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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Vennemann 1988 / Preference laws for syllable structure

by 앎의나무 2008. 3. 4.

* 70년대 중반, 피너만, 후퍼 등은 추상적인 기저표시와 자의적 도출에 반대하였습니다. 이들은 자연생성음운론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후퍼와 피너만이 후에 모두 역사적인 변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일까요?


* 이 글은, 피너만의 1988년도 글을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음운론 스터디 그룹에서 함께 공부했을 때, 발제문입니다.


* 책에서 든 보기는 괄호'(xx)'에 그 번호를 적어서 표시했습니다.


* 깨진 글자는 반모음, 장모암 등을 표시하는 음성기호들입니다.



발제 Source ; the booklet of





Preference Laws for Syllable Structure


and the Explanation of Sound Change


(Theo Vennemann 1988, Mouton de Gruyter : Berlin·New York·Amsterdam).











Ⅰ 소개


  이 논문은 인간언어에서 선호되는 ‘음절패턴 및 음절구조 변화방향’에 대한 논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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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법칙(Preference Law)의 개념


 �� 좋다/나쁘다, 혹은, 자연스럽다/부자연스럽다, 무표적/유표적 등과 같은 기존의 (이분법적) 방식이 아니라, ‘보다 좋다/좀더 나쁘다’의 방식으로 언어구조를 표현한다.


 �� 언어의 질적인 문제에 있어서 해당 변항(parameter)에 대한 정도성을 인정한다. 어떤 변항에 대해서는 ‘더 좋다’고 생각되는 것이 다른 변항에 대해선 ‘더 나쁘다’고 판단될 수 있음을 인정. 세상에는 본질적으로 선/악이 존재하지 않는다.


 �� ‘X의 음절구조는 그 특성이 더 Y할수록 (어떤 주어진 변항에 대해) 더 선호된다.’의 형식으로 기술될 것이다.


 �� 언어체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는 국부적으로, 어떤 변항에 대해 개선(improvement)이다. 모든 음절구조의 변화는 음절 체계상의 개선이다. 만약 음절구조가 악화된다면 이는 음절구조의 선호법칙에 의한 변화가 아니라 다른 선호법칙의 결과이다.


 �� 구조의 개선은 일어날 만한 여지가 있어야 일어난다. : (1)통시적 원칙(Maxim) - “어떤 유효한 선호법칙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개선의 여지가 있는 구조들이 해당 언어에 존재하는 한, 주어진 변항에 대해 일어나는 언어변화는[각주:1]  한 언어의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 공시태(Language System)는 통시태의 한 단계를 표상한다. : (2)공시적인 원칙 - “‘어떤 유효한 선호법칙의 입장에서 보다 선호되는 체계’를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조가 없다면, 그 언어 체계에는 해당 변항에 대한 구조가 없을 것이다.”


 �� 언어변화는 어떤 변항의 다양한 값들의 연속체에서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구조들을 제거하여, 질 좋은 구조들의 연속체가 남게 된다. 그림 (3) 참조. 이런 변화가 일반적이지만 서로 다른 변항들이 작용하거나 차용어 등에 의해 구조 연속체의 양쪽 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 선호법칙은 인간의 소통능력에 대한 일반적 이론이다. 특히 음절 구조에 대한 선호법칙은 인류의 음성실현·지각에 대한 선천적 능력에 기초하고 있다. 선호법칙은 개별언어가 최대의 선호성에 이르지 않더라도, 각각의 다양성을 인정한다. 왜냐면, 언어라는 것은 자연체가 아니라 인간의 역사적 문화적 부산물이기 때문이다[각주:2]. 그럼에도 모든 자연언어는 “인간의 ‘선천적 능력’이 관여하여 만들어진 것”이라는 본질적 특성에 의해 존재한다. 언어들 사이에 존재하는 상당한 일률성이 성립하는 것도 이 때문이며, 그렇지 않다면 일반적인 경향성 같은 건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음절 음운론의 기본 개념


 �� 음절과 단어를 기본적인 개념으로 삼아 출발할 것이다. (음절이 뭐냐고 묻지 말라!)


 �� 음운론적으로 유효한 음절의 특성은 기본특성(basic properties)과 운율특성(prosodic properties)로 대분된다. 기본특성(BA)은 음절의 토대(basis)가 되는 소리의 연쇄를 정하고 운율특성(π)은 각 ‘핵·모라·톤·절단(cut)’ 등을 정한다.[각주:3]


  ���� NU→nucleus ; HE→head ; CO→coda ; BO→body ; RY→rhyme ; SH→shell[각주:4]


 �� 음운론적으로 유효한 단어의 특성은 기본특성(foundation properties)와 운율특성(prosodic properties)로 대분된다. 단어의 기본특성은 음절의 연쇄를 정하고 운율특성은 톤·강세·조화 등을 정한다.


  ���� contact의 정의 : 앞음절의 offset과 뒷음절의 onset으로 구성되는 소리의 연쇄. A$B.


  ���� BA(Σ1) = /pom/, BA(Σ2) = /pi/ 이면, Λ = <Σ1, Σ2>인 단어 Λ1은 /pompi/로 도출.


  ���� (단어 그 자체의 운율을 상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단어에서 각 음절의 BA들에 내재한 운율과 그 연쇄를 상정한다. 이는 양음절성이나 내적 성조·강세의 연성현상을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


 �� 말소리들은 음성적인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방해받지 않는 유성의 기류에서부터 점점 세지는 정도성의 음성적 변항으로 나타낼 수 있다. 말소리들을 자음강도[각주:5]의 순서로 줄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림 (4).


  ���� 자음 강도 때문에 단조성(mono-tonicity)[각주:6]의 개념을 정의할 수 있다. 1) head와 body의 자음강도가 올라가지 않거나, coda와 rhyme의 자음강도가 떨어지지 않으면 각각은 약단조성(weakly monotonicity)을 보이는 것이다. 2) head, body, coda, rhyme이 약단조성을 띄어도, 각각의 구조 내에 같은 세기의 자음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면 강단조성을 띄는 것이다. 3) 음절의 body와 rhyme이 강음조성을 띄면, 그 음절 전체도 강음조성을 띈다. 이런 음절은 핵심음절이(core syllable)이라고 부른다.


  ���� 한 음절 전체 구조에서 핵심음절을 이루는 최대한의 부분을 핵심(core)이라고 부른다. 가령 “sprints”에서 /print/가 핵심이다. 앞뒤의 /sp/나 /ts/는 단조성을 띄지 않는다. 이들을 appendix라고 명명, 특히 구분해서 앞에 부는 것을 prependix, 뒤에 붙는 것을 suppendix로 명명한다. 이때 appendix가 유사(quasi)음절을 이루기도 한다. (p.10)





Ⅱ 선호법칙


  본고의 문제로는 다음을 들 수 있다. 1) 음절에 적용되는 보다 많은 선호법칙들이 존재하지만, 지금의 논의에선 아래의 리스트로 한정한다. 2) 논의에서 개별 음소들 사이의 세세한 연결제약들을 신경쓰지 못했고, 3) 설정된 법칙들 사이에 어느 정도 잉여성이 있다.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나의 연구가 전혀 가치 없는 것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 특히 선호법칙은 한 세기 분량의 음절구조에 대한 조사 결과들을, 특히 자음의 강도와 관련하여서는, 대부분 포괄·정리하고 있다. - Eduard Sievers, Otto Jespersen, F. de Saussure, Maurice Grammont 등으로부터 W. Sidney Allen, Joan Bybee Hooper, Robert W. Murray 등에 이르기까지의 연구들.


  각 선호법칙들에 대한 설명을 위해 예들을 독일어, 이탈리아어, 라틴어 등을 중심으로 찾아 보였다.





  <선호법칙 목록>


  1. 음절초 법칙 (The Head Law)


  2. 음절말 법칙 (The Coda Law)


  3. 음절핵 법칙 (The Nucleus Law)


  4. 음절무게 법칙 (The Weight Law)


  5. 어중음절초 법칙 (The Law of Initials)


  6. 어중음절말 법칙 (The Law of Finals)


  7. 동화 법칙 (The Strength Assimilantion Law)


  8. 접촉 법칙 (The Contact Law)








☆개별 음절에 적용되는 선호법칙


1. 음절초 법칙 (The Head Law)


  음절초의 구조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할수록 선호된다 : (a) 음절초를 이루는 분절음의 개수가 하나에 가까울수록, (b) 음절초의 onset이 더 강한 자음강도일수록, (c) onset과 핵사이의 자음강도 낙차가 클수록.





  �� 북부 독어에서는 핵으로 시작하는 음절은 그 앞에 후두파열음을 집어 넣는다(7).


  �� 이태리어에서 연속모음이 역사적으로 반모음을 거쳐 자음으로 발달했다(8).


  �� 파알리어에서 어두자음군이 축소되어 한 분절음이 되었다(9).


  �� 이런 조정이 자음의 강도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 고대고지독일어에서는 어두 자음군 가운데 /h/만이 탈락하였다(10). 이태리어에서 어두가 ‘CCG’일 때 G가 탈락한다(11).


  �� 이런 조정이 라틴어에서는 아말감(amalgamation)을 통해 이뤄지기도 한다(12).


  �� 독어에서 어두가 ‘V’일 경우 활음(13)이나 자음(14)으로 바뀌기도 한다.


  �� 독어에서 어두의 /γ/가 더 강한 /x/로 발달하기도 했다(15).


  �� 라틴어에서 /d/가 /r/ 앞에서 /t/로 강화받는다.결과 라틴어에는 차용어를 제외하고는 /dr-/의 분절음 연쇄를 찾아볼 수 없다(16). (b)와 (c)에 의해 지지된다.


  �� 라틴어에 대한 Zirin(1970: 23, 27)의 보기는 (c)를 지지한다(17).


  �� 핵심체계를 가장 잘 어기는 소리는 마찰음, 그 중에서도 [s]이다. 라틴어에도 이런 것들이 있는데 지금의 로망스어들은 이 ‘s’ 앞에 모음을 집어넣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18).


  �� 라틴어에서 ‘파열음+유음’의 구성은 (19)와 같이 이루어진다. 많은 언어들에서 /tl-, dl-/은 발견되지 않는다. 패로스어는 어두에서 (19)만 가지고, 어중에서는 그중에서 ‘무성파열음+유음’만 올 수 있고, 모음 사이에서는 (20)과 같은 신나는 결과를 보여준다[각주:7].


  �� 라틴어는 (17)에 보인 것 말고도 다른 어두자음군을 가지고 있었다. 가령 영어에도 흔적이 남아 있는 /gn/. 이들은 고전시대를 거치며 단순화되었다(21).


  �� 한때 이태리어에는 ‘(s)CR’의 어두군이 존재했었다. 이때 ‘R’은 /i̭, ṷ, r, l/중 하나인데, 가장 강한 /l/은 /i̭/나 /r/로 약화되었다(22, 23). (c)를 더 잘 충족시키는 변화.


  �� 고전 희랍어의 ‘비음+Liquid’의 연쇄에서 비음이 동일한 조음위치를 가지는 파열음으로 변했다. 역시 (c)를 더 잘 충족시키는 변화(24).





2. 음절말 법칙 (The Coda Law)


  음절말의 구조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할수록 선호된다 : (a) 음절말을 이루는 분절음의 개수가 적을수록, (b) 음절말의 offset이 더 약한 자음강도일수록, (c) offset과 핵사이의 자음강도 낙차차가 클수록.





  �� 산스크리트어에서 어말자음군은 onset만 남고 사라진다(26). /r/ 뒤에 무성파열음이 올 때 무성파열음이 예외적으로 탈락하지 않는다(41). (41)은 (c)를 지지한다.


  �� 유사하게 Afrikaan(남아공의 네덜란드어)에서도 마찰음이나 파열음 다음의 치경파열음을 탈락시킨다(27). (네덜란드어와 독어에서는 마지막 파열음이 보존된다.)


  �� 희랍의 선사시대에는 /s, n, r/을 제외한 모든 마지막 자음들이 사라졌다(28).


  �� 현대영어에도 그런 패턴이 있다. kept /kep'/, slept /slep'/, fist /fis'/, dentist /dentis'/


  �� 아이스랜드어에서 coda들은 마지막 것만이 아니라 어중의 것도 잘 탈락한다(29).


  �� 이태리어도 어말자음군에서 자음탈락을 보여준다(30).


  �� 이태리어의 1음절어들에서 어말의 /s/가 /i̭/로 약화되는 예들을 볼 수 있다(31).


  �� 이태리어는 모음화(31)나 탈락, 모음삽입 등의 방법으로 어말자음을 없애오고 있다(32).


  �� 영어의 무성자음이 어두에 올 때와 어말에 올 때 달라지는 현상(33)도 대표적인 예가 된다. 이런 변화는 구강의 조음과정을 통째로 상실하여 후두폐쇄음이 되는 현상(34)으로 이어진다. 산스크리트어(35)나 스페인어(36)처럼 마찰음 /s/도 구강의 조음을 상실해 /h/로 약화된다.


  �� 로망스어들에서는 어말의 /p, b/가 /ṷ/로, /t, d/가 /i̭/로 /k, g/가 /ṷ/나 /i̭/로 약화된다(37).


  �� 많은 언어들에서 /l/이 /r/, /ṷ/, /i̭/로 약화된다(38).


  �� 음절말 자음 약화의 가장 인상적인 예는 하우싸(Haussa)어에 대한 Klingenheben의 법칙이 보여준다(39, 40).





3. 음절핵 법칙 (The Nucleus Law)


  음절핵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할수록 선호된다. : (a) 소리에 변화가 없고 꾸준할수록.(單모음일수록), (b) 핵의 자음강도가 약할수록.





  �� 單모음화가 독어와 로망스어들에서 아주 많이 나타난다(43, 44).


  �� (b)는 절대다수의 언어가 핵으로서 모음만을 취한다는 사실과, 예외가 있는 경우 강세를 받지 않는 음절인 경우라는 점 등에서 명백하다.





☆음절의 연쇄에 적용되는 선호법칙


4. 음절무게 법칙 (The Weight Law)


  강세 언어에서 음절은 다음 조건을 만족할수록 선호된다. : 강세 받은 음절은 음절의 무게가 2모라에 가까울수록. 강세를 받지 않은 음절은 1모라에 가까울수록.





  �� (46, b)는 강세를 받지 않은 음절의 모음의 모라가 짧아지는 예.


  �� 이태리어에서도 /ɛ, ɔ/의 이중모음화는 강세를 받은 개모음에서만 나타난다(48, 49, 50). 개음절 핵의 이중모음화는 강세 언어의 강세 받은 음절에서 널리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법칙에 의해 강세와 음장이 ‘대조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경향성이 설명된다.





5. 어중음절초 법칙 (The Law of Initials)


  어중에 위치한 음절의 음절초(head)는 다음 조건을 만족할수록 선호된다. : 해당 언어의 어두에 올 수 있는 음절초(head)와 차이가 덜 날수록.





  �� 고전 라틴어에서 모든 어중의 음절초는 어두의 음절초로 실현되는 소리들만이 가능하였고 그 역은 성립하지 않았다. ‘/s/+파열음’은 어두에서만 가능하였고 어중에서는 각각 다른 음절로 분절되었다.


  �� 독일어도 어중음절초 법칙을 잘 고수하지만, 최근 어중모음탈락으로 인해 몇몇의 예외가 발견된다. 즉, 어두에서 ‘치경파열음+설측음’이 허가되지 않지만, 어중에서 허가된다. 그러나 북부방언에서는 두 음소가 다른 음절로 분절된다(52).


  �� 영어는 어두에서 /tr, dr, Ɵr/은 나타나지만 /tl, dl, Ɵl/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두 집단은 어중에 나타날 때 음절화의 양상이 달라진다. 물론 우리가 기대하는대로(53).





6. 어중음절말 법칙 (The Law of Finals)


  어중에 위치한 음절의 음절말(final)은 다음 조건을 만족할수록 선호된다. : 해당 언어의 어말에 올 수 있는 음절말(final)과 차이가 덜 날수록.





  �� 많은 예외가 존재하는 매우 약한 법칙이다. 표준 이태리어에서 어말에는 어떤 자음도 올 수 없지만, 어중에서는 모든 자음이 offset으로 나타날 수 있다.


  �� Despite ! 이 법칙을 상정하지 않고선 이해하기 힘든 특이한 예들이 존재한다. 산스크리트어는 어중에서 /r/ 뒤의 자음을 복사하는데(56), 이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이 언어의 자음 복사는 주로 다른 자음 ‘앞’에서 일어난다(55). 이에 대한 당대의 인도 언어학자 Siddheshwar Varma(1961)의 견해 이런 모순에 대해 멋지게 설명한다. “음절말의 폐쇄 경향과, 이 언어에서 음절말이 /r/로 닫히지 못한다는 사실” (그 결과인 ‘r+파열음$’이 coda law (c)에 합치).


  �� 산스크리트어에선 음절말에 /s/도 오지 못하고 기대대로 /r/에서와 같은 패턴이 보인다(57).





7. 강도 동화 법칙 (The Strength Assimilantion Law)


  자음 강도가 음절 접촉에서 동화될 때는, 강한 쪽의 자음 강도가 약해진다.





  �� 이 법칙은 Murray가 이태리어의 예(60)를 들어 설명한 ‘(강도에 대한) 순행동화법칙’의 일반화이다. 라틴어에도 같은 현상이 있다(61). +ager-los > agellus, +puer-la > puella 등에서 보이는 ‘r.l>l.l’은 체계적인 예외로써 지소사의 형태가 유추되어 보존된 것이다. 선사시대 독일어에서도 같은 예들이 있다(62).


  �� 시다모어(Sidamo, a Cushitic)에서 접미사의 onset /n/은 선행 자음이 /n/보다 약할 경우 선행 자음에 동화된다(63).


  �� 독일어나 팔리어의 +/bn/ > /pp/, +/dn/ > /tt/, +/gn/ > /kk/, +/nṷ/ > /nn 등을 이 선호법칙의 반례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실제로 이 변화는 Murray(1982)에서 보인 바와 같이 제미네이션과 음절초자음군 단순화의 결과이다[각주:8].


  �� Murray의 법칙은 순행적인 동화만을 언급했지만 독일어에는 역행적인 자음 강도 동화도 보여주고(64), 선사시대의 독일어도 비슷한 예를 보여준다(65).


  �� 역행 자음 강도 동화에 대한 많은 반례를 발견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를 평가할 때 우선 음절경계가 혹시 형태경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닌지 살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동화의 방향은 어간이나 접사의 온전함을 지키려는 요구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음, 전형적으로 음절의 끝소리(offset)들은 음절의 첫소리(onset)들보다 약하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사실, 음절의 끝소리들은 모라를 가질 수 있는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까지 약해질 수 있을 것이고, 모라를 유지하기 위해 후행 음절의 첫소리를 복사해 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 현상과 순수한 강도 동화는 구분되어야 한다(66).


 


8. 접촉 법칙 (The Contact Law)


  음절 접촉 A$B는 다음 조건을 만족할 때 더 선호된다. : 끝소리 A의 자음강도가 더 약하고, 첫소리 B의 자음강도가 더 강할수록. CS9)(B)-CS(A)가 클수록.





  �� 독일어의 간단한 음절화의 예 (68). /r.t/, /.tr/


  �� 현대 독일어의 형태-음절 정리(69) : 음운법칙으로 가능하고 (선호되어야 하는) ‘최고 자음 강도인 소리 앞의 음절 경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 음절 경계는 형태 경계와 일치한다. 독일어에서 /pl/은 같은 음절초를 이루기도 하고, 서로 다른 음절로 분절되기도 하는데(70), 형태소 경계에 영향을 받는 예가 있다(71).


  �� 현대 독일어에서 ‘파열음+Liquid’가 같은 음절로 배열되는 것은 단순한 음절화이지만, 다른 음절로 분절되는 것은 형태소 경계와의 일치가 전제된다(73).


  �� V̌CRV 서부 독일어 자음 중복(74) : R이 +/r/인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C가 중복된다(a). R이 Liquid인 경우에는 무성파열음인 C만이 중복된다(b).


  �� 원시 독일어는 간단한 음절화 법칙을 원시 인도유럽어에서 계승하였다. : 핵 사이에 두 분절음이 있을 때, 短모음 뒤에서는 두 분절음이 다른 음절로 나뉜다(75). 이 법칙은 단순하지만 많은 경우에 자연스럽지 않다. 최악은 핵 사이의 두 요소 중 두 번째 요소가 반모음인 경우이다. 이 경우 항상 첫 요소를 중복시켜 구조를 향상시킨다. ‘VC.VV̭ > VC.CVV̭’ (76).


  �� 이어서) 단지, +/i̭/, +/ṷ/ 앞의 +/r/만은 중복되지 않았는데, 가장 약하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하향이중모음의 활음들도 있지만, 이들은 너무 약해서 - 중복시키나마나하기 때문에 - 중복되는 현상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r.V̭/의 구조가 보존되는데, 이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 즉, 보통 앞 요소의 중복을 거쳐 모음적 활음인 두 번째 요소가 탈락하는 변화를 겪는데, /r.V̭/의 경우엔 살아남았다(77, 78 : ferian, gierwan) 간혹 이 활음들은 파열음으로 강해지기도 한다(79).


  �� 뒤 번째 요소가 +/l/이고 앞 요소의 자음 강도가 /l/ 이상일 때, 앞 요소의 중복이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앞 요소가 무성 폐쇄음이면(최악) 중복이 되지 않고 영향을 받는다(변한다).


  �� ‘-V̌CRV-’의 음절화가, 재음절화보다 자음 중복의 전략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재음절화가 음절 무게 법칙의 입장에서 나쁜 구조를 만들지만 자음 중복은 음절 무게 법칙의 입장에서 문제가 없기 때문으로 이해된다(80).


  �� Vincent(1973)은 자음 중복도 ‘일반적인 음변화’는 아닌지 의심하면서 (본고를 지지하는 것이다) 독일어와 이태리어의 예들이 같은 류의 변화 양상을 보이는 예들을 나열하였다(81). 이 예에서도 /r.V/ 구조가 특이하게 다루어짐을 알 수 있다.


  �� 자음의 중복이 일어나고 두 번째 요소가 탈락할 경우 이를 동화로 오해하기 쉽다(82, 83). 이런 오해하기 쉬운 예들은 인접한 두 음 가운데 강한 음을 동화주로 삼아야하므로 자연스럽지 못하다. A의 자음 강도가 B보다 강할 때 ‘A$B > A$A’는 실상 ‘A$B > A$AB > A$A’의 과정을 겪은 것이다.


  �� 순행동화로 설명되었던 (84)도 옳을 수 없다. 더 낳은 가설 없으므로, 자음 중복과 음절초 단순화가 가정 적합한 설명이 된다(85). (85b)를 문제 삼는 것은 안 좋은 결합이 모두 문제가 있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음절 접촉 변화의 목록


  지금까지 안 좋은 음절 접촉에 가해질 수 있는 두 가지 개선 전략, 즉, 자음의 중복(gemination)과 역행 자음강도 동화를 살펴보았다.  이 두 방식으로 가능한 개선전략의 패턴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보았다. 내 생각에, 이것은 완벽하다.


  


  �� 음절 접촉 변화의 유형(87) : 동일음절화(88), 자음중복, 교정(변화입음)(90~92), 자음삽입(epenthesis)(93), 자음강도 동화(94), 모음삽입(95 apaptyxis), 전위(metathesis 도치)(96).








Ⅲ 복합체 응용





  �� 음절초 법칙 (c)를 만족시키는 방법은 slope의 음을 약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전위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내가 보기에 강세를 받지 않은 slope와 강세를 받은 음절을 전위시키는 것이 더 우아한 방법인 것 같다. (99)


  �� 강세를 받지 않은 음절보다 강세를 받은 음절에서 복합적 음절요소들이 덜 거부된다(100).


  �� 음절 접촉 법칙의 일반화에 있어, 모음 사이 분절음들을 음절화할 때는 앞서 살핀 음절화의 결과 나타날 구조의 질적인 우수성만이 아니라 특히 해당 분절음들의 강세 환경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 Lutz(1985)는 고대 영어 어휘에서 (모음 사이에 분절음들이 올 경우) 음절 경계가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정하는 세 요소를 밝혔다.; 1. 문제의 분절음 앞의 음절이 강세를 받는지 여부 : (102)는 앞 음절이 강세를 받으면 분절음들이 다른 음절로 갈리는 강한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2. 문제의 분절음 앞의 음절이 장음인지 여부 : (103)은 강세를 받은 음절이라도 장음절인지에 따라 후행 분절음의 음절화가 달라짐을 보여준다. 장음절일 경우 분절음을 음절말 요소로 취하지 못하는 경향이 짙다. 3. 문제의 분절음이 세 개일 경우, 첫 요소의 자음 강도 : (104)는 첫 요소가 강할수록 첫 음절의 요소로서 두 번째 음절을 취하는 경향이 낮아짐을 보여준다.


  �� 장모음이나 이중모음을 핵과 주변(satellite)으로 분리하면, 장모음 ‘v̄’과 이중모음 ‘VV̭’를 ‘V̩V’로 나타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핵모음까지의 거리를 음장으로 기술할 수 있고, ‘주변’을 자음 강도의 입장에서 다룰 수 있다.


  �� 라임의 인력(Attractiveness of Rhyme) - 어떤 라임은 다음과 같을 때 강한 인력을 가진다. : (a) 후행음절에 비해 더욱 강하게 강세를 받을 때, (b) 더 짧을 때, (c) 자음강도가 더 낮을 때, 특히 offset(nucleus+coda의 마지막 분절음)으로 갈수록 더 낮을 때.


  �� 고대영어의 모음 간 분절음들의 음절화에 대한 Lutz의 발견에다, 라임의 인력 개념을 보태면 (우리는 모음 간 분절음들의 음절화에 대한) 보편적 선호법칙을 도출할 수 있다.


  �� Lutz의 법칙 - 모음 사이의 분절음들을 다른 음절로 음절화시키는 것은 다음과 같을 때 선호된다. : 모음 사이의 분절음들이 모두 둘째 음절에 속한다고 볼 때, 첫째 음절에 속하게 되는 라임이 상정되는데, 이 라임의 인력이 강할수록. ; 61쪽 하단의 설명 “V가 짧고 강할수록 ‘-Vk.r-’처럼 분절되고 그 외는 ‘-V.kr- 처럼 분절된다.”


  �� Lutz의 법칙은 앞 음절만을 음절접촉의 환경으로 고려했는데, 뒷 음절도 모음 간 분절음들의 음절화에 대해 비슷한 영향을 발휘할 듯하다. First, 강세 위치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대칭적이다 : 강세를 받은 음절은 선행 분절음에 대해 비강세 음절보다 더 강한 인력을 가진다. Second, (앞 음절의 라임에 대가 되는) 뒷 음절의 몸통(body)의 길이도 일정한 역할을 한다(*/e̅st.in/→/e̅s.tin/, /e̅st.niʃ/) : 몸통이 (너무) 짧아지게 내버려두지 않으려는 경향, 즉 짧을수록 분절음을 끌어당긴다. Third, 뒷 음절의 음절초의 자음강도도 음절화에 관여한다.(/ast.ma/, */ast.ro-/→/as.tro-/) 이는 어중음절초 법칙이 반영된 것이다.


  �� 이렇게 앞뒤음절 사이에 보이는 대칭성을 통해 Lutz의 법칙을 더욱 일반화할 수 있다. 우선 필요한 개념을 좀더 정리하자.


  �� 몸통의 인력 - 몸통은 다음과 같을 때 더 인력이 강하다. : (a) 앞 음절에 비해 더 강하게 강세를 받을수록, (b) 더 짧을수록, (c) 자음강도가 더 낮을 때 특히 onset에 대해.


  �� 일반화한 Lutz의 법칙에 몸통 인력의 개념까지 더해 음절접촉 법칙으로 통합할 수 있다.


  �� 음절접촉 성립 조건(Quality of Contact Embedding) : 음절접촉 A$B는 다음과 같을수록 보다 잘 성립한다 : 모음 사이의 분절음들이 모두 뒷 음절에 속한다고 볼 때, 앞 음절의 라임이 인력이 강할수록, 모음 사이의 분절음들이 모두 첫 음절에 속한다고 볼 때, 뒷 음절의 몸통이 인력이 강할수록.


  �� 일반적인 음절화의 법칙 : 음절화는 다음을 만족할수록 더 선호된다 : (a) 음절화의 결과로 얻어진 음절접촉이 더 좋을수록, (b) 그 음절 접촉이 더 잘 성립할수록.





Ⅳ 맺음말


  음절 구조에 대한 선호법칙을 논의한 이 글을 몇 가지 일반적인 언급으로 마무리 짓겠다.


  1. 선호법칙은 부분적으로 서로 상충한다. 가령 ‘접촉 법칙’과 ‘자음강도 동화 법칙’. 나는 이것이 결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문에서 이미 밝혔듯, 어떤 선호법칙의 적용은 어떤 변항의 입장에서는 퇴화일 수 있다. 모든 변항에 대해 어떤 언어의 체계를 최적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모든 변항에 대해 최적화된 음절구조는 없고, 단지 몇몇 변항에 대해 최적화된 음절구조가 존재한다.


  2. 음절 구조에 대한 선호법칙은 음절 구조가 변해갈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이 말은 음절 구조가 개선되지 않거나 악화되는 변화는 음절 구조의 변화가 아니라는 뜻이다. 즉, 변화의 결과 음절 구조에 변화가 왔지만, 변화의 동기는 음절 구조의 개선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음절 구조 상 개선의 여지가 없는 /i̭.C/가 /.Ci̭/로 전위(도치)된 이태리어의 변화가 적절한 예가 된다(110). 이 변화의 동기는 이중모음의 좁아짐(하향이중모음)에 대항하는 것이다. 이 언어에 선호되는 이중모음은 넓어지는 것(상향이중모음)이다. 한편, 음절구조가 개선되는 전형적인 전위의 예는 (111)과 같은 패턴으로 이루어진다. 즉 /C.i̭/→/i̭.C/.


  3. 선호법칙의 설명력을 언급하고 싶다. 보편적으로 선호되는 음절 구조에 대한 정보는 ‘개별 언어의 역사에서 그 존재가 분명한’ 음절 구조 변화의 유형만이 아니라, 개별 언어에 있는 음절 구조 제약에 대해 알게 해준다. 즉, 선호법칙의 설명력은 이 법칙이 예측력이 있고 명시적이라는 사실에 기인하다 : 우리가 아는 것은, 개별 음절의 구조의 제약이나 변화상이 아니라 제약과 변화의 “동기”이다. (음절구조에 있어 특정한 구조를) 선호하는 경향은 인간의 음성적 능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분명한 혼돈에서 질서를, 언어 개별적인 것들 속의 보편성을, 우리와 같이 존재하는 것들로 여겨지는 것에 대한 설명을, 이런 것들 찾는 것이 내가 보기에는 진짜 진보인 것 같다. 지금에 이르도록 우리의 지식은 서로 일치하지 않고 산산이 조각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계속 연구와 조사를 해 나가면, 점점 더 많은 것을 얻고, 더 많이 공감하고, 더 많은 통찰력을 갖게 될 것임을 나는 믿는다. 나는 인류 언어의 소리 구조에서 가장 강력한 일률화의 경향이 이제 발견되었다고 믿는다. (하지만) 여전히, 언어 운율에 대한 이론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끝).


  1. 가령 음절 초성이 1개인 것이 선호된다고 하면, 모든 음절의 초성이 1개의 분절음이 되어버리지 않는 한, 그러한 선호법칙에 의한 변화는 언어의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본문으로]
  2. 자연과학의 대상이라기보다 사회과학의 대상이란 뜻을 함의하고 있다. [본문으로]
  3. 기본특성은 가령, ‘현’의 경우 ‘hjʌn’의 연쇄를 음절의 토대로 정하고, 운율특성은 그중  ʌ’를 핵으로 한다. 대문자로 쓴 것은 어떤 기능의 이름인데, 이름에 벌써 그 기능이 뭔지 들어가 있다. 가령 NU는 운율특성의 한 가지로, 그 기능은 토대 중 하나를 음절핵으로 ‘만드는’ 것이다. 독자와 필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이론 내적인 표기에 대한 약속이다. (이를 표기규약이라 이른다. 어떤 표기규약은 그 자체로 대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기술/설명적이기도 하다. 가령, 미명세이론의 경우.) [본문으로]
  4. head는 핵 앞에 오는 모든 소리들, coda는 핵 뒤에 오는 모든 소리들, 음절의 onset은 하나의 구조체(head, 핵, coda, 음절자체 등) 중 첫 번째 소리, offset은 마지막 소리, head,의 onset이나 coda의 offset에서 nucleus 사이의 소리는 slope로 칭한다. body는 head와 nucleus를 함께 이르는 말, shell은 head와 coda를 함께 이르는 말, rhyme은 nucleus와 coda를 함께 이르는 말. head가 없는 음절을 naked라고 하고 coda가 없는 음절을 opened라고 한다. [본문으로]
  5. 자음강도는 기류가 저해를 얼마나 받느냐와 관련되며, 자음과 모음에 모두 적용되는 것 같다. 이에 대조가 되는 개념으로 모음강도 혹은 공명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본문으로]
  6. 단조성은 음조(강도 값의 변화폭)에 굴곡이 없는 것이다. [본문으로]
  7. /tl/은 음절화가 다르게 됐다. 어두에서와 마찬가지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본문으로]
  8. 가령, /bn/ > /b.bn/ > /p.b/ > /p.p/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