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cializing/What Is History?

역사가와 사실

by 앎의나무 2009. 2. 17.
역사상의 사실이란 기록자의 마음을 통해서 굴절해 오는 것이다.
역사책을 읽을 때 우선 책을 쓴 역사가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자신이 다루고 있는 사람들과 어떤 심적 접촉을 할 수 없는 한, 역사가는 역사를 쓸 수 없는 것이다.
역사가는 그 자신의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이며, 인간 존재의 조건으로 그 시대에 얽매어 있다.
역사가의 기능은 과거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를 과거로부터 해방하는 것도 아니다.
역사가의 기능은 현재를 이해하는 열쇠로서 과거를 정복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역사상의 사실을 설정할 때, 필연적으로 해석이 작용한다고 해서, 또 현존하는 해석이 어느 것이고 완전히 객관적이지 않다고 해서, 어느 해석이든 차이가 없다든가, 역사상의 사실은 원래 객관적 해석이 불가능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과 해석, 이 두 난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항해하는 것. 
이 둘의 상호 작용은 인간 본성의 한 반영이다.
사실과 해석은, 해석에 따라 사실을 만들고, 사실에 따라 해석을 만드는 연속적 과정이다.
사실의 일시적 선택과 해석으로부터 출발되는 인련의 반복과정이다.

사실이 없는 역사가는 뿌리내리지 못하고 열매맺지 못한다.
역사가의 해석이 없는 사실은 생명이 없고 의미도 없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이다.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 없는 대화이다.


'Socializing > What Is Hi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보로서의 역사  (0) 2009.02.26
역사에서의 인과관계  (0) 2009.02.26
역사와 과학과 도덕  (0) 2009.02.26
사회와 개인  (0) 2009.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