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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Essay

'또는'의 형성

by 앎의나무 2009. 2. 28.

‘또는’은 17세기 <捷解新語>에 처음 등장하며, 일본어 ‘またわ’의 직역 표현이다. 초기에는 [거기에 더해], [그렇지 않더라도]의 용법으로 사용되며 사용 빈도가 미미하다.

개항 이후 급격하게 사용 빈도가 증가하며 [그렇지 않으면]의 용법을 가지게 된다.

「두견성」 같은 번안 소설들이나 이광수 등의 일본 유학의 경험이 있는 작자의 글에서부터 그런 변화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변화의 과정에서 일본어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듯하다.

그러나 ‘또는’의 기능 변화가 단절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또는’이 사용된 문례들을 살펴보면 기존의 용법과 현대적 용법으로 모두 읽힐 수 있는 연결 맥락적 용법의 증가와 현대적 해석의 증가 추이가 드러난다.

한편, 개화기의 ‘또는’의 용법이 얼마나 현대적인가는 작가가 누구인가에 따라 상당히 편차를 보인다.

가령 이광수는 김유정보다 이른 시기에 활동을 했지만 ‘또는’을 현대적인 용법으로 사용한 비율이 김유정보다 높다. 


cit. '또는'의 형성. <국어사연구>8, 국어사학회, 2008년 10월. 39~5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