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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

사회적 진화의 부산물로서의 종교

by 앎의나무 2008. 6. 29.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문화라는 것을 가꾸어 온 것과 사회문화적 행동의 하나인 언어를 구가하는 것은 진화의 산물이다.[각주:1]

그런 와중에 인간의 유아는 다음과 같은 인지적 특성을 가지는 방향으로 진화되었다. 즉 자신을 보호하는 집단의 권위에 순응하며, 한 번 믿으면 완고하게 믿는다.
그편이 아이와 사회의 존속에 유리하다. 또한 세계를 목적론적이며 이원론적으로 이해한다. 그것이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줄여준다. 가령 호랑이를 만나면 호랑이가 나를 적대시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호랑이는 '적의'를 품지 않는다.[각주:2]

'밤에 손톱을 깎지 말아라' (과거 전등이 없을 때는 잘못하면 손을 다치니까) 등처럼, 아이를 보호하는 집단의 권위에는 옳은 것도 있지만, '밤에 손톱을 깎지 말아라, 손톱에 귀신이 들어서 귀신한테 홀린다'처럼 잘못된 권위도 있다.

이러한 진화적 인지 패턴에서 어린이들은 불합리한 것을 맹신하게 된다.
그것이 누적되면 종교(타 종교인에게는 미신)가 될 수 있다.


다음은 <God delusion>의 한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인류학자 보이어는 다음과 같은 일화를 술회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어느 저녁 만찬에서 이런저런 별난 습속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유명한 신학자가 나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인류학이 대단히 흥미롭고도 어려운 이유가 그 때문이겠지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헛소리를 믿을 수 있는가를 설명해야 하니까요." 그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을 때까지 한동안 주전자와 잔만 만지작거렸다.

그 신학자가 주류 기독교인아라고 가정한다면, 그는 아마 다음과 같은 것을을 믿었을 것이다.

조상들의 시대에 한 남자가 생물학적 아버지 없이 처녀인 어머니의 몸에서 ㅐㅌ어났다.

그 아버지 없는 남자는 나사로라는 친구의 이름을 불렀고, 죽은 지 오래되어 악취를 풍기던 나사로는 즉시 부활했다.

그 아버지 없는 남자 자신도 죽은 지 3일 만에 부활했다.

40일 뒤 그 아버지 없는 남자는 언덕 위로 올라가서 육신을 지닌 채 하늘로 사라졌다.

당신으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면, 그 아버지 없는 남자와 그의 '아버지'가 그 생각을 알아차릴 것이고 조치를 위할지 모른다. 그는 동시에 세상 모든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다.

당신이 나쁜 짓이나 좋은 짓을 하면, 설령 아무도 모를지라도 그 아버지 없는 남자는 볼 것이다. 당신은 죽은 뒤에라도 그런 행위에 대한 보상이나 처벌을 받을 것이다.

그 아버지 없는 남자의 처녀인 어머니는 죽지 않고 육신을 지는 채 '승천했다'

빵과 포도주는 사제(남성이어야 한다)의 축복을 받으면 그 아버지 없는 남자의 피와 살이 '된다'.


어느 객관적인 인류학자가 케임브리지에서 현장 조사를 하다가 이런 믿음을 새롭게 접한다면 그는 어떤 생각을 할까?

  1. 움베르또 마뚜라나와 프란시스코 바렐라의 역작 <앎의나무>는 진화생물학적인 틀로써 문화와 사회와 언어에 대해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생명의 기원과 진화의 방식에서부터 사회문화에 이르기까지! 강추한다. 그런데 왜 도킨스 같은 사람은 이들을 인용하지 않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본문으로]
  2. 리차드 도킨스의 <무지개를 풀며>에 한 소절 정도를 할애하여 미신을 믿으려는 성향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