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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cetera

방언조사를 마치고,

by 앎의나무 2006. 7. 30.

(사진은 제주시에 있는 한라수목원 정상에서 바다와 제주 시내를 배경으로)
삼방산이 보이는제주 서남해안의사계리를 중심으로 벌인 22차 방언조사 ㅡ
바닷가 그늘진 곳 삼삼오오 앉아 여유롭게 밑반찬 다듬고,
이런저런 이야기나누시던해녀 아주머니 할머니들-
나이에 비해많이 젊어보이시더라
그리고 해녀분들이 제주말에 대해가지고 있던정확한 직관... 감동!
전체적으로 제주 서남해안의 농촌마을엔마늘까기의 계절이 찾아왔다.
배수가 잘되는 토양이라 마늘 농사를 많이 짓는 것이 아닐까라는 쟝의 추측-
그 추측에 대한 조원들의 미심쩍인 반문들^^;
마늘을 까면서도 기꺼이
"아기드른 어서 완,거- 아즈라,무사 고라는 말 들을 게 셴 제주 완"
(젊은이 들은 어디서 왔어? 거기 앉아라. 무슨 이르는 말 들을게 있다고 제주에 왔어-)
라며 자리를 마련해 주고 커피, 라면, 간식거리 등등을 내오는 동네 인심.
(사실 인심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다..머 관광지니까, 그러려니.)
친절하게 이런저런 이야기해주시던 마을 이장 아저씨,
마을큰 길 가운데큰 녹나무 한 그루
그 아래로 내린나무 그늘에 앉아 마늘을 까고 계신 주민들,
우리도 몇몇은 마늘을 같이까드리고,
몇몇은 그와중에 계속 말을 걸고 녹음을 하며 방언을 채집하고...
그리고 또,
계속 우리들에게 관심을 갖고 보살펴 주신 숙소의 주인 아줌마 아저씨,
통역 도우미로 와준 제주도에 사는 국문과 친구들과 그 친구들
닷새째오전 조사를끝으로방언 채집은 끝났다.
그날 오후엔다같이 자료를 정리하며 사계리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밤에는 파도소리가 전율처럼 들려왔다 수그러들고,
이내 다시 몰려오기를 반복하는 곳에서의 일주일이 끝나고 있었다.
다음날 비행기로 서울로 돌아와야 했기에
후배들의 엠티에서 빠져아침 일찍 제주시로 왔다.
출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제주 시내 관광을 하기로했다.
그래서 들른 곳이 삼성혈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한라수목원
학부 1학년유럽 여행 때에
유럽 도시들의 자연사 박물들은 빼놓지 않고 둘러 보았었는데,
제주의 민속자연사박물관은 그들과 비교하여 전혀 빠지지 않을 수준이다.
오히려 더 정비가 잘 돼 있었던 것 같다.
삼성혈은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와 본 기억과 비교해서 어떨지 궁금해서 들어갔으나,
수학여행 때의 느낌과 다를 바가 없어, 좀 돈이 아까웠다.
(입장료 2500원!!! 박물관도 1100원인데!!!)
수목원은 그 두 곳과는 반대편 끝에 있었고,
교통도 불편해서 땡볕을 20분 가량 걸어야 했다.
기대했던 고산식물을 볼 수 있는 시설이구비되어 있지 않아 조금 실망했지만,
길바닥에 이따금 보이는 점점히 박힌햇빛 조각들이 아니라면
지금이 땡? 내리 쬐는 한낮임을 잊고 말았을,
나무우거진 그늘진 숲길을 걷는 일은
언제나 유쾌한 경험이다.
제주항공 노란비행기를 타고 제주를 떠나올 땐,
그 1 주일이 이미 몇 년 전 겪은 일인 양
아득하기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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