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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정보의 전달과 이해

by 앎의나무 2008. 4. 24.
 

'도관(pipe)'을 통한 의사소통이라는 비유의 문제


'도관'의 비유에 따르면 의사소통이란 어떤 곳에서 생겨서 어떤 경로를 따라 중계되어 다른 곳으로 전달되는 어떤 것이다.

 

곧, 전달되는 어떤 '것'이 있고, 이것은 도관을 따라 중계되는 것 안에 들어 있다.

 

사람들은 흔히 그림이나 물건, 인쇄된 낱말 따위에 '정보'가 들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비유는 틀렸다.

 

왜냐하면 이 생각은 구조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 개체(어떤 '것)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개체에게 상호작용이란 명령의 성격을 띤다.

 

그러나 의사소통이 이런 식으로 일어나지 않음은 일상에서조차 뻔하다.

 

누구든지 자기 구조에 따라 결정되는 대로 자기가 말하는 것을 말하고 자기가 듣는 것을 듣는다.

 

누가 무엇을 말했다 하여 다른 누가 그것을 들으라는 법은 없다.

 

관찰자의 관점에서 보면 의사소통적 상호작용에는 늘 다의성이 있다.

 

의사소통 현상은 무엇이 전달되느냐가 아니라, 수신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이것은 '정보'의 '전달'과 거의 관계가 없다.

 

-  <앎의 나무> 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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