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차가운 냉철함과 따뜻한 온정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살만한 것이며, 이럴 때 냉철함을 기반으로 한 논리성과 온정에 초점을 둔 이해와 공감이 더욱 빛날 것이다.
[사고 - 감정 TEST]
다음의 글을 읽으면서 A와 B 중 자신에게 가까운 쪽에 표시하시오.
지금 당신은 며칠 후에 내야 할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바삐 가고 있다. 그런데 그리 친하지 않은 과 친구가 어두운 표정으로 당신 앞에 나타났다. 그 친구는 머뭇거리더니 "혹시 시간 있니?"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질문 1 이때 당신이 시간적 여유가 별로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반응합니까?
A 일단 어떤 일 때문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왜, 무슨 일인데?"라고 묻고,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지금은 시간이 없는데, 다음에 이야기하자"라고 말한다.
B 그 친구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무슨 안 좋은 일 있니?"라고 걱정스러운 태도로 물은 후, 설사 중요한 일이 아니더라도 그 친구가 상처받거나 서운해 할까봐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어렵다.
친구가 안 좋은 일이 있다며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해서 그 부탁을 들어주었다. 학교 내 휴게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친구가 두서없이 감정 섞인 말투로 자꾸 오락가락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
질문 2 당신은 이런 친구에 대해 어떻게 반응합니까?
A 구체적인 내용이나 안 좋은 일의 원인과 결과,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을 한다.
B 일단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 친구의 힘들었던 점에 대해 "저런, 힘들었겠다." 등과 같은 표현을 통해 공감하고 이해해 주려고 노력한다.
한참을 이야기 한 후, 친구는 시간을 내주어 고맙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신은 친구에게 도움을 준 거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질문 3 당신은 어떤 순간에 친구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낍니까?
A 안 좋은 일의 원인을 밝혀주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었을 때
B 그 친구의 어두운 표정이 환해지며 내게 고맙다고 이야기할 때
결과
A가 많으면 사고형 B가 많으면 감성형
사고형 vs 감정형
사람들 간의 다름을 만들어내는 세 번째 차이는 세상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사고형과 감정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고형의 성격을 가진 사람은 개관적이고 합리적인 나름대로의 논리와 원칙에 따라 판단하는 반면에, 감정형의 성격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감정(즉,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등)에 따라 결정하거나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거스르지 않는 방향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인다.
앞에서 질문한 사례에서도 사고형 사람들은 힘들어하는 친구의 전후 사정에 대해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어야 공감하고, 거기에 따른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방식의 도움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감정형 사람들은 일단 친구의 가슴 아픔과 정서적인 어려움을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사고형의 경우 적절한 휴먼 스킬(human skill)인 대화 스타일이 보완되지 않는다면, 업무 성과 면에서는 우수한 실적을 발휘할 수 있을지라도 대인관계에서는 상당한 갈등이나 대립을 유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머리 스타일을 새롭게 바꾸고 나서 뭔가 어색해 하는 친구가 "내 머리 어때?"라고 물었을 때, 감정형은 "와, 새로운 스타일이네. 독특하다"라고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데 반해, 사고형은 "너 머리 어디서 했니? 좀 이상하다. 가서 다시 해달라고 해!"라고 말해버린 후 당황하는 친구를 보면서 "내가 친구니까 이렇게 말해주는 거야. 너, 그 머리 하고 어디 가서 망신당할 거 내가 막아주는 거다!"라고 덧붙인다.
이와 같은 감정형과 사고형의 관계는 가족과 같은 친밀한 대인관계에서 더욱 두드러진 특성을 보인다. 감정형인 남편과 10살 난 딸아이가 슬픈 로맨스를 주제로 한 영화에 한껏 몰입해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 손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아! 저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묻는다. 내내 가능하지도 않은 스토리를 가지고 억지로 슬픈 로맨스를 만든 영화를 보면서 뭄ㄴ제점을 분석하고 있던 강한 사고형의 부인이 "감독이 '컷!' 하고 다들 툭툭 털고 일어났을 거야!"라고 대답하면, 그 순간 감정형 남편과 딸은 애틋한 감정적 클라이맥스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소리를 듣게 된다.
하지만 세상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논리를 통해 판단하고 평가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온정과 애정을 가지고 대처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법정에서 피의자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영향을 받기보다 객관적인 증거에 기초해 냉철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판결을 내려야 하는 반면에, 자신의 실수로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아 낙담한 채 들어온 배우자에게는 "뭘 그런 걸 가지고 사람을 구박하고 그래. 그 참 김부장님 그렇게 안 봤는데, 사람 참 인간성이 못됐네!" 라고 말하며 역성을 들어주는 공감과 이해가 필요할 때가 있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삶은 차가운 냉철함과 따뜻한 온정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살 만한 곳이 되며, 이럴 때 냉철함에 기반을 둔 논리성과 사람에 초점을 둔 이해와 공감이 각각 더욱 빛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