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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Kluge_Gary Marcus

오염된 신념

by 앎의나무 2009. 3. 19.

확증편향과 동기에 의한 추론

 

신념을 위협하는 증거를 배척하는 경향

균형감각을 상실한 사람들

- 어떤 것을 잘 살피려면 당연히 해당 주장의 양면을 평가해야 한다. 그러나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아닌) 대안을 고려하기 위해 일부러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우리는 자신이 받아들이는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 증거보다 그것과 일치하는 증거를 더 잘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것처럼 보이는 정보를 가장 또렷이 기억하기 때문에, 우리의 신념이 아무리 잘못된 것일지라도 그것을 버리기가 매우 어렵다. (90p) ; 현실적인 감각을 지닌 사람이라면, 인간처럼 맥락 의존적인 기억을 지는 종에게 이런 오류는 늘 존재하는 위험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것이다. (91p)

지나치게 낙천적이고 부정적인 사람들

- 장군과 대통령은 도저히 승리할 수 없는 전쟁을 고집하며, 과학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이론에 불리한 증거들이 산더미처럼 쌓여도 그 이론에 대한 신념을 좀처럼 버리려 하지 않는다. (91p) ; 두 집단 모두 한 사람이 게임을 완벽하게 치르는 것을 관찰하였지만, 이 관찰을 바탕으로 그들이 내린 해석은 이 사람이 자신들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따라 달랐다. ; 이것은 우리가 믿는 것이 (이 경우에는 우리가 다른 사람을 얼마나 좋게 느끼는지에 대한 신념이) 우리가 믿고 싶은 것에 의해 얼마나 쉽게 오염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92p)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

-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은 것을 우리가 믿고 싶지 않은 것보다 훨씬 더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동기에 의한 추론’(motivated reasoning)이라고 불리는 편향이다; 동기에 의한 추론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보다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 더 까다롭게 따지는 보완적인 경향이다. ; 여기서도 우리의 신념과 추론이 동기에 의해 오염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는데, 곧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는 여성들은 카페인을 조금 섭취하는 여성들보다 이 기사의 결론에 대해 더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자기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 남성들의 경우에는 이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93쪽) ; “많은 흡연자들이 장수한다.” 이것은 제시된 통계적 증거를 무시한 것이다. “어짜피 인생은 위험한 것이다.” 논점을 흐린다. “과식이나 과음보다 차라리 흡연이 낫다.”역시 논점 흐리기다. “신경 쇠약자가 되느니 흡연이 낫다.” 아무 근거도 없는 전형적인 주장이다. ; 실제로 우리 인간은 균형 있게 사고하도록 태어나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특정 조건 아래서는 무엇이든 믿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다.

위험한 추론과 자기기만의 결합

- 특히 종교가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까닭은 부분적으로 그것이 진실이기를 사람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종교는 사람들로 하여금 세상이 공정하다는, 노력하면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리고 이런 믿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개인적인 차원에서나 우주적인 차원에서 목적의식과 소속감을 갖게 한다. 어떤 것을 믿고 싶은 마음이 그것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진화를 통해서 우리 인간은 스스로 믿고 싶어 하는 것을 믿도록 자신을 속일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기도하고 나서 뭔가 좋은 일이 생기면 이 두 가지가 서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때는 이런 불일치를 그냥 지나친다.) 동기에 의한 추론과 확증편형이 없다면 세상은 전혀 딴판일 것이다. ; 동기에 의한 추론은 적어도 한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곧 이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는 주변에서 자신의 신념에 위배되는 연구를 접하면 필사적으로 그것의 흠을 잡으려는 과학자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자기기만이 장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우리가 동기에 의한 추론으로 자신을 속인다면 우리는 잘못된 신념 또는 망상을 고수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별 근거도 없이 타인의 견해를 무시하여) 사회적 마찰을 불러올 수도 있고, (흡연자가 흡연의 위험을 무시하여) 자기 파괴에 이를 수도 있으며, (과학자가 자신의 이론에 위협이 되는 자료를 인정하지 않아) 과학적인 대실수로 이어질 수도 있다. (96쪽) ; 인간은 예견할 수 없기 때문에 동기에 의한 추론을 하게 된다. 추론이라는 강력한 도구와 자기기만이라는 위험한 유혹이 결합하면, 어떤 큰 위험이 따르는지를 예견할 능력이 없다. 결국 신중한 추론의 기재를 얼마만큼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의식적인 자아의 몫이며, 때문에 우리는 (불행이든 다행이든) 우리가 원하는 만큼 편향될 수밖에 없다. (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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