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umanizing/Haiku26

국화 옆에서 (그림 도구: 싸이월드 갤러리)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2009. 8. 28.
진눈깨비2-죽은벗에게 /황인숙 네 이름 이제는 나를 울고 싶게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가끔 네 이름을 부른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어서 삶이 나를 삐치게 할 때. 네가 안 쓴 달력들이 파지처럼 쌓였던 나날, 이라고 하면 네게 위안이 될까? 오오, 미안, 화내지 말라! 나도, 미친 듯, 살고 싶다! …… 그러면 추위가 벗어질까? 2009. 4. 8.
추천사(鞦韆詞) /서정주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이 다수굿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베갯모에 뉘이듯한 풀꽃더미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조 내어 밀듯이, 향단아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다오. 채색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다오 향단아. 2009. 3. 23.
애도적 유형의 이별시 모든 것이 끝났다 ;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너의 무릎을 껴안고 나는 애처롭게 호소했었지 모든 것이 끝났어요 - 너의 대답을 듣는다 다시는 나 자신을 기만하지 않을 것이다 너를 우수로 괴롭히지도 않을 것이다 지난 일들은 아마도 다 잊게 되겠지 사랑이 날 위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넌 젊고, 너의 영혼은 아름다우니 또 많은 사람들이 널 사랑하게 되리. 이 시는 푸시킨의 (1824)이다. 로쟈님이 프로이트의 이별 유형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애도적 유형의 이별시로 분류한 것이다. 로쟈님 글에 따르면 애도적 유형은 ‘상실 → 슬픔 → 위안’의 단계를 거치고, 우울증적 유형은 ‘상실 → 각인 → 우울’의 경로를 따른다고 한다. 에리히 프롬의 이나 의 해석에 따르자면, 애도적 유형에서 보이는 마음의 .. 2009.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