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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기능주의에 대한 소개 by Mithun

by 앎의나무 2006. 10. 18.

Marianne Mithun이Handbook of Historical Linguistics(Joseph/Janda Eds.)에 보인 "통사적 변화에 대한 기능주의적 접근"이라는 논문의 서론 부분이다.

(창조적) 기능주의에 대한 소개


기능주의자들은, 방대한 영역의 조사에 기초한 결과인 ‘언어는 사용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근본적인 가정 위에서 언어학에 접근한다. 기능주의는 일관된 이론을 제시하거나 형식적인 언어이론을 제시한다기보다는 출발점(a point of departure)을 보여준다. 이는 언어학의 궁극적 목적이 구조적 기술이나 유형론적 일반화를 넘어서서 그 이상의 설명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점을 함의한다.

물론 현대의 많은 언어학 이론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설명력을 추구하고 있다. 어떤 이론에서 설명력이란 주로 이론내적 일관성과 관련해 결정된다. 언어의 모형은 추상적이고 내재적인 구조의 원칙에 의해 기술되고 만들어진다. 개별적으로 만들어진 구조는 이 원칙에 부합해야 설명되어진다.1) 기능주의적인 설명은 언어내적 외적인 고려사항들을 모두 포함한다. 언어적 구조는 언어사용과 습득 시에 포함되는 생리적·인지적·맥락적 요소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만들어진다. 조음을 제약하는 기관의 발동 능력이 생리적 요인에 포함된다. 인지적 요인에는 언에만 특정하게 작용하는 요소라기보다 기억, 패턴 인식, 추상화, 일반화와 반복되는 일에 대한 관습화와 같은 일반적인 능력이 있다. 가장 방대한 맥락적 요인에는 텍스트 구조, 의사소통의 목적, 언어접촉 및 ‘의사소통과 궁극적으로는 언어의 모습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영향을 주는 무수히 많은’ 언어외적 맥락의 다른 특징들이 포함된다. 이 세 가지 요인, 즉 생리·인지·맥락적 요인은 일반적인 의사소통의 상황에서 서로 뒤엉켜 있다. 의사소통은 함께 작용하는 언어체계의 모든 요소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대화 참여자의) 관심은 문법전체의 맥락 및 의사소통, 사고, 상호작용의 맥락에서 언어 구조를 고려하는 쪽으로 집중된다. 그 결과, 기능적론적 언어연구는 자연스런 상황에서 기록된 대화에 근거해왔다.

공시적으로 형태와 기능의 일대일 대응을 지지하는 기능론자는 없다. 공시적 체계는, 개별적으로 동기화된 개별적인 통시적 사건들의 연쇄가 만들어낸 역사적인 산물로 이해될 수 있다. 설명에 있어 통시적인 차원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점은, 언어란 선천적이고 따라서 변화에 면역된 것이라고 가설에 관련된 측면들에 집중하는 이론적인 방식에 따르는 부차적 통시태와 대조가 된다. 그 관점에서 언어변화는 공시적 제약으로 설명되고 매개변항의 증거로 여겨진다. 기능주의자들은 변화하는 언어의 양상에 초점을 두고, 그런 변화가 습득과 사용의 절차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임의성을 문법의 내재적 특성으로 여긴다. 물론 임의성의 발달에 대한 설명을 추구한다. 분명한 임의성의 가장 기본적인 근원은 아마 문법화의 과정, 즉 자주 발생하는 구조가 인지적으로 관습화되는 일일 것이다. 복합적인 표현들을 구성할 때 포함되는 개별적인 선택들이 자동화되면, 구조가 만들어지는 순간마다 명확한 판단을 할 필요가 없다. 임의성은 문법적 어휘적 맥락에 의해 해소된다. 임의성은 그 자체로 매우 기능적이다. 전체구조의 자동화는 보다 중요한 전달사항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2) 임의성은 변화과정에서 초래될 수도 있다. 아다시피 한 쪽에선 단순화로 나타나는 문법적 변화가 다른 쪽은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진행중인 통사적 변화도, 그 변화의 동기가 다른 동기에 의해 가려질 경우에 임의성을 만들어낸다.

통사적 변화를 의사소통기능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언어의 의사소통적 효과가 한쪽에서 방해를 받으면 화자는 보상적인 변화를 부추긴다는 가정을 이른 시기의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 격을 굴절적으로 표시하지 않는 것이 어순 경직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한 것은 14세기 아랍학자 Ibn Khaldun에서 시작되어, 프랑스의 Bernard Lamy의 1675년 연구에서도 이어졌다. 아담스미스(1761)과 Johann Herder(1772)도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언어의 습득과 사용에 포함된 인지적인 능력도 언어 변화를 만드는 힘으로써 오랜 동안 제시되었다. 프란츠보프(1816)는 인도유럽어족의 비시제절의 발달을 명사를 동사로 재분석함으로써 이루어졌다고 설명하였다. 문법적 변화에서의 재구조화와 유추에 대한 Hermann Paul(1880)은 패턴의 인식, 재분석, 아이와 어른에 의한 확장적용(extension)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복되는 일의 관습화와 관습화의 결과 나타나는 문법화의 중요성은 많은 초기 비교문법학자들이 인정했고, Meillet(1912)에 의해 유창하게 논의되었다. 의사소통이 일어나는 맥락의 측면은 변화를 논함에 있어 오랫동안 지적되어 왔다. 가령 언어접촉의 역할은 Cordova의 Ibn Hazm에 의해 11세기에 논의되었다. 아담스미스(1761)는 어순이 고정되는 원인을 격굴절의 소멸 때문으로 보았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지금에까지 점점 번창하며 이어지고 있다.


1)즉, 생성문법. 관계되는 학자들은 어떤 언어현상에 대한 기술이 생법문법이론 내적으로 만들어진 기준들과 준거들 혹은 규칙들에 부합되어야 그 기술이 설명력이 있다고 여긴다.


2)그것은 운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클러치와 브레이크 기아변속, 사이드·백밀러 시야확보의 자동화는 운전을 보다 덜 피곤하고 능숙하게 만들어준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도 악보에 따라 운지법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져야 건반이나 음표에 신경을 뺏기지 않고 온전한 음악작품의 차원에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