일부 단어에서는 단순히 빨리 발음하는 것만이 아니라 소리가 줄거나 빠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입말체는 구체적인 환경에서 구사되므로 이렇게 소리가 빠지거나 줄어도 의사소통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1. 소리빠지기
소리 빠지기는 말소리의 약화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강세가 없는 약한 음절에서, 모음이 연속할 때 등의 환경에서 소리 빠지기가 나타난다.
1) 모음빠지기
(1) 홀모음빠지기
① 모음 ‘ㅡ’의 빠지기 : ‘다음’, ‘마음’, ‘가을’, ‘처음’
② 모음 ‘ㅣ’의 빠지기 : ‘제일’, ‘우리 (엄마)’, ‘이비인후과’ ; ‘거기에’ ; ‘~지 않다’
③ 모음 ‘ㅜ’의 빠지기 : ‘무우’, ‘슬기로운’, ‘부러움’
④ 모음 ‘ㅗ’의 빠지기 : ‘보오’,
⑤ 모음 ‘ㅏ’의 빠지기 : ‘개암’ ; ‘용하다’, ‘튼튼하다’
(2) 짧은 모음요소의 빠지기
겹모음(이중모음)의 짧은 모음(반모음)이 빠지기도 한다. ‘내의’, ‘거의’, ‘무늬’ ; ‘의의’
2) 자음빠지기
(1) 자음 ‘ㅎ’의 빠지기
① 모음과 모음사이에서 : ‘좋아’, ‘넣어’
② 울림소리와 모음사이에서 : ‘조용히’, ‘튼튼히’ ; ‘옳아’
(2) 자음 ‘ㅅ’의 빠지기
‘그것’, ‘저것’ 등.
이밖에도 ‘고만두다’과 ‘관두다’로 줄어들 때처럼 ‘ㅁ’이 빠지는 현상도 있다.
3) 소리마디의 빠지기
(1) 대표적인 경우
① ‘르’의 빠지기 (책 오타) : ‘나를’
② ‘느’의 빠지기 : ‘나는’, ‘저는’
③ ‘그’의 빠지기 : ‘그것’, ‘그거’
④ ‘러’의 빠지기 : ‘이렇게’, ‘저렇게’
⑤ ‘시’의 빠지기 : 보조용언 ‘싶다’
이밖에도 ‘-면’의 ‘ㅕㄴ’이 빠지기도 한다. ‘늦으면’, ‘그러면’
(2) 여러 소리빠지기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① 자음빠지기 + 모음빠지기 : ‘저것을’ ; ‘놓은’
② 자음빠지기 + 소리마디빠지기 : ‘그것’
③ 자음빠지기 + 모음빠지기 + 소리마디빠지기 : ‘그것은’이 ‘건’으로.
2. 소리줄이기
1) 모음줄이기
① VV → V : ‘아이’, ‘그것이’, ‘사이’
② VV → GV : ‘남기어’, ‘보아’
③ VGV → V : ‘하여’
④ VGV → GV : ‘되여’
⑤ VVV → GV : ‘이 아이’
⑥ VVVV → GV : ‘이 아이를’ (‘저 아이를’ 같은 경우 서울말에서는 ‘젤’로 된다.)
2) 자음줄이기
거센소리되기와 된소리되기가 있지만, 입말에서는 된소리되기만 나타난다. ‘어디다’
3. 소리빠지기와 소리줄이기의 얽힘
1)모음빠지기와 소리줄이기의 얽힘
① 모음빠지기와 거센소리되기 : ‘조용하지 (않다)’
② 모음빠지기와 된소리되기: ‘어디다’
2) 자음빠지기와 모음줄이기의 얽힘
‘놓아라’는 ‘ㅎ’이 빠지면서, ‘그것이’는 ‘ㅅ’이 빠지면서 모음축약이 나타난다. ‘뭐’, ‘관두다’
3) 소리빠지기와 소리줄이기의 복잡한 얽힘
① 두 개의 줄이기와 하나의 빠지기 : ‘그렇지 않다’, ‘옳지 않다’, ‘좋지 않다’
② 두 개의 빠지기와 하나의 줄이기 : ‘어떻게 하구’
3절 입말체의 억양
언어행위는 문장을 단위로 하며 문장은 억양을 항구적인 표식으로 하고 있다. 억양은 단어들을 하나의 문장으로 묶어주는 요소이다. 글말체에도 억양은 잠재적으로 존재한다. 다만 입말체에서처럼 다양한 양상을 띠지 못한다.
1. 입말체에서의 억양의 중요성과 특성
1) 입말체에서의 억양의 중요성
입말체 문장에서는 토가 붙지 않은 단어, 바뀐 어순, ‘불완전한’ 문장 구조 등이 많이 쓰이므로 억양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같은 단어 결합이 억양에 따라 다른 문장이 될 수 있다. (31쪽, 그림1) ‘책’, (33쪽 그림3) ‘뭐?’.
억양은 ‘비웃음, 비꼼, 야유’ 등을 나타낼 수도 있다. ‘거참 잘 됐다.’, ‘대단히 빠르군’. 이밖에도 억양으로 ‘기쁨, 반가움, 즐거움, 슬픔, 노여움’ 등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한편, 억양은 대우 관계 표현에서도 이용된다. 어른에게 너무 빨리 말하는 것은 실례이다.
2) 입말체에서의 억양의 특성
입말체의 억양은 다양하고 섬세하다. 문말의 억양 패턴들은 다양한 기능을 부담하고 있다. 소리빛갈(어조), 끊기(휴지), 속도(발화속도) 등이 상황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이용된다.
입말체는 억양의 굴곡과 변화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억양의 패턴, 어조, 휴지, 발화속도의 변화가 다채롭게 실현된다. 입말체에서는 뜻마루(초점요소)도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입말체에는 뜻마루만으로 이루어진 문장도 많다.
입말체의 억양에는 화자의 개성적 특성이 뚜렷이 반영되어 있다. 화자의 발음생리적 능력과 수준, 말버릇, 건강상태나 심리상태, 방언적인 영향 등을 억양을 통해 알 수 있다.
2. 입말체에서의 소리마루
1) 뜻마루의 기능
(1) 문장구성에서의 뜻마루의 기능
뜻마루를 가진 문장성분은 언제나 문장에서 중심적이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생략되지 않는다.
② 자체로 문장이 된다. : ‘(어디에 갈래?) ; 매점!’, ‘매점에 가자 ; 매점?’
③ 문장에 들어간 단어들은 뜻마루를 가진 단어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④ 대화에서 주는말 문장의 뜻마루가 받는말 문장의 뜻마루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2) 내용전달에서의 뜻마루의 기능
① 내용 가운데 ‘새것’을 나타내는 부분에 온다.
② 이야기되는 내용 가운데 더 중요한 것을 나타낸다.
③ 말하는 사람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나타내는 부분에 온다.
④ 강조하려는 부분에 온다.
⑤ 같은 행동이나 사실과 관련된 대상 가운데 어느 한 대상을 지적할 때 그 대상을 나타내는 단어에 온다. : ‘수영이야 수남이보다 철규가 낫지.’
⑥ 자신의 입장을 밝힌 다음 상대의 입장을 물어볼 때 상대방을 나타내는 단어에 온다.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많거나 한 경우에 한 문장에 여러 뜻마루가 있을 수 있다. ‘내가, 어제, 정문 앞을 지나가는 널 보았다.’
2) 길게 내는 소리마루의 기능
① 반대의 뜻을 가진 단어를 통해 야유를 나타낼 때 : ‘대단히 좋다’
② 놀라움을 나타낼 때 : ‘진짜로 진짜?’
③ 어떤 성질이나 상태의 정도가 큼을 나타낼 때 : ‘큰 곰이 나타났어’
④ 열거할 때 : ‘우리 농장엔 사과, 배, 복숭아, 살구, 포도, 없는 과일이 없답니다.’
⑤ 반가움, 기쁨을 나타낼 때 : (42쪽, 그림6)
⑥ 평가하거나 칭찬할 때 : ‘좋아, 가슴을 쭉 펴’, ‘이제 됐어, 좀 쉬어’
⑦ 앞에서 한 말을 되풀이하여 대답할 때 : ‘날씨가 추워진대요 ;뭐? ;날씨가 추워진대요.’
⑧ 가볍게 행동을 요구할 때 : ‘집에 와서두 공부해야 돼.’
⑨ 다짐을 받기 위해 물을 때 : ‘또 말대답질을 하겠니, 안하겠니?’
⑩ 상대방에 대해 불만이나 걱정을 표시할 때 : ‘옷차림이 이게 뭐냐?’
⑪ 상대방을 설복·확신시킬 때 : ‘그 공장을 구경할 수 있나요? ;그럼 오기만 하라구.’
⑫ 자신에 대한 못마땅함, 불만을 표현할 때 : ‘이러다간 차를 놓치겠다. 서둘러야지.’
3. 입말체에서의 끊기
1) 문장구성에서의 끊기의 기능
입말체에서는 바뀐 어순이 많고, 마지막 단어의 형태도 다양하기 때문에 문장의 한계를 정하는 문제가 어렵다. 입말체 문장 구분의 가장 중요한 표지는 끊기이다. ‘길게끊기’는 문장 뒤에만 온다.
또한 같은 단어의 배열도 끊기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문장이 되기도 한다.
‘우리// 언니 책/ 아까/ 가져왔어’ ; (우리가 언니의 책을 -)
‘우리 언니// 책/ 아까/ 가져왔어’ ; (우리 언니가 책을 -)
‘우리 언니 책// 아까 가져왔어’ ; (우리 언니의 책을 -)
2) 감정정서표현에서의 끊기의 기능
① 격양 : ‘이번 학기엔/ 꼭/ 1등을/ 할거야’
② 강조 : ‘우린 지금 / 동무를 / 기다리고 있소.’
③ 흥분 : ‘책임비서동지// 넘어/ 갑니다. 불길이 훨훨/ 넘어갑니다.///’
④ 주의집중 : ‘난// 이 세상에 있는 거 다 알았으면 좋겠어요.’
⑤ 당황 : ‘뭐/// 그게/ 어떤 설비라구/ 마사먹는단 말이냐/// 이거/ 참/ 큰일/ 났구나.’
⑥ 단호함 : ‘명령은// 무조건/ 끝까지/ 관철해야 하오.’
⑦ 미안함과 망설임 : ‘선생님// 저/ 열이/ 몹시/ 나서/ 집엘-’
⑧ 시간적 여유를 얻기 위해 : ‘그리구// 철남의 모자를 잊지 말구 사오너라.’
⑨ 깊은 생각을 할 때 : ‘나두/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지금은/ 어려울 것 같소’
4. 입말체에서의 말의 속도
1) 이야기되는 내용에 따라 말의 속도가 조절된다.
① 명확히 전달해야 할 땐 느린 속도로 말한다.
② 서로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비교적 빨리 말한다.
③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속도를 조절한다.
2) 듣는 사람에 따라서도 속도가 조절된다.
① 이해력이 낮은 사람들과 말할 때는 천천히 말한다.
② 웃어른과 말할 때는 비교적 느리게 말한다.
3) 이야기가 진행되는 환경과 정황에 따라서도 속도가 조절된다.
주위환경이 활기를 띠고 빨리 움직일 때에는 속도가 빨라지며 반대로 여유가 있거나 느리게 움직일 때는 느리게 이야기한다. 침울한 분위기에서도 말의 속도고 조절된다.
4) 말하는 사람의 감정정서에 따라 말의 속도가 조절된다.
① 격한 마음일 때는 말 속도가 빨라지고 진정되었을 때는 속도가 느려진다.
②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때는 빨라지며 정중한 마음일 때는 느려진다.
③ 업수이 여기는 마음이 있을 때 말 속도가 빨라진다.
④ 조급해지면 빨라지고 침착할 때에는 느려진다.
5. 입말체에서의 소리빛갈
1) 이야기되는 내용에 따라 소리빛갈을 달리한다.
‘토끼가 깡충깡충, 곰이 껑충껑충’
2) 옮김말을 옮기는 말과 구별하기 위하여 소리빛갈을 달리한다.
3) 서로 다른 사람의 말은 다른 소리빛갈로 발음한다.
‘아버님, 그동안 건강하셨어요?’
‘할아버지, 안녕하십니까?’
‘오냐 우리 철봉이가 왔구나!’
4) 말을 듣는 사람에 따라 소리빛갈을 달리한다.
‘얘야, 너 몇 살이냐?’
‘옥희 동문, 지금 몇 살이요?’
5) 이야기가 진행되는 장면에 따라 소리빛갈을 달리한다.
6) 감정정서에 따라 소리빛갈을 달리한다.
① 정중·엄숙한 분위기에서는 깊고 굵은 소리를 쓴다.
② 심각한 느낌을 나타낼 때에도 깊은 소리를 이용한다.
③ 친근감을 나타낼 때에는 얕은 소리를 이용한다.
Ⅲ 입말체의 어휘의미론적 특성
1절 입말체의 어휘론적 특성
1. 고유어를 기본으로 하는 어휘
입말체에서 고유어를 기본으로 하는 것은 입말체의 형성·발전의 특성과 관련된다. 입말체는 대체로 일상생활과 관련된 내용들이 이야기된다. 그리고 대중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내용은 대부분이 고유어에 의하여 표현된다.
일상에서 쓰이는 말 중에 가족·친족관계어, 대명사, 신체를 나타내는 말, 노동 도구, 음식물, 생활 도구, 자연 현상, 동식물 이름, 수사, 움직임을 나타내는 말, 사물의 상태를 나타내는 말 등에는 고유어가 많다. 이는 고유어 자체가 대중성과 통속성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2. 어휘부류의 다양성
1) 입말체어휘와 중성체어휘
입말체와 글말체에 같이 두루 쓰이는 어휘를 중성체어휘라고 한다. 절대다수의 어휘는 중성체어휘이다. ‘책, 나무, 땅, 바다, 그것, 가다, 보다 등’
(1) 입말체어휘의 특성
거의 모든 입말체어휘가 고유어이며, 입말체어휘는 이해가 용이하고, 대체로 감정·정서적 뜻빛갈을 지닌다. 가령 ‘저’, ‘계시다’는 존경, ‘상판’, ‘대갈통’은 낮잡음, ‘고것, 요것’은 귀여움의 뜻빛갈을 나타낸다. 또한 입말체어휘는 기능·문체적이지 않은 일반어휘들이다.
(2) 입말체어휘의 갈래
입말체어휘는 입말체의 뜻빛갈만 갖고 감정·정서적 뜻빛갈은 없는 일반 입말체어휘와 감정·정서적 뜻빛갈을 갖는 감정·정서적 입말체어휘로 나뉜다. 전자의 예로는 ‘거지반, 거시기, 살그머니’ 등이 있고 후자의 예로 ‘잡수시다, 아빠, 꼬마, 요것, 배때기 등등’이 있다. 감정·정서적 입말체어휘는 존경어, 친밀어, 지소어, 속어 등이 있다.
2) 생활세태적 어휘
의식주와 풍습에 관련된 어휘들이 여기에 속한다. 생활세태적 어휘는 글말체에서도 쓰일 수 있지만 입말체에서 보다 많이 쓰이고 있다. 따라서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가 진보함에 따라 입말체에서 쓰이는 어휘의 범위는 끊임없이 넓어진다.
3) 감동사적 어휘
감동사는 말하는 사람이 자기의 감정이나 의지, 태도를 직접 나타내는 단어로 입말체의 성격을 많이 가지고 있다. ‘아, 아차, 아이참, 이크, 원, 저런 등등’.
감정만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요구나 의지를 나타내는 감동사들도 있다. ‘자, 어서, 아서라, 쉿, 어부바, 옜소 등등’.
또 상대방의 말에 대한 말하는 사람의 태도를 나타내는 감동사도 있다. ‘예, 응, 오냐, 그래, 암, 그럼, 아무려나, 아무렴, 글쎄 등등.’
4) 입말체빛갈을 띤 굳어진말
‘눈 깜짝 할 새’, ‘고생문이 열리다’, ‘미역국 먹다’, ‘까마귀 고기를 먹다’ 등.
3. 줄어진 어휘와 축약어휘
1) 줄어진 어휘
단어를 이루는 일부 말소리나 소리마디가 줄어져 이루어진 단어가 있다. 줄어진 어휘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단어를 이루는 말소리가 빠져서 이루어진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몇 개의 말뿌리(어근)이 합쳐서 이루어진 말에서 몇 소리만 따서 만든 것들이다.
말소리가 빠지는 경우 : 거(것), 거참(그것참), 말(마을), 암말(아무말) 등등.
합친 말에서 몇 개의 마디를 딴 경우 : 교대(교원대학), 농대(농업대학) 등등.
2) 축약어휘
축약어휘는 말소리들이 준 결과 다른 말소리가 된다는 점에서 ‘줄어든 어휘’와 다르다.
(1) 하나의 줄기가 줄어든 축약어휘 : 그깐(그까짓), 뭐(무엇) 등.
(2) 줄기와 토가 줄어든 축약어휘 : 거게(거기에), 그래서(그리하여서), 용타(용하다) 등.
(3) 단어결합이 줄어든 축약어휘 : 갸(그 아이), 옜네(여기 있네) 등.
2절 입말체의 의미론적 특성
1. 비유적 뜻의 적극적인 쓰임
언어적 환경과 이야기 참가자들의 경험과 약속 등에 의하여 비유적 뜻이 쉽게 파악될 수 있다는 점에 기초한다. 논리성보다는 직관의 문제이고, 형상성에 대한 요구가 높은 입말체의 일반적 특성이 하나의 동인이다. 비유적 뜻이 대체로 민중의 입말에서 생겨났으며 그 비유적 의미의 기초도 일상생활 속에 있는 경우가 많다.
1) 은유적 뜻의 쓰임
성질이나 표식, 모양, 역할이 본뜬 것과 비슷한 것에서 단어가 가지게 된 뜻이다. : ‘(모습이) 너를 빗겨 썼구나.’, ‘잔소리 대접’, ‘자넨 아직두 그믐밤이군.’
2) 환유적 뜻의 쓰임
본뜻이 나타내는 대상이나 현상과 시공간적으로 혹은 논리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에서 생겨난 뜻이다. : ‘그 집에는 아침부터 신바람이 났습니다그려’. ‘저녁이나 먹고 가거라.’
3) 제유적 뜻의 쓰임
전체가 부분을 나타내거나 부분이 전체를 나타내는 쓰임을 가리킨다. : ‘차를 놓쳤으니 다음 차를 탈 수밖에.’
2. 장면적 뜻
일정한 장면에서만 파악되는 뜻을 장면적 뜻이라고 한다. 입말체에서 많이 쓰인다. 흔히 대명사나 ‘하다’, ‘되다’ 등의 대동사가 장면적 뜻을 가지게 된다.
1) 어떤 대상이나 현상에 대한 장면적 뜻 : ‘(만년필을 주며) 이걸 가지구 가라.’
2) 행동이나 상태에 대한 장면적인 뜻 : ‘(문제를 풀다가) 했니? / 됐니?’
3. 뜻이 없는 ‘허식적’ 단어
1) 군더더기로 쓰이는 뜻이 없는 ‘허식적’ 단어
이 부류의 허식적 단어는 없을수록 좋다. 다음 이야기를 생각해낼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이야기를 꺼릴 경우 혹은 입버릇이 되어서 군더더기의 말을 하게 된다. : ‘에, 해일이라는 것은 바다물이 …’, ‘저기 말이야, 미안한데, …’
2) 우스개소리나 야유에 쓰이는 뜻이 없는 허식적인 단어
문장의 구성상으로나 대화의 구성상으로 보아서는 필요한 단어부류이지만 단어에 의미는 없다. : ‘세월아 네월아’
4. 특수한 뜻으로 쓰이는 단어들
1) ‘어디’
벼르거나 다짐을 나타냄 : ‘어디 두고보자.’
매우 대단함 : ‘여섯 켤레가 어디요.’
부인함 : ‘무슨 일인지 어디 알 수 있어야지.’
‘그러면’의 뜻 : ‘어디 한 번 볼까?’
추궁함 : ‘어디 말 좀 해봐! 어째서 …’
‘원’, ‘참’ 등과 같은 쓰임새 : ‘이거야 어디 배짱이 맞아야 해먹지.’
겸손한 태도 : ‘저야 어디 그럴만한 힘이 있습니까?’
2) ‘뭐’
부를 때 답함 : ‘옥이야! ; 뭐?’
되물음 : ‘직장장 동지 회의에 오시래요. ; 뭐?’
놀라움 : ‘뭐? 금철이가?’
이야기된 내용을 강조함 : ‘내일부턴 시험을 치는데요 뭐.’
어떤 사실에 대한 반대의 뜻을 강조함 : ‘뭐, 있으면야 안주겠소?’
겸손한 태도 : ‘나야 뭘 볼줄 아나요.’
거의 확정적인 것을 말할 때 : ‘이번 학기에는 창남이도 뭐 최우등을 했는가봅디다.’
가벼운 반박 : ‘수남이는 아직 안왔니? ; 아까 왔는데요 뭐.’
자신감, 확신 : ‘이 문제를 풀 수 있니? ; 이거야 뭐.’
3) ‘무슨’
‘왜’, ‘어쩐’의 뜻 : ‘무슨 비가 이리도 많이 올까?’
반대의 뜻을 강조할 때 : ‘다시 찾아보오. ; 다 찾아봤습니다. 그게 무슨 바늘이라구.’
겸손한 태도 : ‘분조장 아바이, 나오십시오. ; 나야 무슨, 여기가 좋수다.’
가벼운 반박 : ‘비가 오겠다더라, 우산을 가지구 가거라. ; 구름 한점 없는데 무슨.’
4) ‘아니’, ‘옳다’, ‘그저’, ‘이거’, ‘저거’ 등
‘아니 큰아버지가 오시는군요.’ - 놀라움
‘옳지, 영식이한테 물어보면 되겠구나!’ - 생각이 떠오름
‘저거, 물이 넘어나는구나!’ - 놀라움
‘저 미국놈의 개를 그저.’ - 벼름
5) ‘새나
‘-나’, ‘-기나’ 뒤에 붙여 그 행동이나 사실이 필요하지 않다는 태도를 표시한다.
‘솜옷을 입지 않겠나? ; 솜옷이나새나. 춥지 않아.’
3절 입말체의 명명적 특성
대상, 현상, 행동, 성질 등에 대한 정확한 명명(命名) 없이는 사람들 사이의 초보적인 의사소통도 이루어질 수 없다.
1. 장면적인 명명
입말체의 명명적 특성에서 가장 뚜렷한 것은 장면적인 명명이다. 명명은 사전적인 명명과 장면적인 명명으로 나뉜다. 사전적명명은 맥락에 관계없이 정해진 대상을 지시하지만 장면적명명은 일정한 장면에서만 파악되는 명명이다.
‘이건 우리 생필에서 만든 전기밥가마요.’에서 ‘생필’은 ‘생필직장’에 대한 장면적 명명이다. ‘국어 떴다.’에서 ‘국어’는 중고등학교에서 학생에 의한 ‘국어 교원’에 대한 장면적 명명이다.
입말체에서 장면적 명명이 많이 쓰이는 것은 무엇보다도 언어행위가 구체적인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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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국어원은 양심의 자유를 상상할 수 있을까 (0) | 2007.03.20 |
[본문스크랩] 국어원은 양심의 자유를 상상할 수 있을까 (0) | 2007.03.20 |
쓰기-발화, 문어-구어 (0) | 2007.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