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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izing

12월 둘째 주 고대신문 칼럼 [冷箭]

by 앎의나무 2004. 12. 6.
12월 둘째 주 고대신문 칼럼 [冷箭]
대한민국 노무현 대통령과 선수와 이건희 삼성회장이 힘겨루기를 한다면 누가 이길까? 한쪽은 권력의 최고봉이고 한쪽은 재력의 최고봉이다. 공부도 안되고 취직도 안되고 재미나는 일도 없는 세상인데 뜬금없이 이건 또 뭔소리냐고? 그래도 한번 생각들 해보시라. 어떻게 보면 지금 왜 이렇게 취직하기가 힘든지, 부모님이 왜 그렇게 불경기 탓을 하시며 울상이신지를 알 수도 있는 문제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무현 대통령이 진다. 지난 대선 당시 대통령을 지지했던 나로서는 착잡하기 그지없는 노릇이지만 확실히 그렇다. 왜냐고?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가 그렇게 생겨먹었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자본주의 역사를 좀 얘기해야 하는데 대충 이렇다.

자본주의를 형성시켰고 또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핵심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시장이요 다른 하나가 자본이다. 이 시장과 자본이라는 것은 중세시대 화폐경제가 발달하면서부터 등장하기 시작한다. 초기 시장은 수공업자들에 의해 물물교환의 형식으로 형성됐지만 점차 생산과 교환이 늘어나면서 전문 상인들에 의해 화폐교환의 형식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화폐를 매개로 부를 축적한 상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들이 곧 초기 자본가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이들이 경제적으로는 여유로운 생활을 누렸지만 당시 봉건사회 환경에서 계급적으로도 대우를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기에 봉건영주라는 계급은 무척이나 성가신 존재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들 자본가들은 봉건사회 말기로 가면서 그렇잖아도 지주계급에 불만이 많던 농민을 이용해서 봉건주의, 계급주의 타도를 외친다. 지배계급만 없어지면 모든 가치는 자본의 양으로 결정되고 그것은 곧 자본가의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겉으로는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원칙을 내세운다. 그 대표적 예가 1789년 프랑스 혁명 아닌가. 자본가의 이윤추구에 방해가 되는 세력을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제거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결국 자본의 힘은 권력을 이긴다.

요즘 경제얘기 하기 시작하면 입에 게거품 무는 사람 많겠지만 기실 거품 물 정도로 힘든 원인 중 하나가 기업의 투자 부족에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왜 투자를 안하는가? 돈은 남아 돌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노무현에 대한 재계의 불신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서민들만 힘들어졌다.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 이들 사이에 점점 대통령에 대한 불만과 불평이 많아지고 있다. 자칫하면 중세 농민을 이용해 지주와 귀족을 몰아낸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면 심하게 '오바'하는걸까?
지당하신 말씀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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