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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Erich Fromm

존재의 기술, 자기분석 기타

by 앎의나무 2006. 6. 5.

자기분석은 타율적이거나 억지로, 혹은 내키면 아무때나 해서는 성과를 얻을 수 없다. 그렇다고 그것이 의식이 되어서도 안된다. 괴로움 아픔 그리고 실망감이 뒤섞여 있다고 할지라도 결과는 완전히 제쳐둑고서 그 과정 자체가 그 사람을 해방시키는, 즐거운 것이어야 한다.

산을 오르는 노고와 고통은 산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노고가 아니고 고통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노고가 이루어지고 고통이 체험되는 전체적인 배경이다. 동양의 전통은 엄격하고 딱딱한 고행과 느긋하고 게으른 "편안함" 사이의 양극을 우회해서 나아간다. 그것은 어떤 조화의 상태를 목적으로 하는데 그것은 구조화되어 있고, 훈련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생기 있고, 융통성 있는 즐거운 상태이다.

체험에 대해 "투식적이고 형식적으로 말"함으로써 나는 그것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되고 그 체험은 강렬함을 얼마만큼 잃게 된다. 그렇지 않고 기쁨을 표현하는 어떤 멜로디가 혹은 어떤 그림이 마음에 떠오르면, 우리는 그 체험을 아무것도 잃지 않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강렬한 체험을 나중에 말로 표현하면서 낯설게 느끼고, 결국 말장난에 불과한 것을 하고 있었던 경험이 있다. 그런 일이 생기면 뭔가 자못되었다는 것을, 자신이 내적 실체를 자각하기보다는 말 장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만 한다. 그리고 느낌이 대뇌화하도록 자신에게 선동질하는 그 저항력을 분석하기 시작해야 한다. 느낌들에 대한 그러한 생각들은 끼어들어 방해하는 다른 여느 생각들과 마찬가지로 취급해야 한다.

자기분석은 가능한 한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장소에서 매일 오전마다 적어도 30분 동안 해야 하고 외부의 방해도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

자기분석은 걸어가면서도 할 수 있다. 자기분석은 특히, '호흡'과 '자각' 훈련들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면 아무 때나 할 수 있다. 기다려야 한다거나, 지하철에서처럼 하무 할 일 없는 때들이 있다. 그 시간은다른 백일몽에 잠기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지말고 이런 저련 형태의 깨달음을 위해서 이용되어야만 한다. 일단 그런 버릇이 붙으면 "아무 할 일이 없는" 그러한 상황들은 아주 반가운 것으로 변한다. 풍요롭고, 즐거운 -

환자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자기 자신이 환자가 되어야 하고, 둘 중에서 자신만이 건강하고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버려야만 한다.

윤리학, 스피노자 "내가 이제까지 설명했던 것처럼 여기로 이어지는 길이 몹시 어려워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 길은 찾을 수 있다. 그 길은 좀체로 발견되지 않으므로 분명히 어려울 것임에 틀림없다. 구원이 손에 넣기 쉽고 그래서 커다란 노고 없이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을 어떻게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못보고 넘어갈 수 있었겠는가? 모든 고귀한 것들은 그것들이 보기 드문 그 만큼 힘든 것이다." … 무엇보다도 자기 분석은 그 모든 어려움들에도 불구하고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의 내적 투명성과 행복의 증가를 가져다줄 것이다.

이것은 도덕적 발전의 기반이 되는 나날의 도덕적 양심 탐구가 아니다. 자기분석은 삶을 어떤 고정된 단계들의 연속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으로 보는 관념 위에 성립하는 개념이다. "내려가는 것은 올라가기 위한 것이고, 죄짓는다는 것은, 해로운 것이 아니라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것이며 자기가 이루어 놓은 것 위헤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다"

에고이즘의 뿌리를 분석함으로써 그것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기 원하기 때문에 자기분석은 일종의 정화의식이다. 자기분석은 그날의 나머지 시간 동안 자기 자신에게 최소한의 관심만 가지도록 허용하는 나날의 훈련으로 변한다.

특질, 전체적 개성, 세부적이고 종합적인 개성을 알지 못하면 어떤 사람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

어떤 한 사람에 대한 관심이 보다 피상적인 차원에서 보다 심층적인 차원으로 옮아가면 그 관심은 반드시 특수한 것에서 보편적인 것으로 옮아가게 된다. 그것은 인간 실존의 핵심 그 자체, "인간 조건", 그것에 따라오는 욕구들, 그 욕구들에 대한 다양한 대답들이다. 그것은 무의식의 내용이다. 그 무의식의 내용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것인데, 모든 사람들의 실존적 조건들의 동일성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는 "인간"이라는 주제곡의 변주곡들로서의 나 자신과 나 자신의 동류 인간을 체험하게 되고, 아마도 삶이라는 주제곡의 한 변주곡으로서의 인간을 체험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모든 인간들의 공유점들이다. 자신의 무의식 속으로 완전히 꿰뚫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양적인 측면들에서는 상당히 다르지만 애써 얻으려고 하는 노력들의 질은 똑같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심층에 있는 무의식에 대한 탐구는 자기 안에 있는,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 안에 있는 인류를 발견하는 길이다. 이 발견은 이론적 사고가 아니라 정서적 체험이다.

그렇다고 인간의 개별성을 무시한다는 것은 아니다.

역설적인 사실은 내가 내 자신의 혹은 다른 사람의 유일무이한 개벼성을 더 깊이 체험할수록 나는 내 자신과 그 다른 사람을 통해서 모든 개별적 특성들로부터 벗어난 보편적 인간의 실체를 더 분명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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