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umanizing/Finding Flow_칙센트미하이

삶의 패턴, 발상과 태도의 대전환

by 앎의나무 2009. 7. 24.
[열정]

타고난 역경을 극복하여 언제나 희망과 용기를 나누어 주었으며, 온갖 압박에 굴하지 않았던 그람시, 마찬가지로 타고난 역경을 이겨내고 노벨 화학상과 평화상을 받고, 아흔이 넘은 고령에도 어린아이와 같은 열정과 호기심을 간직한 라이너스 폴링.

이들에게는 생기와 열정이 넘쳐난다. 삶을 대하는 자세의 문제가 크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설사 강요된 일이라도 흔쾌히 맡아 처리한다. 시간을 허비하는 것만은 죽기보다 싫어한다. 다른 건 몰라도 삶에 대한 강한 열정이 그들로 하여금 몰입 경험을 그만큼 자주 하게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행복의 척도]

낙천성과 비관성이 선청적이라는 주장이 최근 나돈다. 따라사 사람이 자신의 삶의 질을 바꾸려고 애써봤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론에 치우친 이 시나리오는 행복이라고 오해되는 쾌활함을 행복의 척도로 삼을 때만 옿다. 몰입 경헙에서 맛볼 수 있는, 밖으로 두르러지지 않는 내면의 즐거움을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한다면 사정은 전혀 달라진다.

몰입 경험이 늘어난 청소년들이 그렇지 앟은 청소년보다 "행복하다"는 응답을 더 많이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몰입경험을 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은] 다른 경험에서 워낙 현격한 차이가 나타나므로, 몰입 경험의 빈도가 낮은 집단이 보고하는 행복은 상대적으로 얄팍하고 진정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결론지어도 무방하다.


[직업과 행복 1 - 고난의 원인과 진솔성]

직업은 당연히 즐거움을 얻고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보수가 많고 안정성이 높다면 아무리 지겨운 일을 하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한 태도는 깨어 있는 시간의 40% 가까이 차지하는 소중한 시간을 방기하는 것이다.

직장일이 힘든 진정한 이유는 다음 셋이다.

1. 하나마나한 일을 한다는 불만이 쌓일 때, 혹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못하고 실은 해를 끼치고 있을 가능성이 더 많은 일을 할 때, 자신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기 위해 마음 고생은 심해진다.

2. 지겨운 일을 밥먹듯 되풀이해야 한다는 데서 오는 불만이 있다. 몇 해만 지나면 그런 일은 눈을 감고서도 할 수 있게 되고 성장한다는 느낌보다는 정체하고 퇴보한다는 불안감이 싹트게 된다.

3. 직장일이 엄청난 스테레스를 준다는 데서 오는 불만이 있다. 상사의 과도한 요구, 심한 무시나 학대가 주는 스트레스가 있다. 

위의 세 사실이 모드 들어 맞으면 일을 그만 두는 것이 최선이다. 인생을 길게 보라. 물질적으로 편해도 마음이 편치 못한 일을 하는 것보다는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백번 낫고 의당 그래야 한다. 

그런 결정을 내리기란 참으로 힘들고, 자신에게 무서우리만치 정직해야 한다.

유대인 말살책을 지휘한 아돌프 아이히만과 그 충실한 이행자들의 심리 구조에 대해 한나 아렌트가 설파한 것처럼, 수많은 사람을 죽인 냉혈한도 "나는 여기서 주어진 일을 할 뿐"[루터교의 소명의식-에리히프롬] 이라는 변명으로 심리적 부담감에서 간단하게 벗어난다.


[직업과 행복 2 - 사소함에 주목]

자기가 하는 일을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 '진심'과 '존중'과 '진실'을 갖고 일하는 것이다. 전문화의 결과 대부분의 직업은 반복적이고 일차원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활동이 이루어지는 전체 맥락을 늘 염두에 두고 자신의 행동이 전체에 미칠 영향을 이해한다면, 아무리 사소한 직업이라도 세상을 전보다 살 만한 곳으로 탈바꿈시키는 인상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노력하지 않으면 지겨운 일은 계속 지겨운 일로 남기 마련이다. 어느 한구석도 소홀히 하지 않는 성실함으로 임하라. 스스로 가치를 발견하고 향상시키려고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우리는 보통 불필요한 면을 없앰으로써 일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것으느 근시안적 전략이다. 같은 정력을 일을 더 잘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데 쏟아붓는다면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도 커질테고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

가장 중요한 발견들도 진부한 절차에 관심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설명이 필요한 새롭고 예외적인 현상에 주목한 데서 나온 것이 적잖다.

누구나 상황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으로 관심을 기울이면 대수롭지 않은 사건이 우리의 삶을 뒤바꾸는 중대한 발견으로 바뀐다.


[직업과 행복 3 - 태도의 전환]

무슨 일이 일아나고 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의 방식이 업무에 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수동적 자세에서 탈피해야 한다.
대안을 모색하면서 더 좋은 방법이 나타날 때까지 실험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더없는 희열이 있다.


[직업과 행복 4 - 스트레스와 통제력]

외적 스트레스가 항상 내적 스트레스를 불러 오는 것은 아니며, 긍정적 경험을 낳기도 한다. 상황을 이해하고 자신의 실력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주관적 평가의 차원이며 그러한 평가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생에서 외적 스트레스가 쌓이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1. 먼저 머리를 어지럽히는 각종 요구들 속에서 우선 순위를 매긴다. 메모를 조목조목 정리하여 이용할 수 있다. 모든 의식이 그렇듯이 메모 행위도 자신이 상황을잘 제어하고 있다는 심리적 위안을 준다. 꼭 메모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일종의 질서를 만들어내기 위해 나름대로 전략을 개발하는 일이고, 자기에게 어울리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것이다.

2. 처리해야 할 일의 성격과 자기 실력을 면밀히 비교해야 한다. 힘에 부치는 작업이 있게 마련인데, 남에게 맡길 수 있는지, 주어진 시간 안에 필요한 실력을 습득할 수 있는지, 누군가의 도움을 얻을 수 있는지, 그 일을 단순화하거나 쪼갤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해서 하나라도 가능하다면 그것을 따르라. 얼어붙어서 소극적으로 대처하면 그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일처리에 질서를 부여하고, 일을 끝내는 데 필요한 내용을 분석하며 해결 전략을 수립하는 데 관심을 쏟아야 한다. 통제력을 잃지 않아야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 외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정신력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그것을 효과적으로 써먹을 줄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자기가 원하는 쪽에 일을 맞추어라. 이미 깔려 있는 길을 밟아 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곳으로 걸어가면서 스스로 길을 만들어라.

요즘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많이 본다. 그들은 일과 이동시간을 결합시킴으로써 활기에 차 있는 것일까? 의무감에서 그런 것이라면 몰입 경험보다 스트레스를 받기 십상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창 밖의 구름을 보는 편이 낫다.


[인간 관계와 일]

일과 인간 관계는 흔히 갈등을 빚는다. 사람의 집중력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어서 일단 어떤 한 가지 목표에 주의를 빼앗기면 다른 곳에 관심을 돌릴 수가 없다. 

일에서 얻는 보상과 인간 관계에서 얻는 보상의 의미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느 집단에서건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힘은 대체로 두 가지이다. 음식, 따듯함, 신체적 보살핌, 돈 등이 제공하는 물질적 에너지가 그 하나이며, 상대방의 목표에 관심을 기울여주는 정신적 에너지가 다른 하나이다. 


[가족 관계]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사고방식, 정서, 활동, 기억, 꿈이 공유되지 못하고 물질적 욕구의 충족으로 그들의 관계가 간신히 유지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의 정신적 공감대는 원시적 단계에 머무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사회 생활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엄청난 정력을 지속적으로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가족 관계는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정신적 노력이 거의 필요하지않다고 여긴다. 아무리 세태가 달라져도 가정은 무질서가 뚫고 들어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통제라고 하는 외부의 끈과 종교적, 윤리적 일체감이라고 하는 내부의 끈이 살아 움직여 가정을 묶어주었던 시절에는 그런 믿음을 가질 만도 했다.

그러나 가정을 화목하게 꾸려갈 의무가 가족 구정원 모두에게 에누리없이 요구되는 것이 요즘 사회이다.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일 때, 혹은 같은 활동에 동참할 때 가정을 결속시키는 몰입의 경험도 그만큼 자주 할 수 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체험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아이를 낳았다고 그런 체험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정성이다. 어머니가 육아에 정성을 쏟음으로써 얻는 즐거움의 사례는 많다.

같이 있는 시간이 정말로 즐겁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목표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모두가 공통의 목표에 정성을 쏟을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인간 관계]

다른 인간 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인 관계에서 마찰은 따지고 보면 자기 중심적 생각에서 비롯한다. 다른 사람에게 이득이 되도록 돕는 것이 사실은 자기에게도 가장 득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놓치고 있다. 


[정성]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언가를 얻으려면 지식이든 감정이든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상대방이 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그러자면 내키지 않더라도 자연히 정신적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대화에 정말로 몰입하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드높은 존재가 된다.

상대방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지금 이순간 상대의 관심은 어디에 가 있는가? 무엇에 빠져 있는가? 무엇을 성취했고 무엇을 앞으로 성취하려고 하는가? 

이런 점들을 따져보고 따라갈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동원하여 상대방이 던지는 화제에 호응해야 한다.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자 한다면, 거기서 대화는 끝이다. 같이 움직여야 한다. 좋은 대화는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재즈 연주와 같다. 처음에는 원래 악보대로 연주하지만 점차 임의로 변주하면서 기가 막힌 새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일과 인간 관계에서 몰입을 경험하는 사람의 삶은 질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왕도가 없다. 자기에게 찾아온 기회를 함부로 내버리지 않고, 잠재력을 끝까지 살리려고 노력하면서 삶을 풍부한 경험으로 가득 채우려는 사람만이 드높은 삶의 경지에 올라설수 있다.

'Humanizing > Finding Flow_칙센트미하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명애  (0) 2009.07.24
자신의 성격을 가다듬기  (0) 2009.07.24
사회 관계  (0) 2009.07.24
여가는 기회이며 함정  (0) 2009.07.23
일의 역설  (0) 2009.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