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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영형태의 과거 시제는 존재하는가

by 앎의나무 2006. 10. 30.

단순과거시제와 완료상은 대체로 과거의 사건에 대해 쓰인다는 점이나, 대화시 사건의 시간적 나열에서 비슷하게 사용된다는 점, 그리고 둘 다 anterior에서 발달할 수 있다는 점, 따라서 같은 기원적 어휘를 공유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공통점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에는 차이가 있다. 과거미완료상이 존재할 경우 anterior는 완료상으로 발달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단순과거로 발달을 한다. (또한 완료상이 더 발달하여 과거시제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anterior에 기원하기 때문에,(굴절적) 완료상은 미완료상의 존재를 전제하고 그런 이유로 미완료상의 유표성에 대비되어 무표적으로 실현되기도 한다. 그러나 과거시제는 현재시제를 나타내는 형태소가 유표적으로 존재한다고 해도 무표적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과거시제가 영형태로 실현되는 언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상 Bybee, Perkins & Pagliuca(1994:3장) 참조

그런데 유형론적으로 거의 존재하기 어렵다는 영형태의 과거시제가 국어에 존재했다는 주장이 국어학계에 존재한다.그렇다면국어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괴상한 언어인가? 그러나 그러한 주장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몇몇 학자들이 <노걸대> 등 조선시대의중국어 학습서의 문장들을 근거로국어의 과거시제가 영형태로 실현된 적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1) 현전 <노걸대>의번역의 기초는최세진 한 사람의 결과로써 한 사람의언어가 반영된 것이며, (2)<노걸대> 등은 중국어 학습을 위한 자료이므로 중국어를국어로언해하는 과정에서 중국어에 없는시제 형태소가철저하게추가되었을 리 없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이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2005년 2학기 <역학서 연구>수업의 필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