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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izing/Ecolize

생태계의 멸망 앞으로 6도

by 앎의나무 2008. 12. 13.
지난달 외신은 ‘국토 수몰 위기에 놓인 인도양의 낙원 몰디브가 나라를 옮길 새 땅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토의 대부분이 해발 1.5m 이하인 1192개 섬으로 된 몰디브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머지않아 전 국토가 물에 잠기게 돼 이주할 새 영토 매입에 나선 것이다. 가상이 아니라 실제 이야기다.

지구촌 곳곳을 답사한 뒤 온난화와 그에 따른 피해 현황을 고발한 ‘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투발루에서 알래스카까지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을 가다’(돌베개)를 펴내 영국의 언론인이자 환경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35)가 “사람들은 평균기온이 섭씨 2도나 4도, 6도 올라간다는 게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에 경악해 이번엔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대멸종을 경고하는 ‘6도의 악몽’을 펴냈다.

“목요일 기온이 수요일보다 6도 올라갔다면 코트를 집에 두고 나오면 되는 일이지만, 지구 평균온도가 6도 상승하는 것은 코트를 입느냐 마느냐 하고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평균기온이 6도 상승하면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물의 대멸종이라는 파국이 옵니다.”
마크 라이너스 지음/이한중 옮김/세종서적/1만5000원

2004년 남아시아를 초토화한 쓰나미와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지난해 여름 직접 겪은 영국 대홍수 직후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모색하기 위해 책을 집필했다는 라이너스는 일반인들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학술적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구의 미래에 대한 온도별 안내 및 단계적 대응 방안’을 고안했다. 과학적 객관성과 냉정함을 바탕으로, 최악의 시나리오인 평균기온 6도 상승 단계까지 꼼꼼하게 정리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하면 만년빙이 사라지거나 사막화가 심화하는 등 산과 들에서 재앙이 시작됩니다. 2도 상승하면 대가뭄과 대홍수가 닥치고, 3도 상승하면 지구 온난화가 추진력을 얻어 더욱 심화됩니다. 4도 상승하면 지구 전역에 피난민이 넘치고, 5도 상승하면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서 식량과 물을 확보하려는 투쟁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6도 상승하면 인류를 포함한 모든 동식물이 멸종하게 됩니다.”

무시무시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엄연한 현실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행동에 나설 때입니다. 소비를 부추기는 내용의 TV 프로그램과 광고도 규제해야 하며, 경제성장이나 과소비에 의한 자기과시보다 삶의 질을 강조하는 사회로 전환해야 합니다. 곧 고갈될 석유와 심한 오염물질인 석탄을 대신할 탄소 불배출 에너지 도입과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난 괜찮아’ ‘난 해도 돼’ 혹은 ‘누군가가 곧 해결해 주겠지’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너나없이 인류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6도는 섭씨온도계에서 ‘겨우 여섯 눈금’에 불과한 대단치 않은 것처럼 보인지만, 2도만 올라가도 세상은 ‘지옥’ 되고 맙니다.”

저자는 한국도 결코 예외가 아니라며 당장 서두르지 않으면 우리 금수강산 역시 사막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조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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