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cetera

메멘토.

앎의나무 2004. 12. 23. 05:07

뜨거운 우유에 땡깡부리던 나를 달래느라눈속에 젖병을 파묻었다 꺼내주셨던 어머니,

자다 일어나면 엄마를 부르며 울었던 아이,

(이게 어떻게 기억이 났을까, 기억 속에 동생이 없는 걸로 봐서 79년쯤의 일인듯, 겨우 두살)

해가 질 때마다 브라보콘을 세 개 사가지고 들어오시던 아버지,

말도 못하고 눈만 뜨고 있던 분홍색 포대기 속의 동생,

큰방에 있던 가끔 속에 들어가 잠을 자던 목재장농, 목재책상, 분리되는 의자,

제일 아랫목에 나, 그다음에 엄마, 다음에 동생, 다음에 아빠, 이렇게 잤던 그방. 그 창문.

언제나 단호하시고 확신에 차 있던 아버지의 목소리,

터져라 껴안아 주셨기에 기억에 남는어머니의 품,

아버지, 동생과 함께 했던 머루 다래 채집,, 그러면서산속에서 끓여먹었던 라면,

가끔 부모님을 우껴 드렸던 동생과 한 엽서한장~이란 놀이, 구리구리구리~가위바위보

때때로 부모님들의 부부싸움에 훔쳐야 했던 눈물,

갑자기 기억난 83년 이전의 일들

7국에 7659로 걸러야했던 흰색 다이얼 전화기,

대각선의 7배를 떨어져서 봐야 했던 삼성칼라텔레비젼,

거기서 봤던 밍키, 우주소년 토토, 코난과 정말보기 싫었던100분쇼,,, 이름을 알 수 없는 625를 배경으로 했던, "한발늦었다"라는 대사만 기억나는드라마. 지금평양에선, ...

아빠가 사주신 내 로봇 인형을 망가뜨린 동생, 고함, 동생의 울음, 당황함..(아 이런 세세한 것들까지 생각이 나다니 신기하닷)

그 잰걸음으로는 왕복 3시간이, 아마,걸렸던 설악국민학교,

같은 반 친구들, 이광우, 전향난, 김현수, 김정우, 마림, 강진수, 지은정, 문미라,

갑자기 기억난 84년의 일들

다들 어렵게 살던 시절이더라, 지금 그때의 풍광이 떠올라 생각해보니.

갑자기 생각난 추억들, 28세의 생일을 넘기며, 받은 최고의 선물.

미쳤나봐, 갑자기, 자다가 놀래서 기록으로 남김. 현재시각 5시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