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izing/Haiku

추천사(鞦韆詞) /서정주

앎의나무 2009. 3. 23. 00:47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이 다수굿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베갯모에 뉘이듯한 풀꽃더미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조 내어 밀듯이, 향단아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다오.

채색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다오

향단아.