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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cetera

일상의 자잘함에 용기를

by 앎의나무 2007. 1. 20.

국어학 전공 박사과정 수료생, 직업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틀지워지는 것이 싫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중요한 여러가지를 놓치고 살아도 되는, 혹은 그렇게 인식되는인간으로 인식될까봐 혹은 그렇게 스스로를합리화를 할까봐 두렵다, 맞닥드리는 모든, 삶과 인간 존재의 문제와 관련된 언어 현상을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살펴보고 싶다, 그래서 언어학이때로는 철학일 수도, 때로는 심리학일 수도, 때로는 경제학일 수도, 때로는 사회학일 수도 있어야 한다고 믿고, 가능하다고 믿으며,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면 문이 열려 있다는 작은 경함도 가지고 있다...

언어를 수단으로 삼는다는 점에서는 특수하지만 인간을 탐구의 궁극적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는다른 인문 사회과학과 다르지 않고, 이것은 늘 염두에 두고 삶을 꾸려가야 하는데,마치 언어만 책임지면 된다는 식의,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세뇌된 것이든 교육된 것이든, 여론에 의한 것이든 상식의 미명을 쓴 것이든,합리화를 무수히 보아온다. 그래서 그것이 언어 외적인 것이어서 언어 그리고 인간과관련되는 데도 포기하겠다는 말인가?

잠깐 곁가지로 나가볼까. 여론, 상식은 그냥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일 뿐이다. 상대주의 철학의 횡포!!!

인간의 삶의 성장에 방해가 되는 것에까지 상대주의를 갖다대는 것은 관용이나 자비가 아니라 무지이며 멍청한 것일 뿐이다.

다시 본가지로 돌아오자.

한 잡지에 논문을 투고했다.연결주의의 관점에서 언어의 변화를 설명하려는 시도를 담은 논문이다.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지만, Zipf의 용어를 빌자면 '역동관점의 언어학'을 한 것이고, 소쉬르의 용어를 빌자면 범시적 언어학을 한 것이다. 그러면 최소한 공시와 통시를 양분하는 관점의 구조주의적 입장에서의 심사를 하지는 말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구조주의가 주도하는 한국의 언어학계에서 연결주의의 관점을 가진다는 것에서 애초에 일일히 친절한 설명을달고 다녀야한다는 것은어느 정도 예측했지만,막상 현실에서 부딛힐 때면 좀 당황스럽고,이럴 때마다 좀 서글프다.인간의 행복을 위해 권위주의와 파시즘을 타파하자고 외치는 인문학에서조차권위주의와 파시즘이팽배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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