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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

여태후

by 앎의나무 2014. 7. 26.

황후라는 자리가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닌가 보다.

천성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교활하고 지나치게 잔인하다.

척부인의 손발을 자르고 눈을 파내고 말을 못하게 약을 먹이고 돼지를 키우는 변소에 버린 일이나,

한신을 사로잡아 허리를 잘라버린 일이나,

어떻게 사람의 눈으로 그런 관경을 견딜 수 있는지.

잠은 편하게 잘 수 있었을까?

이 모든 걸 지켜보기만 한 유계도 보통 사람은 아니지.

준수한 외모, 카리스마, 임기응변, 두꺼운 낯, 결정적으로 항우라는 민심을 잃은 적까지


중국드라마 초한대전의 마지막 회에, 고향마을에 사는 조강지처 조씨를 찾은 유계에게 하는 조씨의 말이 인상적이다.

변심한 건 한신이나 소하가 아니라 유계와 여치가 아닐까.

고향 마을에 살 때는 형제들과 신의가 있었고 문닫으면 조용히 잘 수 있었지만, 황궁에서 결코 그럴 수 없었겠지?


문득 르네상스와 산업혁명, 프랑스혁명 같은 일들의 혜택을 입고 사는 게 얼마나 행운인가 싶다.


짤방은 2013 중국 드라마 드라마 초한전기에서 여치 역을 맡은 친란(秦岚)

유계가 40, 여치가 28에 결혼을 했으니 정략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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