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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zing

일본침몰

by 앎의나무 2006. 9. 3.

초난강과 박사의 어설픈 연기가 내내 영화에 대한 집중을 방해했지만,
또 남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가 전체 이야기에서 이상하게 삐그덕삐그덕댔지만,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오직리얼한 비주얼 그 하나만으로도 ㅡ
사실적인 영상은 지구와 인간을 생각하게 했다.
영화는 지진과 일본, 일본인에 한정되었지만
사실 모든 인류에게 던지는 메세지를 품고 있다.
지진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아마도 전쟁이 나서 핵폭탄이 떨어지거나,
대기권을 뚫고 유성이 충돌하거나,
갑자기 매해 해수면이 10m씩 상승한다거나
하는 등등의 상황이 일어나도
일본사람만이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사람이라면
인간성인간의 문화가 그렇게 비참하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ㅡ
그러나슬픔 속에서 비참해지는 것보다 더 강한 힘은
인간이 인간에 대해 보내는믿음과 情이라는 것을 ㅡ
그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지혜용기로 빛나는 존재는
내면의 자아를,그의 영혼을 충분히 발현시키는 존재라는 것을
卽, 자아의 신화를 이루는 존재라는 것을ㅡ
이 영화의 영상을 통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중국으로 교섭을 위해 날아가기 전의 일본총리의 말은 자못
귀 기울일 만하다.
ㅡ 레이라는[레이라는 총리의 3살박이 손녀]일본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그 이전에 ...존중되고 보장받아야 하는한"인간"입니다 ㅡ
단, 잠시의 진지함이라도 참지 못하는
요즘의 대다수 10, 20대들이 이 영화의 진지함을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든다.
그들에게 영화는 그저 정신이 팔리도록 웃고 기분 좋아야하는
말초적 감정을 달래기 위한 소비재에 불과하니까 말이다.
[프롬의 말대로 이제는 감정마저 자기 스스로에 의한 것이 아닌,
칠천원짜리 소비재가 됐다]
또 게중에는 철없는 반일감정에 눈이 멀어 영화의 진면목을 알지 못하고
시간을버렸다고 생각하는불쌍한 중생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태극기 휘날리며><웰컴투 동막골> 같은
이데올로기와 민족주의를 경계하라는메세지를 담고 있는영화들의 대성공이
"황우석 신드롬" 같은 극단적 민족주의로 이어지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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