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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352

내게 생명을 준, 겨울에게 바칩니다, 12월과 함께 찾아오는 손님이 있지, 겨울, 겨울은 지난 한해를 반성하고 새로운 봄과 시작될 새로운 나날들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라서, 마냥 기쁘기 보다는 내가 만들어온 삶에 대한 반성에서, 반성이 준 깨달음에서, 그 깨달음 끝에 얻은 자화상에서, 자화상을 보고 만든 눈물에서, 눈물로 굳어진 새로은 다짐에서 기쁨을 느껴, 또 한 번, 한장의 얇은 껍데기를 벗은 나를 보고, 자연에 대해 겸허해지며, 삶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며, 당신들의 가치도 나와 같음을 다시 한 번 새기며, 당신들에 대한 사랑과 신뢰도 깊어지지. 그래서 겨울은 마음의 나이테를 새기는 계절이고, 인생을 순례하는 무리들의 어깨에 하얀 축복을 내리는 계절이지. 겨울 윤회의 표지로 세월의 마디마디 하얀 죄사함을 내려 순례자의 어깨를 적시는.. 2004. 6. 21.
일탈 - 언젠가의 일, 주말엔 늦어도 10시쯤엔 일어나 학교로 간다, 원래는 도서관에 가려고 가는 길이지만, 가끔은 학교에서, 혹은 가는 도중에 마음이 혹해서 영화를 보게 되거나, 친구를 만나 여러 유희를 즐기거나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오늘처럼 아예 집을 나서지 않은 건, 아마, 대학교엘 와서 오늘이 처음인 듯하다, 12시쯤 일어난 늦잠에서 비롯된 일이긴 한데, 그래도 학교엘 가보려고 했지만, 갑자기 집에 있어 볼까,라는 충동이 들었다. 처음에 조금 걱정도 되었지만, 지금은 여유롭다, 오랜만에 벅스음악도 편하게 감상하고, 전에 사두었던 스트레칭 혁명이란 책도 보고, 또 책에서 이르는 데로 따라도 해보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건, 또 역시 어떤 경험이 추억 속에 나를 초대하여, 감상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겠지, 원래는 무.. 2004. 6. 21.
인간, 아직,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나는 갖고 있는가? 한없이 나약하고, 어리석고, 자신 안에 갇혀 바둥거리는 존재, 어떤 때는한없이 증오스러운 존재,,..그러나, 그러나, 그걸 절대로 놓아선 안된다, 고대, 중세, 근대를 걸쳐 수많은 사람의 피와 눈물을 대가로 조금씩 쟁취해 온 사람에 대한 사랑, 그 끝까지 가야 해, 그 끝을 이 두눈으로 두눈을 부릅뜨고 똑똑히 봐 주어야 해! 2004. 6. 21.
가을에게 바칩니다 은행나무가 하루 종일 서 있는 길을, 사람들이 왔다가 사라진다, 4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사람도 있고, 가끔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4년을 지내던 그곳을 돌아보는 이도 있다. 사람들은 은행나무길을 지날 때마다 다른 고민과 즐거움을 갖고 오간다. 학점을, 연애를, 취직을, 자식걱정을... 그렇게 사람은 점점 변하여서 멀리가도, 은행나무는 오늘도 조용히 서 있다, 사람의 삶과 그들의 즐거움과 슬픔을 알게 된다, 조용히 찾아오는 앎의 희열을 은행나무는 오늘도 느끼며 담담히 서 있다, 가을에게 바칩니다, 여보세요, 거기~ 슬픈 풍경을 타고 나리는 플라타너스 세어버린 이파리 사이사이 시간을 두고 흐르는 당신, 요사이, 빛의숨결 잦아드는 걸 보니, 한 해가 다, 지나가려나 봐요, 잃은 것이 1 년만치의 기다림.. 2004.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