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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단어, 어휘소, 어휘론

by 앎의나무 2008. 3. 3.

어휘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흔히 말하는 '단어'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대상에 나타나는 단어들의 집합이다. 후자를 vocabulary라고 부른다.

가령 김유정의 '봄봄'이라는 소설을 대상으로 어휘가 존재할 수 있다. 이 경우 '봄봄'에 나타나는 단어들을 모아 둔 것이 '봄봄'의 어휘이다.

어휘소는 같은 어휘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는 그 패러다임을 모두 아울러 부르는 개념이다. 어휘소 '먹다'에는 '먹으니', '먹어서', '먹고', '먹어라' 등 그 패러다임 전체가 포함되는 추상적인 개념이다. 음성에 대한 음소, 형태에 대한 형태소의 관계가 개별어형에 대한 어휘소의 관계와 같다고 하겠다.

어휘론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는 언어학의 하위분야에 대해 전체적인 체계의 관점에서 살필 필요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언어는 형식과 의미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예로부터 언어학자들은 언어적 형식의 단위를 음운, 형태, 단어, 구문 등으로 나눠 그 각 단위에 대응하는 언어학의 하위분야를 설정하였다. 음운론, 형태론, 구문론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음운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할 수 있으나 언어의 모든 형식들은 의사소통에 있어 일정한 의미를 담고 있다. - 음소도 의미의 변별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와 무관한 것은 아니다. Roman Jakobson은 일찍이 음소의 이런 특성을 포착해 언어학에서 음소의 지위를 negative하다고 하였다. - 따라서 각 형식적 단위는 그 형식에 대한 언어적 특성만이 아니라 의미적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각 단위에 대한 연구는 형식적인 차원과 의미적인 차원으로 나눠질 수 있다. 따라서 어휘론도 어휘의 형식에 대한 연구와 어휘의 의미에 대한 연구로 나눠질 수 있을 것이다. 가령 품사론 같은 경우에는 단어의 형식에 대한 연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낱말밭에 관련된 연구는 어휘의 의미에 대한 연구로 구분될 수 있다.

요는 언어의 하위분야에 대한 연구에서 언어가 형식과 의미의 결합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이고, 그런 의미에서 어휘에 대한 연구도 어휘 형식에 대한 연구와 어휘 의미에 대한 연구로 나눠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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