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는 손을 쳐들며 뒷걸음으로 몇 발짝 물러났다.
내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 자식은 뒤로 돌아서더니 신문배달 소년처럼 멈추지도 않고 휭하니 달려가 버렸다.
나는 갑자기 낯선 고장에 내던져진 것 같았다.
가만 있어봐, 여기가 어디였지?
몇 번을 두리번거리다가 천천히 걸었다.
가슴에서부터 목구멍으로 울컥하더니 뺨에 뜨거운 것이 흘러내렸다.
나는 입을 크게 벌리고 허공을 향하여 큰숨을 내쉬다가, 소리를 내어 울다가 하면서 걸었다.
어쩐지 후련했다.
12. 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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