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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guistics

명조체의 기원

by 앎의나무 2007. 9. 3.

폰트 중에 명조체라는 것이 있다.

지금은 바탕체가 표준 폰트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지만,

그 전에는명조체가 표준이었다.

신명조니 하는 응용버전도 있었지만, 여하간에 명조체가 전자문서의 기본폰트였다.

그런데 여러 나라의 사이트를 돌아다녀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눈치를 챘겠지만,

중국, 일본에도 명조체가 있다.

그럼 명조체는 무엇인가.

본인은 애초에는 순진하게도, 맑을자와 가지런할 調자를 생각했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명나라 왕조 明朝에 그 기원이 있었다.

즉 명조체는 명나라 시기에 유행한 서체인 것이다.

그 이전에 유행했던 서체는 송조체라고 한다.

그런데, 전서니 예서니 하는 차원의 서체가 아니라,

font로서의 서체가 규정되고 유행하기 위해서는 일단 출판물이 대량으로 유통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목판 인쇄술이 유행하고 일반화된 이후에라야 명조체니 송조체니 하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송조체가 당시의 해서에 기초를 두고 있는 평범(?)한 모양인 데 비해

명조체는 가로획은 가늘고 세로획은 굵으며

가로획의 오른쪽 끝에 삼각형 모양의 멋을 부렸다.

명나라 시대에 와서 목판 인쇄는분업을 통한수공업이 되었다.

목판에 글자를 새길 때,

가로획만 파는 사람들과,세로획만 파는 사람들이 따로 있었다.

그리고 공방의 책임자가 전체적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하여, 가로획과 세로획이 그토록 가지런한 명조체가 출현하게 된 것이다.

아래한글 프로그램에서 명조체로 글을 써 보면 세로에 비해 가는 가로 획과,

그 끝에 뾰족이 튀어 나온 삼각형을 확인할 수 있다.

명조체의 사용은 일종의 문화현상이다.

문화현상이란 이처럼 공동의 생활의이런 저런 배경을바탕으로생겨나

학습되고 공유되어 세세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다.

후지에다 선생이 후기를 통해 전공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쓴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후지에다아키라(藤枝晃), <문자의 문화사>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