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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Hesse

말과 사상으로 할 수 없는 것

by 앎의나무 2009. 4. 12.
그렇다네 나는 언제나 사상을 가져왔고, 인식을 가져왔지.
나는 곧잘, 한 시간 동안 또는 하루 동안 내 마음속에서 앎을 느껴왔네.
마치 우리가 심장 안에서 생명을 느끼듯이 말이지.
그것은 여러 가지 사상이었네.
하지만 그것을 자네한테 전달하기는 어려울 걸세.
보게나, 고빈다. 
내가 발견한 나의 사상 가운데 한 가지는 이런 것일제.

즉 지혜란 전달될 수 없다는 말이지.
현자가 전달하고자 애쓰는 지혜의 소리는 항상 어리석게 울리는 법이네.

지식은 전달할 수 있어도 지혜는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고, 지혜롭게 살 수 있고, 지혜의 힘을 입어 열매를 맺을 수도 있고 지혜를 써서 기적을 행할 수도 있지만, 지혜를 말하거나 가르칠 수는 없네.

사색할 수 있고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모든 것은 단면적인 것이요, 반쪽이요, 전체가 못되고 원이 못 되고 단일의 것이 못 되네.

자네한테 고박해지만, 친구여, 나는 사상과 말 사이에 큰 차이를 모르겠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사상이라는 것에도 큰 비중을 두지 않네.

오, 고빈다, 내가 보기에는 사랑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심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네.
세계를 통찰하고, 세계를 설명하고, 세계는 경멸하는 것은 위대한 사상가들의 일일 것일세.
내게 유일한 관심사는 세계를 사랑하는 것, 세계를 경멸하지 않는 것, 세계와 나를 미워하지 않고, 세계와 나, 그리고 모든 존재를 사랑과 경탄과 경외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네.

우리는 물건을 사랑할 수 있네.
하지만 말은 사랑할 수 없네.
가르침은 ... 말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네.

- 싯다르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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