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cializing/What Is History?

역사에서의 인과관계

by 앎의나무 2009. 2. 26.

앙리 푸앵카레는 말한다: 과학은 '다양성과 복잡성을 향하여' 그리고 '동일성과 단순성을 향하여' 동시에 나아가는 것이며, 이중적이고 명백하게 모순적인 과정이 지식의 필요조건이다.

러셀은 말한다: 과학에서의 모든 발전은 최초의 조잡한 획일성에서 우리를 분리하여 원인과 결과의 더 큰 변이로, 또 관계 있다고 생각되는 원인의 끊임없는 확대의 범위로 우리를 인도해 가는 것이다.

원인의 다양화와 단순화의 상호작용.


역사에서의 필연이나 우연이라는 표현은 일반적 의미에서 둘 다 함정이다.

역사가는 자유의지를 거부하지 않는다. 단, 이는 자유로운 행위에 원인이 없다는 괴상한 가설에 입각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역사가는 필연성이라는 문제로 고민하지도 않는다. 역사가도 때로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여 어떤 것을 ‘필연적’이라고 말할 때도 있지만, 그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사건을 기대하게 하는 여러 요소의 결합관계가 압도적으로 강했다는 것을 뜻할 따름이다.

 

이론적으로는 역사상의 가정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 결정론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고, 역사와도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나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역사적 결과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고, 이들은 자신들의 항의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한다.

현대사에 있어서의 난점은 사람들이 아직도 모든 선택이 기정사실에 의해 불가능해졌다고 생각하는 역사가의 태도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깨닫는 데 있다. 이것은 순전히 감정적이고 비역사적인 반응이다.

 

사실 오늘날의 역사에서 우연의 역할은, 그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몹시 과장되어 있다.

그러나 두 독립된 인과관계가 충돌하여, 역사가의 관심을 끄는 주된 인과관계가 끊어지는 것을 소위 역사에서의 우연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우연을 설명으로 대체하는 것은 무지의 소산이다.

어떤 사실이든 그 의의와 중요성이 인정되기만 하면 역사적 사실이라는 지위로 승진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역사가가 원인을 밝혀낼 때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밟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가와 원인의 관계는 역사가와 사실의 관계와 같이 이중의 상호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원인이 역사적 과정에 대한 역사가의 해석을 결정함과 동시에 역사가의 해석이 원인의 선택과 정리를 결정한다. 여러 원인 사이의 상하관계, 그중 하나나 또는 한 쌍의 원인이 지닌 상대적 중요성이야말로 역사가의 해석의 본질이다.

그리고 이것이 역사에 있어서의 우연의 문제를 푸는 실마리를 준다. 클레오파트라의 코 모양 등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우연이다.

역사란 역사적 의미라는 관점에서 본 선택의 과정이다.

다른 원인-결과의 연쇄가 우연적인 것으로서 배척되는 것은, 연쇄 그 자체가 [역사가의 관심 안에 있는 사실들의 인과 연쇄에서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 ‘과거와 현재’라는 편리한 말을 줄곧 사용해 왔다. 그러나 현재란 과거와 미래를 가르는 가공의 선이라는 관념적 존재에 불과하다. 현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이미 현재와는 다른 시간적 차원을 논의 속에 스며들게 하고 있다. 과거와 미래는 동일한 시간선상의 일부이기 때문에, 과거에 대한 관심과 미래에 대한 관심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Socializing > What Is Hi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보로서의 역사  (0) 2009.02.26
역사와 과학과 도덕  (0) 2009.02.26
사회와 개인  (0) 2009.02.17
역사가와 사실  (0) 2009.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