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 박권일 <88만원세대>, 레디앙, 2007.
[…]는 생략표시
[ ]는 본인이 주를 단 것
{ }는 내용요약
단락 끝의 숫자는 인용 쪽수
여기까지 이야기했으면 눈치 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서로 싸우는 대신 협력해서 개미귀신과 맞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건은 벌어지기 어렵다. 왜냐하면 개미지옥 내부에서 일종의 ‘죄수의 딜레마’가 발생하기 때문이다.모두 목숨을 걸고 개미귀신과 싸워야 겨우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몇몇이 방관할 경우 싸우는 것은 명을 재촉하는 일일 뿐이다.결국, 다들 목숨 걸고 싸우는 대신 조금 늦게 잡아먹히길 원하게 된다. 승자독식 체제에서 고졸실업과 비정규직의 여성화라는 문제는 이렇게 잔혹하다. (198p)
{20대는 힘이 없다. 형 누나 세대에게 붙거나 부모 세대에게 붙을 수밖에 없는데, 이익을 따지자면 부모 세대에게 붙을 수밖에 없다. 20대의 우경화는 이런 문제와도 결부된다} (205-213을 읽고)
오랫동안 인질로 잡혀 있던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6년 동안 사교욱에 붙잡혀 있던 사람들은 정상으로 돌아오기 어렵다. 당연한 일이다. 중고등학교만 치더라도 6년 동안을 집단 유괴범 같은 흉악범들에게 “공부 안하면 죽인다”는 협박과 “돈 가져오지 않으면 너는 죽는다”는 협박을 받았던 사람이 제 정신이라면 이상한 일이다. 이 충격은 평생을 갈 충격이다. (224p)
[문제 상황의 타개를 위해서는?]
간단한 죄수의 딜레마 같은 모델로도 그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 게임을 소통 게임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열쇠를 가진 사람들이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신자유주의의 일방적 흐름 속에서 개개인이 어떻게 파편화되어 가장 간단한 절차적 민주주의도 지키기 어렵게 되고,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 사회가 파시즘 사회로 전환되는지를 직접 목격할 수 있게 된다. (297p)
개인과 구조 혹은 제도 같은 것만으로 한 번에 이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길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길을 걸어갈 수 잇는 것 자체가시스템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와 경제 선진화라는 두 가지 표현은 사실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아니다. (300p)
우리나라는 일본을 우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나라가 외국으로 유학 가지 않고 일본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은 이미 70년대의 일이다. 일본의 경우는 크게 보면 중남미형보다는 유럽형에 훨씬 가깝다.20대가 삶을 선택하는 패턴만 본다면, 한국은 중국, 인도와 함께 미국 유학생이 가장 많은 국가이고, 청년을 둘러싼 사회경제적구조의 관점으로 이 현상을 해석한다면 선진국보다는 덩치 큰 개발도상국 범주에 훨씬 가까운 패턴인 것이다. […]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개인도 경제를 생각하는 방식이 상당히 변해야 할 것이고, 그런 개인들을 조율하고 사회적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식도 변해 있어야 할 것인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을 생태경제학에서는 공진화(co-evolution)라고 표현한다. (pp. 30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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