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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Haiku

애도적 유형의 이별시

by 앎의나무 2009. 3. 23.
모든 것이 끝났다 ;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너의 무릎을 껴안고
나는 애처롭게 호소했었지
모든 것이 끝났어요 - 너의 대답을 듣는다
다시는 나 자신을 기만하지 않을 것이다
너를 우수로 괴롭히지도 않을 것이다
지난 일들은 아마도 다 잊게 되겠지 
사랑이 날 위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넌 젊고, 너의 영혼은 아름다우니
또 많은 사람들이 널 사랑하게 되리.



이 시는 푸시킨의 <모든 것이 끝났다>(1824)이다.
로쟈님이 프로이트의 이별 유형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애도적 유형의 이별시로 분류한 것이다. 로쟈님 글에 따르면 애도적 유형은 ‘상실 → 슬픔 → 위안’의 단계를 거치고, 우울증적 유형은 ‘상실 → 각인 → 우울’의 경로를 따른다고 한다.
에리히 프롬의 <인간의 마음>이나 <사랑의 기술>의 해석에 따르자면, 애도적 유형에서 보이는 마음의 변화는 성숙의 과정인 반면, 우울증적 유형은 자기 안의 세계만을 현실로 인정하는 자아도취적 자기파괴의 악순환쯤 되겠다.

덧) 로쟈님 블로그에 실린 푸시킨의 시를 가져오면서 행 끝의 부호들을 일부 삭제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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